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바다보다 9.6배 높은 염분농도의 염해
사해 진흙으로 미이라를 만든 고대 이집트인들

◈잔잔한 옥빛 물결의 사해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이 유다 광야와 모압 지방과 암몬 산지 사이에 길게 누워 있는 파란 바다를 사해(Dead Sea, 死海)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1972년만 해도 사해는 물이 가득차서 남쪽과 북쪽의 구별이 없었지만 오늘날의 사해는 물이 자꾸 줄어들어 남 사해와 북 사해로 나뉘고 말았다. 지금은 북쪽 지역에서 남쪽 지역으로 수로를 통하여 물을 내려 보내고 있다. 남북 길이 49.71마일(80km), 북쪽만 하면 31마일(50km)이다. 동서 길이 9.3마일(15km), 해안선 길이 84마일(135km), 둘레 142.2마일(230km)되는 사해는 해표 면에서 -1,407피트(-429m)에 위치한 지구상에서 가장 낮은 지역에 위치한 바다이다. 또 표면적은 230스퀘어 마일이고 평균 깊이가 653피트(199m)이다. 가장 깊은 곳은 997피트(304m)나 된다.

2011년 조사에 의하면 사해는 염분 함유량이 일반 바다보다 9.6배 정도(34.2%) 더 높아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이다. 그래서 죽은 바다 즉 사해(dead sea)라고 부르는 것이다. 아마 생물학적 용어인 것 같다.

사해는 히브리어로 חלמה םי(Yamha-Melah) 즉, 소금 바다란 뜻이다. 사해란 죽은 바다라는 뜻인데 보통 바다보다 높은 염분 때문에 물고기는 물론 프랑크톤도 살 수 없다 하여 B.C. 2세기 그리스 사람 '파우샤누스'가 처음으로 사해라 불렀다. 이후 로마의 박물학자들은 사해의 북쪽 해안에 가득한 진흙을 '아스팔트의 바다'라 불렀다. 유다 역사가 요세푸스는 성경에 나와 있는 대로 소금바다라고 자신의 책에 표기하였다. 지구상에서 가장 깊은 협곡대인 요르단 지구대의 중간에 놓여 있는 사해는 구약에서는 ‘아라바 해’(신 3:17; 왕하14:25), 동해(겔47:18; 욜2:20), 염해(창14:3; 신2:17)라고 불렀으며, 역청 골짜기(창14:10), 싯딤 골짜기(창14:10)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사해는 높은 염분뿐만 아니라 유황도 35퍼센트나 된다. 고대의 중요한 도시로는 염성(쿰란 추정) 엔게디, 마사다 요새, 말켈루스 요새, 소돔과 고모라, 소알 등이 있다. 현대에 와서는 사해 동편에 아라드/ דרע라는 현대 광야 도시가 있고 사해 해변에 ‘엔 보케‘라는 해변 휴양도시가 발달해 있다. 사해 남쪽으로는 사해를 원료로 하는 사해 공장이 엄청난 규모로 과거 소돔과 고모라 가까운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지금도 이스라엘지도에는 사해를 'חלמה םי(얌 하멜라흐;Yamha-Melah)'라고 표기하고 있는데 이 뜻은 소금바다 즉 염해(Salt Sea)라고 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이 사해를 주로 염해라고 부른다. 사실 프랑크톤도 살 수 없다고 해서 지리적 또는 생물학적 용어로 기록된 사해가 이제는 사해가 아닌 생해(生海)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연 강우량이 50mm에서 100mm인 이 지역은 작열하는 태양볕 아래 수분 증발이 연간 3m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한 형편과 세계에서 가장 낮은 지대에 위치한 해저 429m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보니 특이한 구조와 형태를 갖춘 셈이다. 가장 높은 기후를 보이는 여름(7월)은 116도(F)/47도(C)가 되고 겨울(12월)에는 79.5도(F)/26.4도(C)로 연간 평균 100도(F)/40도(C) 이상이 되는 고온 건조한 곳이다.

그 옛날에 이 지역 다섯 왕과 북쪽 엘람 지역의 네 왕이 싸웠던 군사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한데 염해 주변은 조용하기만 하다. 아브라함이 사병 318명을 동원하여 조카 롯을 위해 싸웠던 소리도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다.

