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부자(父子)에게 총 8억원이라는 최고 금액의 현상금을 걸었지만 구원파측이 유 전 회장을 보호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유 전 회장 일가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은 유 전 회장이 최근까지 전남 순천 지역의 송치재휴게소 부근에 은신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예상되는 도주 경로를 따라 유 전 회장을 쫓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근까지 유 전 회장과 함께 도피생활을 한 의혹을 받는 30대 여성 신도 신모씨를 지난 25일 체포했다.

검찰은 사생활 측면을 고려해 유 전 회장과 신씨의 관계를 밝히지 않았지만, 신씨가 유 전 회장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신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검찰 안팎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검찰은 또 유 전 회장의 도피를 도운 구원파 신도 5명을 특정해 체포한 뒤 이들을 상대로 유 전 회장의 차량, 동행 인물, 도주 계획 및 경로 등을 상당 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가운데 이태종 구원파 임시 대변인은 26일 오후 구원파 총본산인 금수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 전 회장이 현재 금수원에 없고 누가 곁을 지키고 있는 지 모르지만 우리는 유 전 회장이 체포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유 전 회장을 보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검찰이 금수원 정문 앞에 붙었던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현수막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며 전화 녹취파일을 공개했다.

수사 초기부터 지난 18일 금수원 일부 시설을 언론에 공개할 때까지만 해도 '유 전 회장과 종교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던 구원파가 사실상 유 전 회장의 입장을 대변하며 검찰과의 전면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90%의 신도들은 유 전 회장의 개인 범죄에 환멸을 느끼고 검찰 수사의 정당성을 인정하고 있는데, 극소수의 신도들이 '유 전 회장이 구속되면 망한다'는 식으로 교회와 직결시켜 강경 대응을 선동하고 있다"며 "여러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상황을 극한으로 끌고가는 측면이 보여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구원파의 이와 같은 움직임을 두고 위기감이 커진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역대 최고 금액의 현상금이 걸린 만큼 구원파 '충성 집단'의 변심이나 이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위기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