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규 목사지난 주에는 과테말라를 다녀왔습니다. 김기택 선교사님께서 세우신 6개 국가 교회 조직에서 총무로 섬기는 현지인 목사님들이 모였습니다. 파나마,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혼두라스, 니카라구아 등 6개 나라입니다. 이분들은 모두 목회를 하면서 10여개에서 100여개에 이르는 교회들과 목회자들을 감독하고 지도하는 분들입니다. 대부분 현지 기존 교단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다가 교회 지도자들과 교단 정치에 실망해서 목회를 포기했던 분들입니다. 열정을 가지고 가장 가난한 인디오 마을에서 시작해서 교회를 세워 나가는 코리언 어메리칸 선교사의 사역에 끌려서 돕고 섬기다가 다시 목회의 비전을 품게 되고 여러 해를 거쳐서 이제 나라별로 세워진 지도자로 섬기는 분들입니다.

함께 꼬박 이틀을 보내면서 교회에 대해서, 교회 지도자에 대해서, 협력에 대해서, 세부적인 교리에 대해서 깊이 있고 세밀한 성경공부를 했습니다. 각자 나름대로 가지고 있던 신학, 철학, 목회 방식을 다 내려 놓고 성경에서 새롭게 하나씩 다지면서 정리를 했습니다. 특히 앞으로 지도자의 세대 교체가 일어나고 새로운 일꾼들이 계속해서 세워질 때 변함없이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고 성도를 무장시키고 교회를 부흥시키는 사역이 중남미에서 지속되기 위해서 필요한 숙제들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마지막 날 6개 나라의 교회 조직을 명실공히 하나의 국제적인 조직을 재 정비하고 새로운 비전과 새로운 기대를 가지고 새 출발하는 결의를 했습니다. 중미에서 지난 십년 동안 이루어진 교회 개척과 교회 성장을 앞으로도 지속하여 10배로 키우는 꿈을 함께 꾸기로 했습니다. 중미를 넘어서 남미와 북미, 더 나아가 대서양과 태평양을 넘어 전세계로 복음을 들고 나가는 선교의 에너지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워싱턴에 기반을 둔 원바디 쎈트럴 어메리카라는 이름 아래 국제 교회 조직을 세우고 힘있는 선교 조직을 만들어가는 비전을 다 같이 붙잡게 되었습니다. 특히 그 동안 다양한 미디어로 교회를 섬기던 원바디 파운데이션이 앞장 서게 되었습니다. 원바디에서 풍성한 열매를 맺었던 미디어 사역을 중미에 접속시켜 중미에 있는 수백개 교회들이 도시 선교, 캠퍼스 선교, 오지 선교에 더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만들어 가게 될 것입니다.

함께 참석한 목사님들 중에서 두 분의 간증과 사역이 특별히 주목을 끌었습니다. 코스타리카 총무를 맡고 있는 에두아르도 목사님은 교회를 개척한 지 5년 정도 지나는 사이에 400명의 성도들이 주일마다 모이는 교회로 성장시켰습니다. 예배에는 400명이 모이지만 아직도 100명을 수용하는 조그마한 공간을 빌려서 예배를 드립니다. 주일이면 예배 장소 밖의 길에 수백개의 의자를 놓고 예배를 드립니다. 차가 다니는 길에 의자를 펼져 두고 예배를 드리다 보면 예배 도중에 차가 지나갈 때마다 의자를 들어 길을 터 주고 다시 모여 예배를 이어갑니다. 에두아르도 목사님은 넓은 장소를 빌릴 수 있는 재정 지원을 6개월만 해 주면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교회를 성장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온두라스에서 방송국을 운영하는 마르빈 목사님이 함께 참석했습니다. 전화도, 편지도, 물론 인터넷도 안되는 고산 지역 가난한 인디오 마들이 가득 퍼져 있는 지역에서 방송국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스패니시어 외에도 수십개의 인디오 언어가 있고 인디오 말은 글이 없으며 스패니시를 읽을 수 있는 주민들도 얼마 없기 때문에 중미에서 복음을 전하는 라디오 사역이 차지하는 역할은 어마 어마합니다. 50만명이 사는 지역에 방송 전파를 송출하고 있습니다. 흩어져 있는 목회자들과 헌신된 성도들은 밭에 나가서도 주머니에 작은 라디오를 넣고 리시버를 귀에 꽂고 하루 종일 설교와 찬양을 들으면서 일합니다. 방송국에서 6명의 헌신된 직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통해서 스튜디오 장비와 전파 송출장비를 보았습니다. 50년대 제작된 진공관 식 송출기를 아직도 사용하고 있습니다. 효율이 떨어져서 전기 요금이 턱없이 많이 나갑니다. 스튜디오에 있는 장비들은 미국의 일반 가정집 장비만도 못한 허름한 녹음기, 씨디 플레이어, 마이크, 방송 용이 아닌 일반 앰프용 8 채널 믹서들을 탁자 위에 얼기 설기 엮어 놓고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중미에서 지금 일고 있는 복음과 성령의 역사가 초원의 불길처럼 온 대지를 다 태울 수 있도록 가난한 개척자를 돕는 일에서 국가 지도자들을 세우고 방송과 미디어를 통해서 더 넓고 무게있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도울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역의 경지를 넓혀 가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