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6일(현지시간) 보스니아 국민들에게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서로 화해하고 협력할 것을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하루 일정으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수도인 사라예보를 방문해 6만5000명이 꽉 들어찬 사라예보 스타디움에서 보스니아의 이슬람과 세르비아계 그리스 정교회, 크로아티아계 가톨릭 신도들에게 전쟁의 만행 대신 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스니아에 화해를 장려하고 싶다"며 "보스니아 국민들이 친절과 박애, 자비로운 행동과 태도를 통해 매일 평화를 만들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내심과 진정성있는 대화를 통해 서로 계속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보스니아 국민들에게 당부하면서 내부 분열을 지속하길 원하는 세력의 만행에는 반대하길 요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로 다른 목소리로 증오에 찬 광적인 울음소리 대신 숭고한 고귀함과 아름다움의 멜로디를 만들어 달라"며 무기 판매를 선동하는 사람들이나 다른 문화권을 가진 사람들에게 고의적으로 긴장감을 일으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맹렬히 비난했다.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에 따라 수천명의 경찰이 시내 곳곳에 배치되어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지만 교황이 탄 자동차 행렬을 따라 거리와 스타디움에는 10만여 명이 운집해 교황을 열렬히 환호했다.
무슬림인 알마 마흐메딕(55)은 "우리 모두는 평화와 교황의 메시지를 받길 원한다"며 "오늘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기 위해 미사에 왔다"고 말했다.
보스니아계 크로아티아인인 한 15세 소년은 "교황은 우리를 위해 일자리를 만들 수 없고, 우리나라의 정치상황을 개선시킬 수도 없지만 우리의 신앙심을 강하게 해주고 희망을 준다"고 말했다.
유럽의 예루살렘으로 불리는 보스니아는 기독교와 이슬람, 유대교가 공존하는 곳이었지만 1992~95년 종교적 적대감으로 인한 내전으로 10만 명이 사망했다.
로마 교황청에 따르면 보스니아 전체 인구 중 15%는 가톨릭 성향으로 내전 이후로 17% 이상 감소했으며 이슬람 40%, 세르비아계 정교회는 31%를 차지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1997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사라예보를 방문한 두 번째 교황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