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톨릭 사제가 "이라크의 기독교 난민들이 직면한 환경은 매우 충격적이다. 이들은 아무런 도움 없이 방치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난민들을 보호하지 않고 수니파 이슬람 무장단체인 IS에 넘겨준 정부에 항의했다.
지난 25일 가톨릭 헤럴드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도어선교회 소속인 라미 와킴은 멜기데 가톨릭 대주교인 라함 그레고리 3세에게 "난민들은 정부가 자신을 포기한 데 대해 매우 분노하고 있다. 현재 모술에는 약 6만명의 정부군이 있으나, 이들이 무기를 내려놓은 채 난민들을 포기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전했다.
최근 가톨릭·정교회 주교단은 이라크 쿠르드족 수도인 어빌에 도착했다. 이 지역에는 기독교인들을 포함해 박해받는 많은 소수종교인들이 피신해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IS는, 모술과 같은 중요한 기독교 도시와 소수종교인들이 거주하는 도시들을 점령하고,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으로 개종하지 않을 경우에는 세금을 내라고 하거나 죽였다.
와킴은 "대표단이 교회의 제단 주위로 흩어진 매트리스와, 교회가 수용 가능한 수를 훌쩍 넘긴 난민들이 교회 주차장이나 주변 도로로 흩어져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많은 난민들은 자신들을 찾아 온 주교 주변으로 몰려와 축복기도와 아픈 이들을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와킴은 "멜기데 대주교가 이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울었고, 그 모습이 감동이 됐다. 그는 울면서 사람들을 안고 그 볼에 입을 맞추었다. 나 역시 울었다. 모든 대주교들이 함께 울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순간에 그들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고, 무력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다마스쿠스에서 바로 하루 전에 임명된 주교는 "어빌의 상황은, 이 같이 어려운 시기에 사제의 사명이라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닫게 해주었다"고 전했다.
와킴은 "난민들은 사제와 주교들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당시 그들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기도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실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유엔은 최근 이라크에 가장 높은 수준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선포하고, 긴급구호를 요청했다. 미국 정부는 이라크의 IS를 상대로 공습을 시작했으며, 중앙 정부군과 쿠르드 군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지상군은 투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현재 NGO와 선교단체들이 난민을 돕고 있으며, 이들을 통해서도 난민 캠프의 열악한 상황과 도움 요청이 전달되고 있다.
이라크 월드비전 긴급대응팀 캐스린 타에츠크(Kathryn Taetzsch)는 얼마 전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음식·물·쉼터다. 가족 단위 난민들은 종종 지방의 학교나, 가구가 없는 건물이나 교회, 다른 공동체 센터에서 지낸다. 어떤 이들은 오픈된 장소에서 지내기도 한다"고 현지의 사정을 전했다.
그는 "교실과 같이 작은 공간에 보통 20~30명의 가족들이 함께 지내고 있다. 날씨가 매우 덥고, 사람들도 많고, 환경도 매우 열악한다. 이는 구 단체들에게도 매우 심각한 도전"이라고 했다. "일부 단체들은 '계속하여 몰려드는 난민 가족들을 감당하기 힘드니, 지원을 돕는 일꾼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마론파(Maronite) 가톨릭교회 대주교인 레바논의 베카라 라이(Bechara Rai) 추기경은 "지난주 대주교 대표단의 방문은 난민과의 연대를 보여주기 위한 방법이었다. 우리는 모든 기독교인·무슬림·야지디인·수니파인·시아파인·쿠루드인들이 이라크에 거하며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곳이 고향이자 문화이며 문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를 떠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우리를 정말 돕고자 한다면, 불의를 반드시 막아야 한다. 또한 우리가 불의를 몰아내고 권리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 이것이 우리를 돕는 이들에게 바라는 것"이라며 기도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