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M을 비롯해 침체된 기독교 음악을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삶에 도전이 되고 듣는 이들의 심령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실력과 영성을 갖춘, 준비된 찬양사역자들이 필요한 때입니다.”
한국의 대표적 찬양사역자들이 20일 한 자리에 모여, 한국 CCM의 과거와 현재를 평가하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했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찬양사역자들은 “CCM 등 기독교 음악이 한국교회로부터 철저히 외면받고 있으며, 총체적 난국에 도달했다”고 솔직히 고백했다.
이날 행사는 문화연구원 소금향, 한국다리놓는사람들, 서울장신대 예배찬양사역대학원, 공연기획 GCM, 홍보기획 추미디어앤아트 등으로 구성된 크리스천아티스트연합(UCA; United Christian Artists) 주관으로 상도중앙교회에서 개최됐다.
첫 순서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에는 ‘CCM과 교회문화’란 주제로 권광은 교수(서울장신대)가 사회를 맡고, 한국 CCM계를 대표하는 최덕신·강명식·김명식·심종호·장혁재·천관웅 등의 찬양사역자들이 참여했다.
천광웅 목사(예배사역자)는 한국교회가 CCM 사역자들을 바라보는 현실을 냉정하게 지적했다. 천 목사는 목회자 친구에게서 “찬양사역자를 교회로 초청하고 싶지 않다. 음악을 듣고 싶으면 크리스천 일반 가수들을 부를 것이고, 메시지가 필요하면 저명한 설교가를 초청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은 경험담을 전했다.
천 목사는 “CCM 사역자들이 ‘수준 이하’라는 평가로 들렸다. 마음 속으로 칼을 갈았다. 찬양사역자들이 한국교회에 유익을 줘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 신뢰를 못 줬다”고 밝혔다. 또 천 목사는 “솔직히 마커스와 같은 몇몇 CCM 찬양팀을 제외하고는 활발히 활동하는 팀이 없다. 총체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뭔가가 없는 게 지금의 한국 CCM계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강명식(CCM 아티스트) 씨 역시 “소수의 예배음악으로만 몰리고, 건강하며 수평적이면서 대중적인 CCM은 철저히 외면당하는 상태”라며 한국교회에서 CCM이 설 자리를 잃었음을 재차 지적했다.
심종호(마커스, 예배사역자) 씨는 “CCM 등 한국 기독교 음악의 발전하기 위해선 CCM이 갖고 있는 본연의 장점들을 활성화하고, 일상의 언어로 나눌 수 있을 만한 CCM 노래들이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최덕신(CCM 아티스트) 씨는 CCM의 위기를 바라보며 몇 가지 보완할 부분을 주문했다. 그는 “첫째, CCM 사역자들이 과거엔 모두 아마추어에서 시작했지만, 그래도 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젠 수준이 올라갔다.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음악적 탁월함을 갖춰야 한다. 둘째, 성공한 CCM 사역자들을 따라 가서는 안 된다. 새롭고 용기있는 ‘시도’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장혁재(소리엘, CCM 아티스트) 씨는 CCM 사역자들의 생활고가 심각하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미래의 찬양사역자들이 음악 실력과 함께 사역자로서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그는 “CCM 사역팀이 생활고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어렵지만 평생사역자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한국교회가 원하는 찬양사역자가 돼야 한다. 여러분들에게 교회는 사역자이면서 음악성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명식(CCM 아티스트)는 “CCM은 누구에게나 벅찰 수 있고 감동적이고 도전이 되는 음악을 들려줬으면 한다”면서 미래의 찬양사역자들을 향해 “우리를 따라오지 말고, CCM 등 기독교 음악사역을 준비하는 이들이 자신들만의 새로운 길을 창조해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