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영국 인턴 약사 그레이스 박의 고발과 한국을 향한 걱정
영국에 그렇게 오래 살면서도 영국이 죽어간다는 것은 인지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동성애가 완전히 삼켜버린 도시, 동성애 마을에 살면서도 인지를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제 왜 영국이 죽어가는지를 알게 되었다. 영국 사람들은 철저히 이용 당하고 참담하게 버려지고 있다.
내가 작년에 약국에서 인턴을 하면서 알게 된 몇가지 정책에 대하여 쓰려고 한다. 첫째는 너무나도 어이없는 마약 정책이다. 영국은 마약을 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말로는 불법이라고 하지만 마약해서 잡혀간 사람을 본적이 없다. 마약을 대량으로 소지하거나 마약을 팔면 불법이다.
그러나 처벌이 굉장히 약하다. 실제로 대학생들에겐 마약은 너무나 일상화 되어있다. 대마초는 담배 피듯 피우고 엑스터시, 헤로인, 각종 신종 마약은 클럽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물어 물어 알아보면 마약 딜러와 쉽게 연락이 닿을 수 있고 또 학생들이 마약 딜러를 하는 경우도 많다.
그 중 주사기로 투약하는 헤로인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영화에서도 본적이 있겠지만 마약을 하는 사람들은 주사기를 공유한다. 그래서 주사기 공유를 막기위해 needle exchange라는 정책이 있다. 말 그대로 쓰던 주사기를 가져오면 새 주사기로 바꿔주는 것이다. 그 주사기 키트 안에는 주사기만 들어있는게 아니다. 마약을 잘 흡수 시키기 위한 산성 가루와 넣고 녹일 수 있는 깨끗한 스푼 그리고 알코올 솜 등이 들어있다. 그런데 마약한 사람들이 제정신이겠는가? 새 주사기를 가져가서 그걸로 돌려쓴다고 해도 무방하다.
실제로 눈이 심하게 풀린 사람들이 하루에 (약국에) 4-5명정도가 왔었다. 나는 이 정책이 이해가 되지 않아 경력이 오래된 약사 선생님한테 물어봤었다. 도대체 마약하는 것을 막는 게 아니라 2차적으로 발생하는 피해만을 막으려 하냐고, 본질적인 해답이 아니지 않냐고... 답은 간단했다. 그게 돈이 덜 든다고 했다. 주사기를 돌려써서 생기는 에이즈나 B형 감염등으로 쓰는 돈이 훨씬 많기에 그것만 막으면 된다고 했다.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이다.
두번째 정책은 아이들을 죽이는 정책이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정책들이 얼마든지 실시될 수 있다. 영국에서는 만 13살부터 24살까지 C 카드라고 해서 콘돔카드를 받을 수 있다. 학교에서 신청 받는 경우도 있고 학생들이 직접 관련 부서나 약국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조금 다르지만 일년에 6번, 다양한 콘돔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나는 정말 어린아이들이 당당히 콘돔카드를 들고 와서 달라고 했을 때 내가 더 민망해했다. 정책상 많은 질문을 해서도 안되고 콘돔카드의 고유번호를 차트에 적고 도장을 찍고 주면 되는 것이다.
C Card ⓒ itv.com
세번째는 사후피임약 정책이다. 영국은 만 16살 이하 학생들에게는 사후피임약을 무료로 제공한다. 약국에서 약사와 10분여 정도의 상담 후에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정말 많은 학생들이 와서 받아간다. 아이들에게 하지 말라고 막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주고 마음대로해라 그럼 임신만은 안되게 막아주겠다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정책이 어디 있는가.
사후피임약 ⓒ abc13.com
60년 전만해도 영국에 TV 프로그램은 주기도문으로 시작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랬던 영국이 지금은 이렇게 무너졌다는 게 정말로 마음이 아프다. 제발 한국만은 영국과 같은 길을 가지 않도록 힘써 막아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