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제 박사(크로마국제학교(CCIS) 설립, 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Photo : ) ▲정효제 박사(크로마국제학교(CCIS) 설립, 전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

말의 눈앞에 당근을 매달고 그 말을 열심히 뛰게 하는 사진을 본 기억이 있다. 사진 속 기수는 말 위에서 채찍을 열심히 휘두르고, 말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또한 경영학 서적에는 "사원들이 좋은 실적을 내게 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포상과 문책이 있어야 한다", "'신상필벌'이라는 단어를 인재 경영의 필수 요건으로 생각하고 실천하라"고도 돼 있다.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학교도 마찬가지여서, 상 받지 않은 아이가 없을 정도로 여러 가지 명목으로 상을 만들어서 아이들의 사기를 진작시키려 해 왔다. 하지만 모든 이론은 변화되는 것이라서, 오늘날 학교에서는 "당근과 채찍"을 아예 사라져야 할 이론으로 생각한다.

아직도 "칭찬하면 고래도 춤추게 할 수 있다"라고 믿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고래도 맛있는 먹이를 주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 것을 알고 있는가? 사람도 마찬가지다. 상이나 칭찬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 상을 따른다. 심리학자들은 이를 두고 "평생 지속적으로 상을 공급받아야 하는 중증의 병"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교육하면서 적어도 이런 '칭찬의 병'과 '상의 병'에 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행동 교정을 위하여 채찍을 드는 것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학창 시절에 벌을 받았을 때 나의 기분이 어떠했던가를 기억해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매를 들어서 당장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벌을 가할 수밖에 없는 일이 벌어진다면 결국 개인은 체벌이나 꾸중 없이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채찍을 들고 성취하도록 독려하는 방법도 마땅하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나 선생님이 그렇게 이끌어 줄 수 있다 하더라도, 아이의 평생을 따라다닐 수는 없지 않은가? 나이가 들면 아이들은 부모나 학교를 떠나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고 책임 있는 사회 구성원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상을 받는 것에 익숙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칭찬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 온 아이들이 사회에 진출하였을 때 본인을 칭찬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적대시하게 되고, 더군다나 잘못을 지적당하기라도 하면 "나를 미워하는가 보다" 생각하여 사생결단을 하는 미숙한 어른들이 주변에 있는 것을 볼 때, 당근과 채찍이 학교와 어린이들에게서 없어져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