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를 시작한지 6개월이 되었던 때였었다. 나는 그 때까지 정말 교회개척이라는 것이 그렇게 힘든 것인 줄 몰랐다. 내 계산으로는 첫 해에는 성도가 100명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300명 그리고 그 다음해에는 500명 이렇게 성장할 줄 알았다. 그런데 개척을 시작해 놓고 보니 정말 내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나도 다르게 교회가 진행되어 갔다. 어느 시점에 가서는 오히려 부흥은 고사하고 벌써 침체를 맞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요예배를 인도하던 나는 정말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게까지 되었다. 내 생각으로는 정말 귀한 말씀을 전하고 있는데 온 성도들이 잠을 자고 있는 것이었다. 교인은 11명 정도 나왔는데 그 중에 눈을 뜬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물론 그 중에는 나의 아내도 있었고 어머니도 계셨다. 나는 그런 형편에서 설교를 하며 생각이 들기를 “아니 내가 이런 상황에서도 설교를 해야 하나, 나는 꼭두각시가 되어서 이런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에 대한 섭섭함이 몰려왔다. “나는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데 잠을 자다니… 그래도 아내만은 들어 줄 줄 알았는데 그리고 어머니는 들어줄 줄 알았는데… 어떻게 잠을 잘 수 있단 말인가…” 생각하며 화가 났다.

그리고 아무도 들어주지 않은 설교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생각하며 나 자신이 버림받은 자 같아서 너무나 가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갑자기 생각이 들기를 “참 나는 말씀의 능력도 없는 것 보니 하나님도 나를 외면하고 계신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니 눈물이 나왔다. 그래서 나는 설교 도중에 설교를 중단하고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 듣는 사람도 없으니 설교는 중단해도 상관이 없는 듯 했다.

그런데 내가 잠시 후에 마음을 진정하고 앞을 보니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글쎄 울다가 앞을 보니 잠을 자던 성도들이 언제 잠을 깨었는지 깨어 있었고 더욱이 나를 놀라게 한 것은 그들 모두가 함께 눈물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들을 보며 이 분들은 잠을 자다가 또 왜 우는 것일까? 생각을 하며 남은 설교를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후에 성도님들 중에 몇 명에게 물었다. 왜 잠을 주무시다가 울었습니까? 말씀을 듣지도 못했는데…. 그랬더니 그들의 한결같은 답변이 나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네 목사님, 저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목사님이 우시니 그냥 안 되어서 따라 운 것입니다”

나는 그 말에서 귀한 진리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성도들은 목사가 울면 같이 운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날 밤 성도들이 잠을 자다가도 목사가 울면 따라 운다는 이치를 깊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그 말을 목사가 감동을 받으면 성도들은 같이 감동을 받는다는 말이고 목사가 감동을 받지 못하면 성도들도 감동을 받지 못한다는 말로 이해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문제는 목사인 나였다. 설교를 할 때 잠자는 성도가 있는 것도. 그리고 설교를 할 때 은혜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비평적이 되는 것도… 그리고 설교를 들으며 다른 사람 생각나게 만드는 것도 모두 목사인 나의 책임이었다. 내가 은혜가 없어서, 감동이 없어 되어진 것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나는 기도를 드리지 않을 수 없었다. 주여 제가 앞으로는 신세타령 하며 울지 말게 하시고 이제는 말씀에 감격하여 울게 하옵소서…. 그래서 나를 따라 우는 성도님들이 내가 불쌍해서가 아니라 그들도 은혜를 받아 울게 하옵소서!

베이사이드장로교회 이종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