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오늘날 세계에서 우리는 악의 제국보다, 쇠약해지고 있는 국가들에 의해 더욱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장에서 진행한 임기 마지막 해 국정연설에서 "우리의 적이 강해지고 미국이 약해지고 있다는 말들은 모두 허풍이며,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다. 우리는 우리 다음 8개국의 것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국방비를 쓰고 있으며, 우리의 군대는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위험한 시기다. 그러나 이는 미국의 힘이 약해졌거나 우리가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는 슈퍼파워 때문에 위협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1천 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갈등에 뿌리를 둔 중동은, 지금 앞으로 한 세대에 걸쳐 펼쳐질 변화를 겪고 있다. 중국은 과도기를 겪으며 경제적인 역풍을 맞고 있다. 러시아는 궤도에서 서서히 이탈하며, 우크라이나와 시리아를 지원하는 데 자원을 쏟아붓고 있다"고 했다.
또한 오바마 대통령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 격퇴에 전력을 다하겠다면서도 "IS가 현존하는 위협은 아니다. 제3차 세계대전이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주장은 지나친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단지 뿌리 뽑히고 추적·파괴되어야 할 살인자나 미치광이로 불려야 한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와의 국교 정상화와 관련해 "쿠바가 50년간 고립돼 민주주의를 가져오는 데 실패함으로써 중남미에서 우리를 후퇴시켰다. 우리는 외교관계를 회복하고 여행과 통상의 문을 열어 쿠바인들의 삶을 향상시키려 했다. 냉전이 이제 끝났음을 인식해야 한다. 쿠바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
이 밖에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미래 투자를 언급하고, 정치 혁신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냉소적이 되거나, '변화는 불가능하고 정치에 희망이 없다'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우리가 지금 포기하면 더 나은 미래를 단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