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순호 목사
(Photo : ) 현순호 목사

"나는 한 평생 학생이야. 학교만 이 아니고 직장에서도 그랬고 은퇴 한 후에도 계속 배우러 다녀. 어른들이 공부해서 남 주냐 말하듯, 배워두면 써먹을 때가 생겨"라고 말하던 한 선배의 말은 참 일리가 있다.

사람은 태중에서부터 어머니의 생각과 감정을 배우며 자라다가 세상 밖으로 나와서도 그 터전 위에 가족과 학교 그리고 사회를 통하여 많은 것을 배운다.처음에는 본능을 따라 배운다. 배 고프면 먹을 것을 찾고 목 마르면 물을 찾는다. 때가 되면 짝을 만나 아들 딸 낳고 키우는 것이 다른 동물들과 별로 차이가 없다. 마치 호랑이 새끼가 태어나 어미를 따라 다니며 사냥을 배우고, 순한 아기 사슴이 어미에게서 독초를 피하고 필요한 풀과 물 있는 곳을 찾는 법을 배우며 자라듯, 사람도 생존에 필요한 것을 여러모로 배우지만 만물의 영장답게, 동물과 다른 점은, 지식을 얻고 지혜를 쌓아서 과거를 살피고 현재의 삶을 좀더 풍요롭고 편리하게 만든다는 것,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그 많은 배움 중에 무엇이 우선 되어야 하는가? 지혜로운 유대인들은 창조주와 부모님을 섬기는 것을 첫째로 꼽았다. 마치 집을 지을 때 기초공사를 튼튼히 잘해야 그 위에 세워지는 건물이 태풍이나 지진에 견딜 수 있듯이 사람은 기본적인 목적이 없으면 쉽게 악한 세속에 휩쓸려가거나 또한 끝없이 일어나는 자신의 욕망에 이끌리게 되고 심하면 망하게 된다. 그러기에 유혹하는 세파를 이기고 욕심을 절제하는 힘은 계속되는 건전한 교육에 있다.

이웃에 한 교포가정이 있다. 6살난 손녀와 4살 손자가 같이 잘 놀다가도 싸움이 붙는다. 이유는 꼭 같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자기가 두개를 다 가지겠다고 하거나 때로는 과자를 나누어 줘도 상대방의 것이 더 크다고 빼앗기도 해서다. 이것이 본능이다. 그때 엄마가 나서서 둘을 앉혀 놓고 조용하게 그리고 사랑스럽게 설명해서 이해시키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교육이고 도덕이요 윤리다.

배우는 방법은 다양하다. 스승이나 책도 될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많이 배운다. 경우에 따라서는 어른이 어린아이에게서도 배우고 심지어는 곤충인 개미에게 가서 배우라는 성경 구절도 있다. 뿐만 아니라 자연을 통해서도 얼마나 많은 것을 배울수 있는가! 매일 동쪽 하늘에서 힘차게 솟아 올라오는 해는 어두움을 쫓아내고 만물이 생존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만들어 주면서도 어떤 대가를 요구하거나 힘들다고 푸념하지 않는다.

밤에는 은은한 달과 작고 큰 별들이 정답게 제 궤도를 따라 돌고 또 돌며 밤길을 밝혀준다. 그것 뿐이랴! 높고 낮은 구름은 바람 따라 오고 가며 비를 내려주어 모든 동식물이 먹고 마시고 살 수 있게 도와 준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의 교과서요, 선생 들이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보면서도 깊은 진리를 깨닫지를 못하고 감사할 줄 모른다. 은퇴를 한 어떤 친구는 아침 5시30분이면 기계처럼 일어나 묵상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밤 10시 침실에 들 때까지 배움으로 시간표가 꽉 차 있다.

오전 6시부터 1시간 영어 뉴스를 보고 전날의 삶을 영어로 일기를 쓰고, 7시부터 1시간은 언덕을 오르내리는 숨찬 운동을 하고 8시에 식사를 끝내고는 커뮤니티칼리지에 가서 손자뻘 되는 학생들과 공부한다. 오후에는 그림그리기와 컴퓨터를 배우고, 토요일에는 골프를 배우고 일요일에는 교회에 가서 성경을 배운다.

그분은 미국에 와서도 공부를 많이 했지만 지금도 계속 배운다고 한다. 그는 배운 지식과 지혜를 혼자의 것으로 간직하지 않고 남들과 공유한다. 특별히 소외된 사람들에게 전화하고 찾아가서 용기와 희망을 심어준다.모든 사람을 선생으로 모시는 학생의 자세는 자신을 위해서도 유익 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는 장미 이상의 향기를 뿜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