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주 첫번째 동성결혼 증명서를 발급받은 제인 애보트와 35년 동안 그녀의 파트너였던 피트-E 피터슨
워싱턴주 첫번째 동성결혼 증명서를 발급받은 제인 애보트와 35년 동안 그녀의 파트너였던 피트-E 피터슨

10년 전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서 처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이후, 동성애자들의 삶과 선택에 대한 미국인들의 태도가 급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대중종교연구소(Public Religious Research Institute,PRRI)는 2월 26일(현지시각) 미국인들의 가족·교회·공동체 내 삶에 일어난 이러한 변화를 보고서로 펴냈다. 로버트 P. 존스(Robert P. Jones) 소장은 종교뉴스서비스(RNS)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모든 지역·연령·정치·종교에 걸쳐서, 동성애자들에 대한 눈에 띄는 관용의 움직임이 새로운 연구를 통해 발견됐다"고 전했다.

존스 소장은 "선호도에 있어서 이러한 급작스러운 변화는 마리화나에 대한 이슈를 제외하고는 없다.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이렇게 큰 변화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2013년 실시된 PRRI 조사에 따르면, 동성결혼에 대한 지지율은 2003년 퓨리서치 조사에서 나타난 32%에서 21% 늘어난 53%를 기록했다. 이 기간, 미국의 17개 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했으며, 컬럼비아 특별자치구와 미국 대법원은 동성 간 결혼을 법적으로 금지한 연방정부의 결혼보호법(DOMA)을 폐지했다.

2003년 이후, 미국 성공회와 복음주의루터교회는 동성애 주교와 성직자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대다수 주요 교단들은 여전히 동성애에 대해 반대해 왔다. 10년이 지난 후, 동성애가 자신들의 신념에 위배된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수는 62%에서 51%로 줄었다.

특정한 그룹에서는 이러한 하락세가 그다지 극적이지는 않았으나 분명히 나타났다. 동성애가 자신들의 신념에 위배된다고 말한 백인 복음주의 개신교인의 수는 84%에서 78%로 떨어졌다. 흑인 개신교인들의 경우는 66%에서 61%로, 백인 주류 교단 개신교인들의 경우는 59%에서 45%로 줄었다.

응답자들 가운데 어떤 종교에도 소속돼 있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들의 경우, 이 수치는 18%에서 26%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와 관련, 존스 박사는 "이러한 증가세는 대부분 '교회를 떠났지만 여전히 스스로 종교적이라고 생각하는, 교육을 많이 받지 않은 소수'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51%의 사람들이 동성 간의 성관계는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응답했으나, 여전히 43%의 응답자는(밀레니얼 세대인 18~33세의 경우 56%) 이를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존스 박사는 또한 "일부 종교적인 단체에서는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지지가 도덕적 수용성을 넘어선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가톨릭 신자들의 47%가 동성간 성관계를 도덕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들에게 결혼을 허용하는 것을 찬성한다고 말한 응답자는 58%였다. 이는 그들이 법적인 규범에 더욱 관대할 뿐 아니라, 동성애 이슈에 대해 그들이 가졌던 도덕적인 관점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12일부터 18일까지 미국, 영국, 스페인에서 4,500명의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전화 설문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1.7%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