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규호
(Photo : 기독일보) 노규호 목사.

지난 5월 12일 어버이 주일(Mother's Day) 새벽에 한국에 거주히고 있는 아들 내외로부터 아주 큰 선물을 받았습니다.

산부인과 분만실에 들어간 뒤로 꼬박 이틀동안이나 산고를 겪으며 구로하는 며느리 걱정에 기대반 염려반으로 밤잠을 설치고 있는 저에게 새벽잠을 깨우며 아들에게서 카톡(KakaoTalk-SNS)으로 전해진 소식은, 첫마디가 "태어났습니다!" 였습니다.

결국 진통끝에 며느리가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는 소식과 함께 신생아의 세상을 호령하는 듯한 커다란 첫 울음소리를 담은 동영상을 보내왔습니다. 생명의 신비감과 함께 건강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한 첫 손자를 얻은 기쁨과 감사의 탄성이 절로 나왔습니다.

첫 손자를 보았다는 기쁨과 보고픈 마음이 설레어 있었지만, 한 걸음에 달려갈 수 없는 조국 땅이기에 매일매일 조석으로 산모와 신생아의 건강을 묻는 일이 일과가 되어버렸습니다. 손자 태준이와 산모는 하나님의 은혜와 보살핌으로 빠른 회복과 건강한 모습으로 성장하고 있어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지 모르겠습니다.

문화적 변화의 첨단을 걷는 이 시대에, 문명의 이기를 사용하며 매일매일 주고받는 메세지와 사진들이 미숙한 신생아의 사람다워지는 모습을 차츰차츰 보여주며 세상의 첨단과 변화를 새삼 깨닫게 해 주기도 했습니다.

손자가 태어난 지 만 2주(15일)만에 출생신고와 함께 여권사진을 찍었다며 보내준 사진을 보는 순간 그만 깜짝 놀라고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름밖에 지나지 않은 아이가 너무도 성숙하고 건장한 모습으로 의젓하게 사진을 찍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떻게 이렇게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딸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태연히 하는 대답이 "뽀샵(Photo Shop)이예요" 하는 겁니다. 젊은이들은 이미 다 알고있고, 유행처럼 쏟아내는 뽀샵이었던 것입니다.

노규호 목사의 손자 태준이의 실물사진(좌)과 여권사진(우).
노규호 목사의 손자 태준이의 실물사진(좌)과 여권사진(우).

아! 사진성형, 조국 대한민국에서 유행하는 성형수술의 한 부분...

성형(Plastic)수술은 본래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변형내지는 기형을 형태로나 기능적으로 정상에 가깝도록 수술로서 교정하는 외과수술로 20세기 후반 눈부시게 급속히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레이저 성형수술의 전성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포토샵(Photoshop)은 어도비 시스템즈사에서 개발한 레스터 그래픽 편집기로 조국의 인터넷 유행어로 "뽀샵"이라는 말이 사용되고 있는데 컴퓨터에서 이미지를 편집하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너무나 많은 포토샵 이용으로 사회 문제가 될 수 있어 미국의료연합(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는 과도한 포토샵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을 2011년에 도입한 바 있는데, 그만큼 왜곡된 이미지가 대중들에게 영향을 끼쳐 지나친 여론을 조장할 수도 있음을 반증하는 것일겝니다.

조국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성형수술이 유행하면 어린아이 출생사진부터 훤칠한 이마로, 눈과 코, 입을 고치며 뽀샵(Photoshop)을 할까? 사진성형이 유행하다보니 취직을 위해 이력서에 붙이는 사진을 믿을 수 없기에 실물을 직접 만나보아야만 하고, 실물을 보는 면접관이 "성형을 좀 하고 다시오라"는 농담이 유행할 정도일까요?

지나친 생각인지는 몰라도 도대체 조국 대한민국의 진실한 이미지는 무엇일까요? 진실을 왜곡(뽀샵)하는 것을 어린아이때부터 가르쳐주는 것은 아닌가? 손자의 성숙한 사진성형에 속았다, 왜곡되었다, 참 어쳐구니 없이 세상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 기쁨이 반감되어 안타까웠습니다.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과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에베소서 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