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를 주교로 임명하고 동성애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세계성공회와 갈등을 빚은 미국성공회가 동성애를 반대하는 성직자의 주교 임명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성공회는 마크 로렌스 신부가 사우스캐롤라이나 교구 신임주교에 선출된 지 6개월이 다 되도록 임명을 거부하고 있다. 교구는 로렌스 신부가 오는 12일까지 임명을 받지 못할 경우 교회법에 따라 주교를 재선출해야 한다.

신임주교 임명을 위해서는 전국 교구 주교 과반수와 상임위원회 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주교는 과반수 이상이 로렌스 신부의 주교 임명에 동의했으나 상임위원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교구는 75개 소교구가 속해 있으며 동성애 성직자 임명과 동성결혼 축복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교구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교구 주임 신학자 켄달 하몬 신부는 지난 토요일 교구 지도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지난 60년 동안 교구에서 선출한 주교가 본부의 승인을 받지 못한 예는 없었다”고 호소했다. 지역 교구 상임위원회 대표 헤이든 맥코믹 신부는 “몇몇 상임위원들이 로렌스 신임주교 후보자를 다시 고려해 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 이에 동참하는 위원들이 늘어나도록 기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에드워드 살몬 주교 후임으로 선출된 로렌스 신부는 캘리포니아 샌와킨 교구 출신이다. 이 교구 역시 동성애 성직자 임명에 반대하고 있다.

로렌스 신부는 “주교 임명이 난관에 봉착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교회의 모든 것이 달라지고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본부가 동성애 문제를 성서적인 관점에서 이해하지 않고 사회정의의 문제로 보는 한 갈등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