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이슬람을 비판한 블로거에 징역 10년형과 태형 1000대를 선고받은 사실이 알려져 국제적인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CNN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의 시민 운동가이자 블로거인 라이프 바다위는 지난 2008년 인터넷상에서 이슬람을 주제로 토론을 벌인 후에 신성모독죄로 체포되었으며 지난해 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9일은 매주 금요일 50대씩 20차례에 나누어 가해질 그의 태형이 처음으로 집행된 날이었다.
현재 유튜브에는 그가 태형을 당하는 모습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영상이 올라와 있다. 바다위는 큰 막대기로 둔부를 맞고 있으며 이 모습을 지켜보는 사람들 중 일부는 '알라는 위대하다'를 외치기도 한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러한 형 집행을 "잔인무도한 악행"이라고 비난했다. 또 그의 태형 모습을 지켜본 사람들의 증언을 인용해, "바다위가 맞을 때마다 허리가 뒤로 젖혀졌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과 행동이 그 고통을 보여 줬다"고 전했다.
바다위의 아내인 엔세프 하이더는 "이 영상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 말로 할 수 없이 끔찍했고 남편이 맞을 때마다 죽을 것 같아 보였다"고 밝혔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중동 지부 사이드 부멘도하 부국장은 바다위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하며, "그의 유일한 범죄는 인터넷상에서 공개 토론장을 마련해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를 행사한 것 뿐"이라고 그를 변호했다.
다른 국제 인권단체들도 사우디 당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평화롭게 표현한 시민 운동가에 대한 태형은 편협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그를 자유롭게 풀어 줄 것을 촉구했다.
국제사회 역시 바다위의 형 집행에 우려를 표했다. 미국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사우디 당국이 "자신의 표현과 종교의 자유를 향사한 사람에 대한 비인간적인 행위"를 했다고 비난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도 사우디 당국이 인권 운동가들에게 극심한 형벌을 선고하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