흔히 사해를 비유하기를 받기만 하고(요단강, 요르단 쪽 작은 강 몇 개) 내보내지 않아(입구는 있으나 출구는 없음) 물이 고이고 썩어 물고기가 살 수 없는 환경을 갖춘 것처럼 사람들의 삶도 받기만 하고 주지 않으면 사해같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사해는 처해 있는 환경에 대하여 최선을 다할 뿐이다. 일견 사해는 쓸모없는 바다로 보여지지만 오히려 그 특이한 지형 때문에 바닷물이 소금물이 되었고 물에 함유된 광물질을 이용한 비료, 화학 약품, 화장품, 진흙 팩을 생산하는 생(生) 바다가 되었다.

이제 사해를 이용한 관광산업도 이스라엘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이스라엘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오는 관광객들에게도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곳이 되었다. 사해는 건선(무좀, 습진) 등 피부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고(일광욕을 통하여 자외선을 쪼이면 된다) 공기함유량도 일반 지역보다 4.8%이상 높기 때문에 부비동염, 기관지, 천식 환자들에게도 좋은 치료 효과가 있다(사해 물을 식염수로 사용한다). 또한 진흙을 이용한 관절염 치료에도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 고대 이집트 사람들은 사해의 진흙을 이용하여 미이라를 만들었다. 로마인들은 그래서 사해를 아스팔트의 호수라 부르기도 하였다.

사해의 모습
사해의 모습

사해 서남쪽에 엔 보케라는 휴양지가 있는데 이곳에는 유명 호텔들이 밀집되어있다. 이 곳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이스라엘 사람들뿐만 아니라 유럽과 전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로 늘 붐비는 곳이 되었다.

이제는 비유를 좀 바꾸어야 되지 않나 싶다. 모든 하나님의 창조물은 나름대로의 특질과 사용가치가 있다. 구약시대에는 제사용 소금과 치료용 소금을 공급했고 현대에는 휴양과 치료의 기회를 주는 사해는 더 이상 죽은 바다라 부르지 않는다. 성경대로 염해라 부르는 것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시내 산 오르느라 쌓인 피로와 세상으로부터 받은 모든 스트레스를 염해에서 씻어내길 바란다. 염해에서는 깊은 사색이 필요하다. 염해에 대한 경이로움과 하나님의 창조섭리를 기억하며 그냥 지나치지 말았으면 한다.

옥빛 물결의 염해는 또 다른 자연의 신비를 우리에게 제공한다. 더군다나 염해 주변에서 많은 구약사본들이 1947년부터 발견되기 시작했는데, 발견된 구약사본을 사해사본이라 한다. 생명의 말씀을 2000년간이나 보관했던 지역임을 감안할 때 염해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믿는 자에게는 다시 없는 귀한 장소인 것이다.

이제 설명은 뒤로 하고 수영복을 갈아입자. 평생 한번 경험하는 진기한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곳이 바로 사해이다. 그렇다고 사해에 풍덩 잠수해서도 물장난해서도 안 된다. 높은 염분 함유량 때문에 눈, 귀 ,입으로 물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겁먹을 필요는 없다. 사해 언저리의 낮은 곳에서 뒤로 살짝 누워 주기만 하면 된다. 두 팔과 두 다리를 벌리고 누우면 몸무게가 100킬로그램이 넘는 사람도 둥둥 뜨게 되어 있다. 아무리 무거워도 아무리 깊어도 가슴 이하는 내려가지 않는다. 시간과 여유가 있다면 진흙 팩을 온몸에 하고 일광욕하는 즐거움도 누려보기 바란다.

또한 사해에 들어가기 전에 일행을 잘 확인해둬야 한다는 농담이 있다. 사해에 들어갔다 나오면 30년은 젊어지기 때문에 일행을 찾을 수가 없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란다. 그 만큼 건강에 좋다는 얘기이다.

신기한 바다 사해에서의 추억은 일생 큰 즐거운 기억 중 하나로 남는다. 수영 못한다고, 준비되지 않았다고 포기하지 말고 다 같이 한번 들어가 보도록 하라. 물에 누워 신문도 한번 읽어보고 피부소독도 해보라. 주께서 주신 아름다운 자연을 마음껏 즐기는 것도 우리에게 주신 또 하나의 주님의 위로와 선물이 될 것이다. 사해에 들어갔다 나와 30년이나 젊어져서 늦게나마 주님께서 우리에게 부탁한 증인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