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서린 데프릴(Katheryn Deprill)의 생모는 27년 전 성폭행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후 이 사실을 숨겨오다가, 출산한 아이를 펜실베니아의 한 버거킹 매장에 두고 떠났다.
당시 버거킹 직원은 화장실 바닥에서 붉은 스웨터에 싸여 울고 있는 아기를 발견한 후 당국에 신고했다. 탯줄도 아직 잘리지 않은 상태였다. 미 언론은 그녀를 '버거킹 아기'라고 소개했고, 경찰은 몇 달간 그녀의 생모를 수소문했으나 끝내 찾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데프릴이 SNS를 통해 생모를 만났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美 언론은 "극심한 환경 속에 놓인 아기들조차도 삶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자세히 보도했다.
데프릴은 양부모를 만났고, 누구나가 원하는 최고의 청소년기를 보냈다. 지난해 11월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그녀는 "입양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6학년이 될 때까지 출생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듣지 못했다. 6학년 때 선생님이 전통(민족) 음식을 가져오라고 해서, 부모님께 나의 민족에 대해 여쭤보았다. 그날 저녁 부모님은 나의 출생에 관해 자세히 다룬 신문 기사와 나의 어릴 적 사진을 보여주셨다. 출생을 둘러싼 진실을 알고 난 후, 나의 내면은 무너지고, 찢어지고, 부서지고, 황폐해졌다. 나의 생모조차 나를 원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7살인 데프릴은 결혼해서 세 명의 아들을 둔 엄마가 됐다. 그녀는 1986년 생모가 자신을 두고 떠났던 펜실베니아 알렌타운 매장에서 불과 10마일 떨어진 사우스 화이트홀에서 살고 있었다. 데프릴은 생모가 왜 자신을 버렸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녀를 만나고 싶었고, 자신을 낳아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5일 공개한 사진 속에서 데프릴은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나의 생모를 찾습니다. 그녀는 버거킹의 화장실에 저를 두고 갔습니다. 이 글을 공유해서 엄마를 찾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나를 낳아주시고, 생명의 삶을 주신 데 대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내가 어떻게 자랐는지 보셨으면 좋겠어요"라고 적힌 글을 들고 있었다.
데프릴의 글은 하루 만에 3만 건 이상 공유됐으며, 언론 인터뷰도 진행하게 됐다. 인사이드 에디션과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최근에 어머니(브렌다 홀리스)께 생모를 찾을 수 있는 더 쉬운 방법이 없을지를 물었고, 어머니가 표지판을 만들어서 SNS에 올리라고 일러주셨다"고 말했다.
이 글을 본 데프릴의 생모는 존 왈드론(John Waldron) 변호사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를 통해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됐다. 왈드론 변호사는 "데프릴의 생모는 그녀가 16살 때 여행 도중 성폭행을 당해 임신이 됐고, 부모에게도 이를 숨긴 채 침실에서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데프릴에게 전해주었다. 그녀는 곤란한 질문에 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신생아를 병원에 데려갈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데프릴은 만남이 성사된 날 "매우 행복하다. 나는 27년 동안 원했던 포옹을 했다. 나를 낳아준 엄마에게 안아봐도 되겠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물론'이라고 말하면서 팔을 벌려 나를 안아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눈물의 상봉 속에서 어머니가 나를 버린 것을 후회한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녀를 이미 110% 절대적으로 용서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