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비 내리던 내 영혼의 창가에
바람에 지지않는
아치형 무지개 떳습니다

아, 신비한 언약
후후 불면 비눗방울처럼 이슬이 날고
아슴히 속삭이는 꽃길 거닐면
들려오는 휘파람 소리

이전에 먹구름은 사라져
매일 하이얀 망사옷으로 갈아 입는
구름의 속살이 보일듯한

하늘 한자락 편지지처럼
또르르 말아 땅에 쏟으면
온누리에 하늘물이 들것만 같습니다

지천에 숨겨놓으신 그대의 얼굴
어린 풀잎속에 촘촘히 박혀있는 별들
그대의 눈동자를 설핏 마주친 듯

천지간 왕래하는 하늘의 비밀이라
라일락꽃 속에도 밤새 우주가 돕니다

아,
그대의 피로 내 혈관에 가득 채워
모든 죽어있는 것들을 살릴수 있다면

그대는 나의 시(詩) 나의 생명
내 영원한 부국어(父國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