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올해 나이가 서른이 된 자매입니다. 작년 여름에 만남을 주선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형제들의 프로필을 많이 보게 되었고, 한 형제의 프로필과 사진을 보고 너무나 마음에 들어 이메일을 보냈었고 답장이 왔습니다. 저는 오래전 부터 선교사나 목회자의 사모가 되기로 서원기도를 드렸습니다. 저는 사역자를 만나야 된다는 생각에 평신도의 길을 가겠다는 형제들의 저에 대한 관심에 저는 늘 냉담하게 반응했고 솔직히 관심도 없었습니다.

또한 저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이 그 선교지가 제가 방문했던 곳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배우자 기도를 하고 난 후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은 형제입니다. 그 형제가 저에게 마음이 있어 한다는 것을 알겠지만 서로 만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직접적인 답변이나 전화통화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첫 메일을 주고받고 나서 몇 달 후 자신의 기도제목에 단기선교를 오라는 암시를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형제가 사역지에 있는 동안 제가 단기선교를 가야 하는지요? 아니면 저는 미국에 사는데 한국에서 만남을 가져야 할까요?


A:우리 인간은 내게 부딪치는 문제를 나 혼자서 해결하려는 것 보다는 하나님께서 동역자로 주신 이웃과 나누며, 지혜를 모으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특별히 자신의 결혼 문제이기에 이것은 쉽게 판단하거나, 순간적인 생각으로 결정을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자매님이 보내 주신 글을 읽으며 하나님께서 과연 자매님의 기도를 어떻게 받아들이셨을까 하는 생각을 가장 먼저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기도를 드릴 때 내개 원하는 것을 먼저 이야기하고 그 답변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제가 자매님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주어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배필을 주실지 먼저 마음을 비우고 주시는 기회에 기도하며 행동하는 것이 피조물로서의 자세가 아닌가 생각되었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만이 나의 배필입니다. 꼭 이런 사람과 결혼하겠습니다. 나는 사모가 되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하나님 중심이고, 하나님만 생각하는 것 같지만 조금만 돌려서 생각하면 자기중심적인 기도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여자와 남자가 만나 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 우선적인 결혼의 모습이지 상대자만이 결혼 상대가 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조건이 아닐까요?

세상적인 조건(학벌, 집안, 물질 등)만이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한 남자가 결혼을 위하여 사역자의 길을 가다가 자신의 생각이 바뀌어 평신도가 된다면 그 결혼은 잘못된 길로 갈 수가 있습니다. 다시 한 번 더 자신의 결혼 상대자에 대한 마음을 비우고 기도드려 보시기를 권유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결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세요.

또 하나 아직 서로의 목소리를 통하거나 만남이 없는 사람과 결혼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생각한다는 것은 조금 위험한 결정이 아닌가요? 사실 몇 년을 만나도 알 수 없는 것이 여자와 남자의 마음입니다. 인터넷을 통하여 많은 만남이 이루어지고 잇는 현실이기는 하지만 자매님의 나이와 결혼이라는 일생의 큰 일을 결정하기에는 인터넷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아직 만나지도 않은 형제의 선교지에 불쑥 나타나는 것도 조금 성급하다는 마음입니다. 부모님과 형제분이 한국에 계시고, 그 형제도 여름이면 한국에 들어온다면 그 때까지 시간을 갖고 생각해보세요. 그리고 그 때 한국에서 만나서 결정을 해도 되지 않을까요?

혹시 그 형제를 놓칠까하는 조바심이 있는 것은 아닌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자매님의 배필을 정하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 자매님이 정해 놓은 틀로 인하여 더 넓고, 깊은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꼭 잊지 마세요.

그리고 자매님이 원하다면 더 예뻐지면 보내려고 했던 사진 정도는 보내보세요. 나의 욕심으로 인하여 기회를 놓칠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은 그러한 방법으로 서로의 마음을 알고 정말로 나의 마음이 흔들림이 없다면 한국에서 만나보면 어떨까요? 어떤 문제이든지 성급하게 생각하면 더 큰일을 놓치게 됩니다. 내가 아무리 계획하고, 준비해도 그 길을 인도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심을 잊지 마세요.

사랑은 함께 해야 합니다. 어느 한쪽만의 사랑으로 가기에는 힘든 길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형제와 함께 나누고, 신앙생활에 성장을 할 수 있는 형제라면 여름까지의 시간은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 때까지 서로의 마음을 확실히 확인하고, 결혼에 대한 환상이 아닌 현실을 바라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결혼은 무엇인가도 생각하며, 준비 기간을 가져보세요. 결혼에 관련된 책자를 읽어보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형제 자신 뿐 아니라 그 가족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물어보고, 미리 알아두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혼자 사는 사회가 아니기 때문에 자매님이 원치 않아도 받아들여야 하는 일들이 종종 생기기도 합니다.

지금 자매님은 하루가 한달 같이 느껴지겠지요? 그러나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을 똑같습니다. 이 시간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냉철하게 판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애타는 자매님의 마음에 하나님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안이 함께하기를 기도 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