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광장로교회 김경판 담임목사
(Photo : 기독일보) 염광장로교회 김경판 담임목사

유대인들은 인간 신체 각 부분이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머리카락은 남성적 힘, 눈은 욕심, 심장은 마음, 발은 죄입니다. 그렇다면, 코는 뭘 상징할까요? 코는 화와 관련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화가 났다고 할 때 코에서 연기가 난다, 코가 탄다는 관용구를 사용합니다. 화나는 일이 생기면, 마음을 상징하는 심장이 벌렁벌렁 뛰면서, 열이 목 혈관을 따라 얼굴로 올라가고, 얼굴로 간 열은 코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믿는 거지요. 그러니까, 화가 코에서 빠져나가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이 화를 쉽게 안내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성경엔, 하나님은 노하기를 더디 하는 분이라는 표현이 자주 나옵니다. 하나님 코가 코끼리만큼 길다는 걸까요? 글쎄요. 성경이 말씀하는 이유는 이겁니다. 만약 우리가 죄를 짓거나 회개하지 않을 때마다 바로바로 하나님이 벌을 내린다면, 세상에 남아 있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당신의 자녀로 불렀기 때문에, 끝까지 버리지 않고 책임지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금방 노하지 않고, 일부러 코로 호흡을 길게 하면서, 우리가 잘못을 회개하고 돌아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우리가 하나님 마음에 들게 잘살고 있어서가 아니라, 하나님 당신의 이름과 영광 때문에 화를 참고 있는 거지요.

그러나, 길게 코 호흡을 하면서 화를 참고 있던 하나님도 우리가 끝까지 회개하지 않고 버팅기면 언젠가는 노를 발합니다. 말씀과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지금처럼 습관적으로 종교생활을 하면 나중에는 믿음에서 떨어질지도 모른다고 sign을 보낼 때, 그 sign들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코에서 연기가 나는 것처럼 불 같이 진노하는 하나님의 모습을 보게 될 겁니다. 하나님 입에서 나온 불이 숯에 붙는 것처럼 하나님이 내린 벌과 재앙이 우리 삶에 엉겨붙어서 괴로움을 당하게 될 겁니다.

실수하지 마라, 죄 짓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항상 하나님 앞에 깨어 있어서, 우리 영혼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도록 기도하라는 겁니다. 그래서, 성경은 우리에게,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명령하고 있습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 영혼의 코가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영혼의 호흡인 기도를 평소에 충분히 하지 않으면, 조그만 자극이 와도 말과 행동을 통해 성령에 의해 컨트롤이 안된 모습과 어리석은 모습이 그대로 삐져 나오게 되기 때문입니다. 자기 영혼도 컨트롤하지 못하면서 불편한 감정들을 쏟아내기 때문에, 사람들의 신뢰를 잃고 부딪히는 일만 만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보려고 하는 자기 생각과 판단을 내려놓게 만드는 중요한 수단입니다. 성령의 통제를 못받고 본능적으로 행동해서, 우리 죄가 기록되는 일지에 하나님의 진노를 한 줄 더 추가시키고 싶지 않다면, 기도를 우습게 여기면 안됩니다. 자주 화를 내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화를 하나님의 방법으로 다루도록 도와주는 기도를 안하는 것이 진짜 문제라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예수를 잘 믿는 사람은, 화가 죄로 연결되지 않도록 항상 노력하고, 분노가 자기 영혼을 계속 누리고 있지 않도록 기도로 마음을 추스리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기 힘으로 살지 않고, 날마다 기도하면서 성령님의 도움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우리 모두 영혼의 코가 짧아지지 않도록, 항상 깨어 기도하는 슬기로운 성도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