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의 설교 당시 공개된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지령 문건이 교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은 현 시국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것이 마땅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기총 박천일 총무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석원태 목사의 설교가 언론을 통해 공격을 받고 이명박 시장의 서울봉헌 발언에 대한 비판여론이 한달 뒤에 불거져 나오고 있다"며 "심지어 최근 남파간첩·빨치산 3명에 대해 민주화 기여를 인정한 국가기관의 해석 은 충격을 주고 있다"고 시국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박 총무는 특히 남파간첩의 민주화 기여 해석과 관련, "한기총이 5일 성명을 발표하고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 공문을 보내는 등 조치 를 취할 것"이라며 "이번 사태가 해프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인 시정조치까지 진행되도록 한국사회가 강력히 항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 목사의 설교가 비판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기독교에서 공산주의를 허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석원태 목사의 설교는 개인의 소신이라기 보다 이미 많은 목회자들이 공유하고 있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수영 목사가 최근 새문안교회 6.25 예배에서 공개한 북측의 지령과 관련해서도 "현 시국에서 공산주의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이는 보수교계 뿐만 아니라 모든 지성인들이 함께 참여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성규 목사(인천순복음교회)는 석 목사의 설교비판에 대해 "비판을 받는 일이 있어도 사실은 사실대로 할 말을 해야한다"고 입 장을 밝히고 "일방적인 형태의 주장이라 해도 어떤 내용은 비판하지 않고 어떤내용은 어김없이 비판하는 것은 형평성에 심각히 어긋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최 목사는 "최근 조국이라는 말을 강조하는데 조국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으로 대한민국을 세운 뒤에 민족을 이야기 해야 한다" 며 "대한민국 없이 민족만을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학계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인 가운데서도 북한의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는 의견을 같이 하는 분위기.

허문영 박사(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는 "북한의 대남전략은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 '공작에 의한 남조선 혁명과 공산정권 출범 이 후 합작통일, 또는 무력통일','남쪽 국론분열, 갈등조장' 등 3가지"라고 전제하고 "그러한 북한의 노림수에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기본적으로 교회는 좌익도 아니고 우익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성경적인 자세는 여호수아 1장8절에 있듯이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신학계는 비교적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국제신대 이승구 교수는 "기독장교회 투역장정들 중 예수 믿는 사람들 그런 장교들이 있어서 그분들을 통해서 입수된 정보인 것 같다" 고 추정하고 "이를 너무 부각시키는 것도 문제가 있고 전혀 이야기 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평택대 안명준 교수는 "통일문제는 안보문제와 민족적 차원에서 양면성를 살피는 균형있는 시각이 필요하다"며 원론적인 차원에서 의견을 개진했다.

그러나 천안대 장훈태 교수는 "현재 국가적으로 가치관 혼돈이 크다. 그리고 일반 대중들이 정치적으로도 방향을 잘 못잡고 세계정세 흐름도 잘 보지 못한다"고 전제하고 "분위기에 휩쓸려 확고한 자기 주장없이 흘러가고 있어 국가안보가 매우 우려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젊은 층이 국가관이 부재하고, 국가관에 대한 교육이 부재하다"고 지적하며 "반공체제를 고수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국가 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그는 "현 정부가 촛불시위나 언론에 너무 민감하다. 이는 확고한 의식이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장 교수는 석원태 목사의 발언에 대해서도 "석원태 목사님의 발언도 그렇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닌데 안티기독교세력의 공격이라고 생각한다. 사이버 (언론)도 문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