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에서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5일 부산 영도 국제 크루즈 터미널에 입항한 둘로스 호. 지난 26년 동안 103개국 560여 항구와 인근지역을 방문해 선교사역과 의료, 교육사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섬겨온 둘로스는 세계최고령 여객선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다. 2010년 해양법 규정상 운행을 중단하게 되는 둘로스를 방문해 그간의 사역과 선상생활에 대해 들어 봤다.
둘로스에서는 세계 50개국 출신의 사역자 350여 명이 무보수로 일한다. 한번 승선하면 2년 동안 사역하게 되는데 처음 맡게 되는 일은 대개 설거지, 청소, 세탁 등의 육체노동이다. 최종상 단장은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청년들은 육체노동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선상생활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육체노동에 적응하고 나면, 두 번째 과제인 뱃멀미를 극복해야 한다. 기상조건이 나쁠 때는 높이 7m의 파도를 만나기도 한다. 험한 파도를 만나 겪게 되는 뱃멀미는 차라리 바다에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이남선 간사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둘로스에서 사역하던 중 홍콩인 테리 청(Terry Cheung) 씨를 만나 2003년 결혼했고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현재 한국 오엠 선교회 본부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둘로스에서 2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온 뒤에도 둘로스에서의 생활이 그립다고 말했다. 고된 노동을 해야 하고 한달 용돈 20달러가 전부인 둘로스 사역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궁금했다.
둘로스요? 삶을 통해 배우는 좋은 학교죠
“둘로스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요? 서로 섬기고 낮아지는 삶이에요. 둘로스 사역자들 안에는 ‘목회자’, ‘평신도’ 등의 직분이 따로 없어요. 모두 동등한 사역자, 동역자로 협력하죠. 무엇보다 단장님이신 최종상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먼저 낮아지는 본을 보여 주세요. 현지사역을 할 때는 현지인들을 최대한 섬기시고, 배에서도 고된 노동을 단장님께서 먼저 시작하시니까 사역자들이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죠.”
이남선 간사를 비롯해 많은 사역자들이 둘로스는 ‘좋은 학교’라고 말한다. 350명의 사역자들은 출신국가도 다르지만 교파도 모두 다르다. 재밌는 것은 최종상 단장조차도 사역자들의 출신 교파를 잘 모른다는 것. 인종도, 교파도 각기 다른 이들이 모였지만 하나님 안에서 항상 화목하다. 둘로스가 찾아가는 곳마다 현지인들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모였는데 어쩜 그렇게 화목하냐?”고 비결을 물을 정도다.
“그들이 물어올 때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화합하고 사랑하면서 삽니다’라고 대답을 하죠. 이 짧은 간증이 현지인들의 가슴에 큰 감동을 주는 사례를 수도 없이 봤어요.”
최종상 단장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역은 둘로스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간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둘로스가 도착하는 곳에서 일어난 기적 같은 일들이 너무 많아 지난 6월에는 저서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 호’(홍성사)를 펴내기도 했다.
서로 다르지만 화합하는 아름다운 공동체
“둘로스 사역자들은 보통 처음 승선한 사람을 한 사람의 외국인으로만 인식해요. 그러다 6개월 정도 함께 사역하면 동역자로 여기고, 1년이 지나면 자신의 가족으로 생각합니다.”
함께 땀 흘리면서 사역을 하는데다 개인공간이 전혀 없는 선상생활을 함께 하기 때문에 한번 둘로스의 가족이 되면 세월이 흘러 어디서 만나더라도 변치 않는 유대감을 느낀다.
비서구인으로서는 최초로 2004년 9월 둘로스호 국제공동체단장이 된 최종상 단장 역시 1978년 한국을 방문한 오엠선교회의 로고스 호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한 후 로고스와 둘로스에 승선해 세계 순회 사역에 참여했다. 당시 함께 사역했던 이들이 세계 곳곳에 있어 국제단장으로 활동하는데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 준다고.
지도자부터 먼저 섬기는 ‘좋은 종’
“타이타닉을 만든 이들은 하나님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고 자랑했지만, 우리는 둘로스를 지키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고 믿고 있습니다.” 패트 트레이스(PAT TRACEY) 선장의 말이다.
둘로스(Doulos)는 헬라어로 ‘하나님의 종’이라는 뜻. 둘로스에서는 지도자들부터 종이 되기를 자처한다. 방문하는 지역에서는 현지인들의 종, 항해 중에는 동역하는 이들의 종이 되고자 노력한다.
