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혁 박사(내과/신장내과)
조동혁 박사(내과/신장내과)

TV를 시청하다 보면 어떤 약들을 먹고 문제가 있었다면 몇 백만 불의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전화하라는 변호사 사무실 광고를 쉽게 볼 수 있다. 특히 많이 쓰이는 약일수록 이런 광고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처방약의 부작용을 보다보면 도저히 치료약이라고 믿을 수 없을만큼 엄청나게 많은 심각한 부작용을 몇 페이지씩 나열한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처방약에는 이런 문제점들이 경고문으로 쓰여져 있다보니 일반인들은 그 약을 먹어야 할지 당황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정보는 환자가 의사를 불신하게 만들고 처방된 약을 먹지 않고 있다가 의사들이 우려하는 병의 합병증을 유발하게 된다. 결국 이런 정보속에서 손해를 보는 것은 환자라서 안타까운 마음에 그 점에 대해 한 번 짚고 넘어가려 한다. 오늘은 이런 경우가 잦은 질병 중 하나인 골다공증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현재 미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넘어지거나 추락 후 골반의 골절(pelvic fracture) 또는 척추의 골절이 발생하는 대부분의 경우가 골다공증이 있는 환자였다고 보고되고 있다. 결국 넘어진 환자가 골다공증이 없었다면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골절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골다공증이 있어서 그 부위가 부러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골다공증 환자는 심하지 않은 낙상에서도 골절이 생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의 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가 자녀를 부축하다가 같이 쓰러지면서 척추가 골절되어 입원한 경우가 있었다. 그 전의 의사로부터 골다공증이 있다는 소리를 들었으나 환자의 친구들로부터 골다공증약이 안 좋다는 말을 듣고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한다. 의사로서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 의사의 진단과 치료조언은 무시되었고, 의료인이 아닌 친구가 치료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으며 이는 결국 척추골절로 이어지게 되었던 것이다. 다행히 그 환자는 수술 후 회복되긴 했지만, 자칫 하반신마비로 평생을 침대에 누워살아야하는 처지가 되었을 것이다.

미국 예방의학센터에서는 65세 이상의 여성은 골다공증 검사를 건강검진으로 실행하라고 추천하고 있다. 신장에 문제가 있거나 신장이식을 한 경우, 골다공증의 위험률은 높아진다. 필자는 내과 주치의이며 신장내과 전문의이기에 골다공증 환자를 자주 접하게 된다. 골다공증 검사는 영어로는 bone density scan 또는 덱사스켄(DEXA scan)이라고도 불린다. T-스코어로 -1에서 -2.5까지는 골다공증 전단계이고, -2.5이하이면 골다공증으로 진단을 받는다.

만성신부전, 류마치스관절염, 이른 폐경,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으로 인해 호르몬 치료를 받는 경우,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복용, 갑상선약 복용, 일주일에 3번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 등은 골다공증이 걸릴 위험도가 올라가므로 골다공증 검사를 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골다공증이 있다면 넘어지거나 낙상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칼슘과 비타민 D의 복용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특히 50세를 넘어가는 여성이라면 칼슘과 비타민 D를 복용하기를 권장한다. 건강한 51세 이상의 여성은 하루 1,200mg의 칼슘과 하루 600IU의 비타민 D를 복용하기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성인에서 비타민 D의 결핍이 있기 때문에, 칼슘과 비타민 D 복합제로는 부족할 수 있으니 병원에서 혈액검사로 비타민 D의 수치를 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용량을 처방받아야 한다.

골다공증의 치료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운동이다. 일주일에 4시간 이상의 약간 빠른 걷기 운동은 골반골절의 위험도를 41%나 감소시킬 수 있었다고 보고하고 있다. 또한 요가, 댄싱, 등산 등도 많은도움이 된다. 근력 운동도 운동 중 하나로 추가하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는 골프, 카트 대신 걸으면서 하는 골프는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골다공증의 약물치료다. 물론 골다공증약들에는 심각한 부작용들이 있을 수 있다. 의사들이 이를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사가 골다공증약을 처방할 때는 그 부작용을 몰라서가 아니라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때 발생하는 불상사를 미연에 최대한 방지하기 위함이다. 척추나 골반의 골절로 인해 환자가 하반신마비 등으로 결국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방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처방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