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종기 목사
(Photo : 기독일보) 민종기 목사

유대인들이 몰려와서 예루살렘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때이다. 유월절 잔치 전날, 온 도시가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붐빌 때에 10여 명이 되는 젊은 사람들이 예루살렘의 한 다락방에서 유월절 잔치를 시작하고 있었다. 전통적인 유월절은 절기의 식사모임이다. 그러나보통 식사가 아니라 해방을 기념하는 식사이다.

유월절의 유래는 모세가 이집트를 떠나기 전날 밤에 가졌던 마지막 식사이다. 사람의 숫자에 따라서먹을 만큼의 적당한 크기의 양을 잡아서 효모를 섞지 않은 떡과 준비한포도주를 먹으면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해방을 기념하는 날이었다.

이는 흥분하면서 가벼이 먹을 수있는 잔치는 아니었다. 왜냐하면 이날 저녁에 이집트의 모든 초태생은사람과 동물을 막론하고 죽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 이스라엘 사람은이 죽음을 피하기 위하여 양의 피를문설주와 인방에 발랐다.

제자들과 예수님도 이 날에 의미심장한 모임을 가지고 있었다. 제자들은 유월절에 모세가 하나님이 주시는 해방을 이끌어낸 것처럼 예수님이 이제 로마에서 해방을 쟁취하시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었다.

이제 제자들은 로마에서 해방될것을 기대하며 누가 예수님의 최측근이 되며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인지 긴장감을 감출 수없었다.

이 위대한 해방의 밤에 예수님은떡을 찢어 주시면서 내 살을 먹으라고 하신다. 포도주 잔을 돌리시면서나의 피 곧 새 언약의 피라고 말씀하신다. 가룟 유다는 새로운 국가건설의 능력이 충분히 있으면서도 로마와 싸우지 않는 스승 예수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다른 제자들도 스승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의발을 씻기시는 모습에 놀랍고 황송해 하면서도, 숨겨진 스승의 비상한능력과 신비한 기적을 끝까지 기대하여야 할지 혼돈스러운 밤을 맞이하고 있었다.

새 나라는 어떻게 세워지는 것인가? 새 나라는 예수 자신을 먹고 마심으로 세워진다니, 그 뜻을 알 듯말 듯 하였다. "이 피는 너희의 죄를사하기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곧 언약의 피다." "이 떡은 너희의영생을 위한 나의 살이다." 이것이해방이라는 말인가? 이것이 승리라는 말인가? 그날 저녁 스승은 이 신비한 식사를 나누고 나신 후, 겟세마네 동산에서 대제사장의 무리에게 체포되었다. 밤새워 심문이 계속되고, 유월절 오후 3시 십자가에 달려 운명하셨다. 허탈감이 엄습하는제자들의 뒤로 "다 이루었다"는 스승의 말씀이 메아리치고 있었다.

그러나 제자들이 그 다음 유월절까지 해방을 고대하면서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3일째, 예수께서는 죽음을 물리치고 부활하셨다.

메시야는 살아서 제자들과 동행하였으며, 40일째에는 승천하셨다.오순절에는 성령께서 오시고, 초자연적인 능력의 역사가 사도들과 제자들에게 이어지기 시작하였다. 모세의 첫 유월절 이후 새 나라가 이집트가 아니라 가나안에서 시작된것처럼, 첫 성찬식 이후 새 나라가메시야의 살과 피로 먹고 마시는 사람들의 삶 속에 시작되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죄와 사망의 문제가 해결된 후 매년의 유월절은 우리가 자주 드리는 성찬식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