한국교회연합(대표회장 정서영 목사, 이하 한교연)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논평을 9일 발표했다.
한교연은 "헌정 사상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가 합법적으로 중지시키는 이 같은 초유의 사태는 대통령 한 사람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불행한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논평 전문.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한교연 논평
야 3당이 상정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9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야당은 물론 박근혜 정부를 탄생시킨 여당마저 탄핵안에 찬성표를 던진 결과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국민이 부여한 신임을 배반한 헌법 위반' '민주주의 원리 위반' 등이다. 그러나 헌정 사상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의 권한을 국회가 합법적으로 중지시키는 이 같은 초유의 사태는 대통령 한사람이 아닌 국민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불행한 일이다.
대통령 자신이 "내가 이럴려고 대통령이 됐나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소회를 밝힌 바 있으나 오히려 박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게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국민이 끌어내려야 하는 씻을 수 없는 절망감을 안겨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미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되면 헌재 심판 과정을 보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분하고 담담하게 갈 각오가 돼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즉 스스로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믿고 의지했던 개인 측근의 국정논단으로 인해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오늘의 참담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피해자는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요 대한민국이라는 사실을 대통령이 좀 더 깊이 인식하고 결단을 내렸더라면 오늘의 불행한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모든 권한을 황교안 총리에게 넘기고 헌재의 심리를 기다리는 처지가 되었으나, 그것이 이미 돌아선 국민들의 마음에 또 다른 아집과 불통으로 비쳐지지 않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또한 국회는 헌법이 정한 절차대로 탄핵안을 가결했으니 앞으로 헌재 판결 때까지 여야를 막론하고 이 혼란한 정국을 수습하고 국회의 본연의 소임에 충실해 주기 바란다. 오늘의 불행한 사태가 정치권력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불의와 불법을 걷어내고 정의와 평화, 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새로운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
2016.12.9.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