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국내·외에서 수천억원대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산 증식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회장이 실소유한 것으로 의심받는 계열사가 수십곳에 달하는 만큼 회사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했거나, 반대로 계열사 부당지원이나 비자금 등을 은닉하기 위해 부동산을 돈 세탁 창구로 이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의혹이 점점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 전 회장이 실소유한 계열사 중 청해진해운, 천해지, 다판다, 문진미디어, 트라이곤코리아, 아해, 온지구 등이 보유한 부동산의 장부가액만 18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주로 영농조합법인을 내세워 전국 각지에 460만평(1500만㎡) 규모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경북 청송군 일대 임야, 논밭 등을 합쳐 500만㎡에 가까운 토지를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약 99만㎡를 보유한 보현산영농조합법인은 ㈜아해와 ㈜다판다가 지분 27%를 갖고 있으며, 두 회사는 청해진해운의 지주회사 격인 아이원아이홀딩스와 장남 유대균(44)씨가 각각 최대주주로 있다.
구미, 군위, 칠곡 등에서도 농지(4만5600㎡), 공장(4만3000㎡), 아파트(154㎡), 폐교, 식당 등을 매입한 의혹도 일고 있다.
유 전 회장은 제주 서귀포시 일대에도 부동산을 보유한 의혹이 일고 있다.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일대에 990만㎡를 보유한 청초밭영농조합은 유 전 회장이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영농조합의 지분 0.1%를 ㈜세모가 갖고 있는 점이 의혹을 짙게 한다.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리 일대에 6600㎡ 면적에 들어선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의 선교센터도 유 전 회장 일가와 무관치 않아 차명 보유 의혹이 일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23만㎡ 규모의 기독교복음침례회의 안성센터(수련시설)에는 유 전 회장의 사진 스튜디오를 비롯해 개인 휴양시설과 집회 시설이 함께 마련 돼 있다. 경기 이천시 신둔면 부근에도 ㈜아해의 창고부지가 3000㎡ 면적에 들어서 있다.
유 전 회장은 이와 함께 울릉도에서도 수년간 토지를 매입해온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유 전 회장의 장차남인 유대균씨와 유혁기(42)씨가 대표로 있는 몽중산다원영농조합은 경매를 통해 울릉군 서면 태하리 일대에 3만㎡ 이상의 농지를 보유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는 미국, 프랑스 등 해외에서도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유 전 회장은 2006년 10월 맨해튼 부촌지역으로 꼽히는 어퍼이스트사이드 일대 아파트 한 채를 103만5560달러에 매입했다. 1990년 5월에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에 소재한 990만㎡ 면적의 리조트단지를 세모 명의로 675만달러에 매입했다가 미국계 회사인 베어 패밀리 호텔리조트 측에 매각했다.
유혁기(차남)씨는 2007년 8월 미국 뉴욕주 북부 웨체스터카운티 일대 저택을 345만달러를 주고 매입했고 2003년에도 아내와 공동 명의로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아파트를 175만달러(약 20억 원)에 사들였다. 또 2005년 12월 캘리포니아주 리버사이드카운티에 소재한 부동산을 92만5000달러에 취득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유 전 회장 일가가 국내외 부동산을 차명으로 보유한 것으로 의심하고 부동산 매입 경위와 자금 출처, 실소유주 등을 집중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유 전 회장 일가가 탈세, 재산 은닉, 비자금 증식 등을 목적으로 부동산을 차명 보유한 사실이 드러나면 세월호 침몰 사고에 따른 배상책임과 맞물려 압류조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