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교회의 두드러진 특징은 문화 사역의 활성화이다. 미주 이민교회에서도 새로운 세대를 수용하는 문으로 문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1세와 2세의 신앙적 연합과 청년 사역에 있어 이민교회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이 없는 교회는 미래가 없다'고 할 정도로 다음 세대의 신앙 전수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기자는 최근 문화 사역에 몸담고 있는 하나크리스천센터 이용욱 목사, 선교극단 EL 박남신 대표, 남가주서머나교회 김성수 목사와 개인 인터뷰를 갖고 이민 교회 문화 사역의 현주소와 보완할 점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다음은 인터뷰 정리내용.

문화사역은 젊은이들과의 접촉점

이용욱 목사: 이민사회 젊은이들은 신앙이 매우 약하다 못해 무신앙이 상당히 많다. 신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젊은이들, 혹은 교회에서 상처입은 아이들을 다시 교회로 돌아오게 하는데는 문화적인 접촉점이 필요하다.

90년대 미디어를 통해 이민 세대가 한국에 대해 눈을 뜨게 된 것을 볼 때 문화는 신앙의 세계로 젊은이들을 인도하는 미디어와 같은 것이다.

김성수 목사: 새벽에 밖에 나가보면 피씨방 노래방에 고등학생을 포함한 젊은이들로 가득하다. 한 학생에게 '이시간까지 여기서 뭐하니'라고 물으니 '그럼 우리가 어디로 갈까요'라고 반문했다. 사실 갈데가 없는 아이들이다.

크리스천 문화가 이들을 보호해줘야 하는데 흑백TV 시대에 머물러 있는 지금 교회 문화을 보면 외면당해 마땅한지도 모르겠다.

박남신: 연극은 교회 문화에 깊게 자리잡고 있다. 하나님 찬양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연극이 교회에서는 쇠퇴하고 오히려 세상에서 성공하고 있다. 보는 문화의 하나인 연극이 젊은 세대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아마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교회가 문화를 안고 가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바로 지금이다.

이민교회, 열악한 문화사역 환경

박: 이민 생활이 바쁘고 힘들다 보니 사람들 안에 문화 생활이 정착되지 못했다. 문화 교육도 부재할 뿐만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여유도 없이 살고 있는 게 한인들의 현실이다.

이: 대부분의 교회에서 교회 문화 수준을 1세에게 맞추고 있다. 1세들이 자기 수준의 문화만을 영위하려고 하면 자기 문화를 펼칠 수 없는 젊은이들은 밖으로 돌 수 밖에 없다.

김: 1세들은 자신의 울타리를 넘어선 것을 싫어한다. 락음악이 어때? 찬송가도 옛날 선술집에서 부르던 곡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복음의 에센스는 지키되 그것을 싸고 있는 겉옷은 시대가 바뀌면서 같이 변화돼야 하는 것이다.

교회 문화는 엉터리라는 인식이 문제다. 엉터리로 준비해놓고 은혜로 넘기자는 식이 팽배해왔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것을 만들어 놓아도 사람들의 관심을 살 수 없는 것이다.

문화 사역을 통해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그 안에 온갖 눈요기거리만 있는게 아니라 예수가 소개 되야 한다. '어느 콘서트에 갔더니 기독교가 정말 좋은 것이라는 걸 느꼈다'는 간증이 나오려면 어떤 이벤트든지 제대로 만들어야 하고 정확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야 한다.

박: 아직까지 1세들이 교회의 중심을 잡고 있는 가운데 1세들의 관심이 없이는 문화 사역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이민교회에서는 1세들이 문화 사역에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준비해도 관객 동원이 되지 않는 연극은 그만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이민교회가 개교회 중심적 사역을 벗어났으면 좋겠다. 문화계에 관심을 갖고 교인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후원을 촉구해야 한다. 비전과 헌신이 있는 많은 크리스천 문화인들에게 세상보다 나은 문화를 만들 수 있는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격려하는 교회가 필요하다.

복음의 진수를 가르치는 문화, 전문성 있는 문화

김: 감동은 TV 드라마를 통해서 충분히 얻을 수 있다. 젊은이들이 바뀌기 위해서는 복음의 진수를 전해야 한다. 잘못된 기복신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베푸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가르쳐야 한다. 그런 복음의 진수를 가르치는 문화 사역이 돼야 한다.

이:문화는 전도의 도구일 뿐이다. 청년 목회를 하다보면 실수하는 것이 복음의 왜곡과 변질이다. 청년 문화에 맞춘다며 온갖 세상적인 것들을 복음과 섞어버리면 안되는 것이다.

문화 이벤트만 벌인다고 역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청년 사역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신앙의 가르침은 고수해야 한다.

박: 은혜로 넘기는 학예회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 전문성이 결여된 문화는 힘이 없다. 전문적인 훈련과 교육을 통한 수준 높은 문화 사역이 필요한 때이다.

교회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줄 알아야 한다. 퀄리티 높은 공연일수록 선교 효과는 크다고 본다. 세상의 것과 비교했을 때 크리스천 문화가 월등히 앞서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나.

전문성 있는 문화 사역자들을 키우기 위해 배움의 장이 많이 마련돼야 한다. 연극을 하더라고 훈련된 사역자 한명이 질적 수준을 바꿔놓을 수 있다.

올해 말로 계획하고 있는 교회연극세미나가 바로 그런 것이다. 교회에서 실력있는 연극을 할 수 있도록 기획, 연출, 연기 등 노하우를 배울 수 있는 장을 열고자 한다.

김: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방황하지 않고, 그리스도 문화 속에 생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청년들은 교회의 소모품이 아니다. 이들에게 투자하고 문화적 활동 영역을 마련해 주고 신앙과 현실적 삶의 일치를 누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교회에서 교제할 수 있도록 카페 분위기의 쉼터를 마련해주고, 신앙 서적을 통해 신앙의 선배의 말을 듣게 하며 문화 사역의 장을 열어 같이 참여하고 소속감을 갖게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