이남선 간사는 “둘로스에서는 모두가 하나님의 사역자로 존재합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 더 섬길 수 있을까 고민하죠. 그런 노력이 있기에 350명이 화목하게 지내는 게 가능하죠”라고 설명한다.
둘로스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종으로서 전세계 103개국 560여 항구와 인근 지역을 방문했다. 트레이스 선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로 남태평양의 한 섬을 꼽는다. “10년 동안 내란을 겪었던 그 섬에 도착했을 때, 대립하고 있던 양측 대표들을 둘로스에 초청해 사역자들이 용서와 화해에 대해 가르친 적이 있었어요. 결국 둘로스가 머무는 며칠만에 양측이 화합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안티 없는 선교선, 전도효과 만점
이남선 간사는 둘로스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안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배라고 하니 종교에 관계없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방문한다.
포항에서 정박하는 동안에도 많은 포항시민들이 둘로스를 방문했다. 둘로스에는 기독서적을 포함해 교육, 건강 등 총 6천여 종 50만여권의 장서가 구비된 최대 선상서점까지 있어 방문객들에게는 더 매력적이다.
96세 고령선박, 2010년까지 새 배로 교체해야
96세의 최고령 선교선인 둘로스는 오는 2010년 운항을 중지해야 한다. 배의 수명은 아직 남았지만 세계 해양 규정상 2010년 이후 대양을 횡단하는 모든 여객선은 불에 타는 재료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둘로스 내에 있는 갑판, 침실, 사무실, 카펫, 커튼 등 내부를 전면 교체해야 하는데 교체비용이 새 배를 구입하는 비용과 맞먹는다.
최종상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둘로스 사역자들과 함께 2010년 이전에 새로운 둘로스를 구입하는 것을 놓고 기도 중”이라고 밝혔다.
교체시기가 수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묘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둘로스 사역자들은 지금까지 둘로스를 운항해 오신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여실 줄로 믿고 있다. 둘로스는 23일까지 부산에 머무른 뒤, 26일부터는 목포에서 방문객들을 맞는다.
둘로스에서는 세계 50개국 출신의 사역자 350여 명이 무보수로 일한다. 한번 승선하면 2년 동안 사역하게 되는데 처음 맡게 되는 일은 대개 설거지, 청소, 세탁 등의 육체노동이다. 최종상 단장은 6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 청년들은 육체노동이 익숙하지 않아 처음에는 선상생활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육체노동에 적응하고 나면, 두 번째 과제인 뱃멀미를 극복해야 한다. 기상조건이 나쁠 때는 높이 7m의 파도를 만나기도 한다. 험한 파도를 만나 겪게 되는 뱃멀미는 차라리 바다에 뛰어들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럽다고.
이남선 간사는 2000년부터 2002년까지 둘로스에서 사역하던 중 홍콩인 테리 청(Terry Cheung) 씨를 만나 2003년 결혼했고 슬하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 현재 한국 오엠 선교회 본부에서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그는 둘로스에서 2년간의 사역을 마치고 육지로 돌아온 뒤에도 둘로스에서의 생활이 그립다고 말했다. 고된 노동을 해야 하고 한달 용돈 20달러가 전부인 둘로스 사역이 그리워지는 이유가 궁금했다.
둘로스요? 삶을 통해 배우는 좋은 학교죠
“둘로스에서 배울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요? 서로 섬기고 낮아지는 삶이에요. 둘로스 사역자들 안에는 ‘목회자’, ‘평신도’ 등의 직분이 따로 없어요. 모두 동등한 사역자, 동역자로 협력하죠. 무엇보다 단장님이신 최종상 목사님과 사모님께서 먼저 낮아지는 본을 보여 주세요. 현지사역을 할 때는 현지인들을 최대한 섬기시고, 배에서도 고된 노동을 단장님께서 먼저 시작하시니까 사역자들이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죠.”
이남선 간사를 비롯해 많은 사역자들이 둘로스는 ‘좋은 학교’라고 말한다. 350명의 사역자들은 출신국가도 다르지만 교파도 모두 다르다. 재밌는 것은 최종상 단장조차도 사역자들의 출신 교파를 잘 모른다는 것. 인종도, 교파도 각기 다른 이들이 모였지만 하나님 안에서 항상 화목하다. 둘로스가 찾아가는 곳마다 현지인들은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모였는데 어쩜 그렇게 화목하냐?”고 비결을 물을 정도다.
