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16명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미군 로버트 베일즈(40) 하사에게 미국 군사법원이 지난 23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했다.

이날 베일즈 하사는 워싱턴주 루이스 맥코드 연합기지 군사법정에서 희생된 피해자 유족들에게 사죄했다.

베일즈 하사는 지난 6월 열린 공판에서 2012년 3월 11일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주의 한 마을에서 대부분 여성과 어린이인 주민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인정했다.

군 검찰은 베일즈가 사건 당일 총기를 소지한 채 혼자서 두 차례 기지를 이탈해 근처 마을의 주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기지로 돌아와 동료에게 자신의 범행을 얘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일즈 하사는 아프간 칸다하르주의 공군기지에 주둔중이던 지난해 3월 기지를 빠져나와 인근 마을 두 곳을 돌며 집안에 잠들어 있던 민간인들에게 총을 난사했다.

베일즈의 변호인단은 베일즈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뇌 외상장애 등을 겪고 있었으며 알콜과 약물 등으로 인해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은 그가 10년간 이라크와 아프간 전쟁터에 네 차례나 파견돼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가운데 죄를 뉘우치고 있다고 설명하며 사형 선고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전투에 참가해 '육군모범군인' 메달과 '대테러공훈' 메달 등을 받은 바 있는 베일스 하사가 저지른 이 사건의 동기는 폭탄 테러로 심한 부상을 입은 동료에 대한 보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