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5시 30분, 뉴저지에 있는 프린스톤 연합교회에서 그 교회를 섬기고 있는 서영정 전도사의 목사 안수식이 열렸다. 15주년을 맞이하는 이 교회에 11년 전 부터 섬기기 시작했던 여집사가 이제는 어엿한 목사가 되는 순간이다.

서영정 목사는 72년 부터 82년 까지 10여년 간 성악을 한국에서, 비엔나에서 그리고 독일 뮌헨에서 공부했었다. 그는 전문 음악인으로서 찬양으로 교회를 섬기던 중, 하나님의 특별한 콜링을 받게 된다.

"저는 88년을 제 인생에 있어서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이 해를 기점으로 제 인생은 너무도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88년 여름, 서 목사는 당시 뮌헨에서 섬겼던 교회의 찬양팀 50여명을 이끌고 단기선교를 갔다. 독일 주변의 동유럽 공산권 국가를 중심으로 헝가리, 체코, 유고슬로바키아, 루마니아를 다니면서 찬양하고 예수님을 증거했다. 그 당시 동유럽은 마음껏 복음을 전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모두 믿음을 가지고 갔고, 무슨 뜻인지도 몰랐지만 그 나라 말로 번역된 찬양을 불렀다.

'내 주를 가까이 하게함은 ... 내 일생 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헝가리에서 서 목사가 솔로로 부른 찬양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이 울려 퍼지자 성령께서 강하게 역사하셨다. 언어와 인종이 다른 이들이지만 찬양에 은혜를 받은 결신자들이 앞에 나와 무릎꿇었다. 찬양의 능력,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단기 선교를 마쳤을 때는 예쁘게 수 놓인 베게를 선물 받기도 했다. 가난한 나라, 복음을 들을 수 없는 곳에서 찬양을 통해 받은 은혜를 어찌할 길 없어 자신이 갖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내 놓은 것이다. 이 때 서 목사와 찬양팀들이 흘린 눈물은 그 동안 흘렸던 눈물보다 더 많았으리라.

유고 슬라비아에는 내전을 앞둔 긴박한 시점에 갔었다. 일주일 뒤면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 언제 죽을지 모르지만 유고시민들은 땅바닥에서 통성기도 했다. 모두다 '내게 강 같은 평화'를 불렀다. 눈물을 흘리며 이들은 끊임없이 이 찬양을 불렀다고 한다.

살아계신 성령님의 역사를 강하게 체험했던 단기선교를 마치면서 서 목사가 간절히 원했던 것은, '찬양 뿐 아니라 살아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증거하고 싶다.'라는 것이었다. 말씀을 마음껏 전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한 때 부터 하나님께서는 서 목사에게 목회자의 길로 인도하셨다.

"하나님께서 제게 앞 뒤 옆을 볼 틈도 없이 지금의 제 모습이 될 때까지 강권하심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서 목사는 독일에서의 유학생활을 마치고 96년 부터 프린스톤 연합교회에 지휘자로서, 집사로서 섬기기 시작했다. 서 목사가 섬기는 동안 프린스톤 연합교회는 꾸준히 성장해 지금은 그 지역에서 제일 규모가 있고 많은 활동을 하는 한인 교회로 자리매김했다. 담임목사와 장로들은 집사였던 서영정 목사에게 뉴욕 장로회 신학대학에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후원했다. 서 목사는 현재 목회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뉴욕 장로회 신학대학(학장 한세원 목사)에서 교회음악을 강의하기도 했다.

현재 서 목사는 프린스턴 연합교회에서 지휘자로, 청년부 목사로 섬기고 있으며 오는 6월 23일(토) 오후 7시 30분 열릴 다민족 찬양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여러 민족이 함께 모여 찬양하기를 꿈꾸어 오던 중, 일단 시작해 보자는 생각에 날짜를 정하고 기도하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 채플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다들 흔쾌히 참가하길 원해 프로그램도 이미 꽉 찼다.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것이 없다는 것, 그리고 삶이 예배여야 한다는 것을 꼭 가르쳐주고 싶습니다."

한국어를 배운 미국 청년까지 합세한 청년부 예배, 말씀공부 시간 또한 서 목사가 기쁨으로 섬기는 시간이다. 이제는 예배가 끝난 후에 축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마냥 기쁘다.

앞으로 강력한 찬양 특공대(서 목사는 스파르타식으로 찬양대를 훈련 시킨다고 했다)를 만들어 선교하고자 하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의 영광을 선포하면서도 치유가 있는, 그리고 가슴 따뜻함이 있는 찬양을 들려주고 싶다는 서 목사. 아직도 순종과 낮아짐의 훈련을 해야 한다며 여자 목사로서 땅에 떨어져 썩어지는 한 알의 밀알이 되고 싶다고 한다.

"하나님께서 앞으로 제 인생을 어떻게 쓰실지 생각하면 설렌답니다."

여자 목사로서 또 하나의 새로운 신앙적 인생의 도약점을 맞이한 서영정 목사의 삶이 그의 바람처럼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많은 열매를 맺길 소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