“그들이 물어올 때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화합하고 사랑하면서 삽니다’라고 대답을 하죠. 이 짧은 간증이 현지인들의 가슴에 큰 감동을 주는 사례를 수도 없이 봤어요.”
최종상 단장도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사역은 둘로스를 통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간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둘로스가 도착하는 곳에서 일어난 기적 같은 일들이 너무 많아 지난 6월에는 저서 ‘기도로 움직이는 배 둘로스 호’(홍성사)를 펴내기도 했다.
서로 다르지만 화합하는 아름다운 공동체
“둘로스 사역자들은 보통 처음 승선한 사람을 한 사람의 외국인으로만 인식해요. 그러다 6개월 정도 함께 사역하면 동역자로 여기고, 1년이 지나면 자신의 가족으로 생각합니다.”
함께 땀 흘리면서 사역을 하는데다 개인공간이 전혀 없는 선상생활을 함께 하기 때문에 한번 둘로스의 가족이 되면 세월이 흘러 어디서 만나더라도 변치 않는 유대감을 느낀다.
비서구인으로서는 최초로 2004년 9월 둘로스호 국제공동체단장이 된 최종상 단장 역시 1978년 한국을 방문한 오엠선교회의 로고스 호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한 후 로고스와 둘로스에 승선해 세계 순회 사역에 참여했다. 당시 함께 사역했던 이들이 세계 곳곳에 있어 국제단장으로 활동하는데 든든한 후원군이 되어 준다고.
지도자부터 먼저 섬기는 ‘좋은 종’
“타이타닉을 만든 이들은 하나님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고 자랑했지만, 우리는 둘로스를 지키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시라고 믿고 있습니다.” 패트 트레이스(PAT TRACEY) 선장의 말이다.
둘로스(Doulos)는 헬라어로 ‘하나님의 종’이라는 뜻. 둘로스에서는 지도자들부터 종이 되기를 자처한다. 방문하는 지역에서는 현지인들의 종, 항해 중에는 동역하는 이들의 종이 되고자 노력한다.
이남선 간사는 “둘로스에서는 모두가 하나님의 사역자로 존재합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 더 섬길 수 있을까 고민하죠. 그런 노력이 있기에 350명이 화목하게 지내는 게 가능하죠”라고 설명한다.
둘로스는 지금까지 하나님의 종으로서 전세계 103개국 560여 항구와 인근 지역을 방문했다. 트레이스 선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나라로 남태평양의 한 섬을 꼽는다. “10년 동안 내란을 겪었던 그 섬에 도착했을 때, 대립하고 있던 양측 대표들을 둘로스에 초청해 사역자들이 용서와 화해에 대해 가르친 적이 있었어요. 결국 둘로스가 머무는 며칠만에 양측이 화합하는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안티 없는 선교선, 전도효과 만점
이남선 간사는 둘로스호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안티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배라고 하니 종교에 관계없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방문한다.
포항에서 정박하는 동안에도 많은 포항시민들이 둘로스를 방문했다. 둘로스에는 기독서적을 포함해 교육, 건강 등 총 6천여 종 50만여권의 장서가 구비된 최대 선상서점까지 있어 방문객들에게는 더 매력적이다.
96세 고령선박, 2010년까지 새 배로 교체해야
96세의 최고령 선교선인 둘로스는 오는 2010년 운항을 중지해야 한다. 배의 수명은 아직 남았지만 세계 해양 규정상 2010년 이후 대양을 횡단하는 모든 여객선은 불에 타는 재료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 둘로스 내에 있는 갑판, 침실, 사무실, 카펫, 커튼 등 내부를 전면 교체해야 하는데 교체비용이 새 배를 구입하는 비용과 맞먹는다.
최종상 단장은 기자회견에서 “둘로스 사역자들과 함께 2010년 이전에 새로운 둘로스를 구입하는 것을 놓고 기도 중”이라고 밝혔다.
교체시기가 수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묘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둘로스 사역자들은 지금까지 둘로스를 운항해 오신 하나님께서 새로운 길을 여실 줄로 믿고 있다. 둘로스는 23일까지 부산에 머무른 뒤, 26일부터는 목포에서 방문객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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