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환
(Photo : 기독일보) 최윤환 목사.

흙 계단 길게 밟고
높다란 언덕을 한 참 올라선다.

넓다 란 마당에 서 있는 흙벽돌 교실 닮은 건물
가히 오래 된 건물로 발 앞에 다가서 와
눈 안에 들어오는 묵은 때로
옛날이야기를 한껏 담고 있을게다

그냥 들려 왔던 이야기대로는
한 이름 있던 선지자이었을 것으로 만 여겼던 짐작이
하얗게 사라지고,
한 지난날에 한 민족을 두루 사랑과 위엄으로 이끌었을 것
이라는 확증이
가슴 속을 흔들어 놓는다.

한 위대한 인물이
건실하게 오늘의 우리들 바로 전면에
확고하게 서서
당당한 이야기로 따스하게
땅을 가만히 흔들어 알려 주는 소리,
하늘 우뢰처럼 지금도
울려옴을 누가 지금 막아 설 소냐.

아무리 작아져버린 내 생애라고 할지라도
흔들릴 수 없는 든든한 신념이라면
내 온 몸을 던져서 다 부서지는 한이 되더라도
이 당당한 마당 앞에서,
저 멀리 한 눈에 들어오는
지중해의 안개구름
기억 속으로 지워지지 않게
영원 속으로 간직하리라..
나의 영원 안에다가 이대로 고이 간직하리라_

그 날 이름 올려 성지, 이집트를 돌아 시나이반도, 가이사레아, 하이파이, 나사렛, 가나, 골란고원, 사해, 가버나움, 무깃도, 텔아비브, 예루살렘, 발세바, 베델, 사마리아를 돌아, 이번의 성지방문의 마지막 닿은 곳이 여기 사무엘의 삶의 본거지 언덕을 찾게 되었습니다. 구약성경을 통해 여러 번, 사무엘 상.하 서에서 대단한 대 단원을 의미 담아 섭득(涉得)하였지만, 바로 이 土地가 그의 대 단원 본원이었다는 현장에 올라서서, 한 눈에 사무엘서 상.하를 온 가슴에 다시 담아 내리게 하였습니다. 역사는 이야기로 읽어내려 가는 스토리가 아니라, 바로 땀과 피가 묻어져 내린 인간 점철(點綴)의 현장이었습니다. 세상 그 어디에, 그 화사한 이야기만이 번쩍이고만 있었을 것이겠냐 마는, 인간 저리게 만드는 역사 사연을 뭉개면서 적어져가는 역사 기록들임을 우리는 마음 다듬어 인생전부를 공부해 가는 훈련장 페이지들이라고 말하여야 합니다. 여기 사무엘 대선지자의 大道 사역훈련장에 올라서서, 그 내음을 진하게, 그리고 머리에 지워지지 않게 맡았습니다.

우리의 인생 현장에서도 아직 우리는 더 고뇌와 우리의 완성을 향해 전진하는 결연한 아픔을 각오해야 합니다. 나에게는 웬가 인간 내 생애에 은퇴원로라는 단어가 나의 입으로나마라도, 그리 즐거워 담아져 지지 않게 되어 집니다. 한 번 그날, 결정했던 생명 걸어, 나의 달려갈 길의 인생사역의 끝을, 실재로야 너무 부족하더라도, 끝내 복음을 위해 싸워서, 이 생명을 내 두 손에 받쳐 올려, 주께 바치는 그날까지를 나의 생의 목적으로 삼았던 그 날 결정 때문에, 주께 지금, 부끄러운 모습으로 서성이면서 몸부림 치고 있습니다. 나의 이 몸 서성임은 어쩌면 아마도 나의 부친의 복음 들고 사역 앞에 日帝下의 독립운동 함께 싸우면서 내내 아파하시다가, 결국엔 북한의 어느 총칼 앞에서 쓰러지셨을 그 모습을 눈물 머금게 마음에 아파하면서, 내 생애의 부족함을 더 맘 저려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더더구나 여기 사무엘의 사역장 현장 앞에 서서, 나 스스로에게 더더욱 신앙적인 신예(呻銳)한 다짐을 더 죄어 떨게 하면서, 서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