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계약출판사와 일반기독출판사 간의 싸움에서 시작해 찬송가공회와 교단장협의회의 싸움으로까지 번졌던 21세기 찬송가 발간 사업. 21세기 찬송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움직임이 미국내 한인교계에서도 번져나갈 전망이다.

7월 31일(화) 오후 5시 한민교회(담임 김정국 목사)에는 21세기 찬송가 감수위원인 한명수 목사, 김이호 목사와 미주찬송가협회(회장 김정국 목사) 관계자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21세기 찬송가 감수위원은 박재훈 목사(캐나다), 김이호 목사(미국 뉴욕), 한명수 목사(한국), 나인용 교수(한국)이며, 마침 한명수 목사가 세계밀알선교회 일로 뉴욕을 방문한 터라 자리를 함께 했다.

미주찬송가협회는 3년 전에 태동

3년 전에 조직된 미주찬송가협회는 그 동안 별다른 활동은 없었지만 지속적인 만남을 갖고 ‘21세기 찬송가 평가회’를 계획했다. 찬송가가 새로 나왔는데 찬반 양론이 있고 LA에 있는 미주찬송가공회(회장 백경환 목사)가 앞장선 결과 LA지역에서는 21세기 찬송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뉴욕에 있던 감수위원 김이호 목사도 새 찬송가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이호 목사가 수정해서 보낸 것도 한국찬송가공회는 제대로 반영시키지 않았다. 현재 한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21세기 찬송가에 수정사항이 많은 데 이를 구체적으로 잘 알려야겠다는 취지 하에 협회가 조직되었다. 오타투성인 새찬송가를 쓰게 될 경우에 생겨날 많은 문제들을 미리 막기 위해서다.

미주찬송가협회는 평가회를 9월 11일(목) 퀸즈한인교회에서 가질 예정이다. 평가회에는 미주찬송가공회 백경환 목사도 함께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주찬송가협회의 목적

김이호 목사는 “먼저는 찬송가를 바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알리는 일에 앞장서는 게 목적이다. 21세기 찬송가가 문제가 많은데 무엇이 문제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평가회를 통해 21세기 찬송가의 발간 과정과 수정사항들을 자세히 알리고 그래서 정말 제대로 된 찬송가를 제작 보급하는 일에 힘을 쏟을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21세기 찬송가 무엇이 문제인가

▲한명수 목사
제작 과정 자체가 원칙에 어긋났다-한명수 목사

한명수 목사(창훈대교회 원로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장 역임, 한국찬송가공회 대표회장과 공동회장 8년)는 21세기 찬송가에 대해 본질적인 문제를 먼저 이야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감수위원으로 되어 있지만 정작 자신은 감수위원 위촉서도 받아 본 적이 없으며, 공회쪽에서 감수해달라고 자료를 보내지도 않았으니 감수를 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감수했다는 사인(서명)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래서 한 목사는 찬송가 출판감사예배때도 초청은 받았지만 가지 않았다고 한다. 감수 안 한 사람이 감수위원으로 가는 것도 말이 안되고 아무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즉 감수도 제대로 안된 찬송가를 인쇄해 판다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한 목사는 공회위원들과 전문위원들 중에 찬송가 작사 작곡자가 상당수 있었다는 것도 지적했다. 한 목사는 “자신의 작품을 자신이 평가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래서 공회위원과 전문위원들을 재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나중에 보니 이름을 가리고 평가했다고 하더라. 그게 말이 되나.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나.”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 목사는 ‘김이호 목사가 감수할 것을 전제하고 사인해줬다’는 말을 듣고 김이호 목사에게 유감이었다고 전했다.

▲김이호 목사
제대로 감수할 것을 약속하게 하고 사인했었다-김이호 목사

이에 대해 김이호 목사는 나름대로 사정이 있었다면서 설명을 했다.

김이호 목사는 1950년부터 찬송가를 연구한 그야말로 한평생을 찬송가 연구에 바쳤다. '찬송가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곡들인데 틀린 게 있으면 되나' 하는 마음에서 연구를 시작했다고 한다.

어떻게 알았는지 한국찬송가공회에서 연락이 왔고 21세기 찬송가 감수위원 위촉장을 보내왔단다. 김 목사는 “감수위원이라면 수정할 자료를 보내야 할 텐데 그런 자료를 받아 본 적이 없다. 5년 전 찬송가공회 위원들이 뉴욕 삼일교회에 와서 세미나를 하면서 보여준 수정본이 전부였다. 그 수정본을 보고 내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여 수정해서 보냈지만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한국 것을 많이 넣자는 토착화 바람이 불었는지 한국가락을 넣은 곡도 많았다. 찬송가는 성서적인 입장과 본인의 신앙고백이 합쳐진 가사에 곡을 붙여 하나님께 고백하는 하나의 신앙고백이 되어야 할 터인데 이건 완전히 신성 모독이었다. 그 때 너무 실망했다. 그러던 중 작년 9월에 찬송가공회 회장일행이 거의 습격하다시피 내 집을 찾아왔다. 그 때가 US오픈테니스대회 시즌이라 호텔예약이 힘들어 내 집에서 재웠다. 그 때 그들이 하는 말이 9월 총회때까지 찬송가가 안 나오면 총회에서 보이코트 하겠다고 했다면서 감수했다는 사인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안된다고 했지만 하도 사정해서 조건부로 사인을 해 주었다. 교단장들에게 줄 견본만 인쇄한 후에 감수를 제대로 해 시판할 것을 조건으로 달았다. 내가 사인을 하자 캐나다로 건너가 박재훈 목사에게도 그렇게 사정을 해서 사인을 받은 걸로 알고 있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찬송가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겠다는 정신은 사라지고 장사할 생각만

이어 김이호 목사는 “그런데 찬송가공회측에서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그 해 9월부터 12월까지 약 100만부가 팔렸다고 들었다. 이를 보고 문제는 돈이라고 생각했다. 찬송가를 바르게 만들어서 성도들이 하나님께 영광 돌리게 해야 한다는 정신은 사라지고 장사할 생각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한명수 목사는 “사인도 감수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자리에서 사인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인해 준 뒤에 다른 말 해 봐야 힘이 없다.”며 “백년대계인 찬송가을 만들 때는 원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김이호 목사는 “21세기 찬송가에는 작사자 이름과 작곡자 이름이 잘못된 곳, 서문에 찬송가 도입시기가 100년이나 늦추어진 것 등등 수정해야 할 곳이 수백 곳이다”라고 전했다.

미주찬송가협회의 계획

미주찬송가협회에서는 일차적으로는 가사를 모집할 예정이다. 그래서 채택된 가사를 작곡자들에게 의뢰해서 곡을 만들고, 곡이 합격되면 성악하는 이들에게 부탁해서 발표회도 가질 예정이다. 미주찬송가협회는 한인이민교회 정서에 맞는 귀한 곡들을 많이 보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미주찬송가협회는 김정국 목사가 회장을 맡고 있으며, 이병홍 목사가 총무를, 문석진 목사가 서기를 각각 맡고 있다.

문의 : 347-538-1587(서기 문석진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