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 목사(팰리세이드교회)
김성민 목사(팰리세이드교회)

지난 몇 개월 간 가을이 되기를 많이 기다렸다. 16년 만에 사계절이 뚜렷한 미국 동부로 다시 이사왔기 때문이다. 유난히도 더웠던 여름을 지나며 단풍이 한창일 2-3주 후, 가까이에 있는 공원으로 가서 가을을 즐기고자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이 지난 주말이었다. 그 때가 되면 아름다운 광경이 눈앞에 쫙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내가 정해 놓은 지난 주, 폭풍에 가까운 비바람이 지나간 것이다. 2-3일 비가 오고 바람이 거세게 불다보니, 16년 만에 나에게 아름다움을 보여 주어야 했을 잎사귀들이 땅에 곤두박질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아름다움보다는 떨어진 낙엽을 치울 것을 생각하니 앞이 아찔하다. 비바람으로 인하여 옆집의 낙엽도 우리 집 마당에 떨어져 수북이 쌓였기 때문이다. 마음에 후회가 되었다. “한 주만 시간을 일찍 내서 가 볼 것을...” 그러나 남쪽으로 5-6시간 정도를 자동차로 가지 않는 한, 풍성한 단풍의 아름다움은 지나간 과거가 되어 버렸다.

꽃이 피는 때가 있으면, 지는 때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우리 인생에도 때가 있지 않은가? 갈 때가 있으면 올 때가 있고,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가 있으면 낮은 곳에서 기다려야 할 때도 있지 않은가? 목회를 하면서도 때를 놓쳐서 나 스스로 아쉬울 때가 있었다. 전화를 해야 할 때, 심방을 가야 할 때, 강하게 선포해야 할 때, 따뜻하게 품고 사랑해야 할 때, 위로할 때, 감사할 때, 보답할 때...

하나님은 우리에게 “너희 묵은 땅을 기경하라 지금이 곧 여호와를 찾을 때니 마침내 여호와께서 오사 공의를 비처럼 너희에게 내리시리라” (호세아 10장 12절)라고 말씀하신다. 때를 말씀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마음을 늘 기경해야 하는 것을 모를 리 없다. 그러나 문제는 때를 놓쳐서 모든 것을 놓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이 무슨 효력이 있을까? 움직여야 한다. 달려가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하나님은 지금이 그 때라고 말씀하신다.

우리가 회개하고 온전한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도 지금이고, 용서하고 사랑해야 하는 것도 지금이며, 복음을 전하고 건강한 교회를 세우는 것도 지금이다. 열정적으로 예배하고, 무릎을 꿇고 애통하며, 기도하는 것도 지금이고 하나님께 나의 삶을 드리며 말로만의 헌신이 아닌 가슴으로 헌신해야 하는 것도 지금이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고 몸은 점점 늙어 가는데 지금이 아니면 언제 그렇게 할까? 하나님은 우리에게 “지금”이라고 말씀하신다.

단풍도 때가 있는 것 같이 기회가 주어질 때를 놓치지 않고 하나님을 위하여 헌신하는 삶을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길이요, 지혜로운 인생이 될 것이다. 그 시간을 놓치면 다시 그 기회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나님께 드려야 할까? 어떠한 일을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앞으로의 인생을 한 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답은 지금이다. 지금 마음을 갈아엎어 회개하고, 지금 사랑하고, 지금 나의 삶을 하나님께 변명 없이 드려야 한다. 그 때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하나님이 주시는 풍성한 은혜로 후회 없는 복된 삶을 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