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에 가면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 가지가 없다고 합니다. 첫째는 시계가 없습니다. 그 안에서 노름을 하면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지금이 밤인지 낮인지를 구분할 수 없게 환경을 만듭니다. 이렇게 24시간 도박과 노름에 빠져 집중하도록 설계되어 있는 공간이 카지노입니다.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를 가늠할 수 없도록 하여 카지노에 빠져있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간관념을 잊게끔 시계를 없애 버립니다.

둘째로 없는 것은 거울입니다. 거울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게끔 되어 있는 것인데, 노름에 탐닉한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피폐해 있는지를 자신이 볼 수 없도록 거울을 없애 버린 것입니다. 거울이 전혀 없으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추한 몰골로 변해있는지 돌아 볼 수가 없습니다.

셋째로 없는 것은 창문입니다. 창문이 있으면 밖으로 나가고 싶은 충동을 사람들에게 유발시키기에 중독성이 있는 카지노라는 "헛된 꿈의 세계"에서 빠져나가 "정상의 세계"로 복귀하고 싶은 욕구를 환경적인 설계에서 철저하게 배제시킴으로 스스로 탐닉하고 스스로 폐인이 되게끔 카지노의 내부 구조를 설계한다는 것입니다.

카지노와 노름이 우리에게 상징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바로 육신의 정욕에 따라 살아가는 세상에서의 삶, 그 자체가 주는 중독성입니다. 우리가 아무런 생각 없이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우리는 육신의 편의를 따라 행동하게 됩니다. 감정이 흐르는 대로 느끼고, 표출하고, 그때그때마다 떠오르는 단편적이고 이기적인 생각대로 판단하는 것이 우리의 삶입니다. 이러한 육신의 생각은 많은 경우 우리에게 중독성을 띤 채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떠난 삶의 결과입니다.

사순절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묵상은 우리의 삶에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자각하고 그 안에 시계(clock)를 회복하고 시간의 개념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할 때, 우리 인생의 후반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찰과 묵상이 시작됩니다. 사순절에 우리가 하여야 할 첫 번째 묵상 제목입니다.

두 번째로 이번 사순절에 회복할 것이 바로 거울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나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거울이 필요합니다. 성경은 율법이 바로 나를 바라보는 거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나를 바라보면서 나는 누구인가를 다시 한 번 정립하는 것이 사순절에 할 수 있는 두 번째 묵상 제목입니다.

세 번째는 바로 창문입니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남이 없고 자기만 있는 사람이 있고, 남을 남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고, 남을 우리로 여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생의 창문은 바로 남을 우리로 여기는 열린 마음의 창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합당한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삶으로의 회귀를 상징적으로 의미합니다. "나만 있는 나"에서 "너와 우리가 있는 나"로 나 자신을 여는 것이 바로 "창문"의 역할입니다.

이번 사순절은 진정한 변화와 성숙을 이루는 기간이 되어야 합니다. 나를 남과 비교해서 남보다 내가 잘 해야 하는 것이 변화요 성숙이라고 착각하는 수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변화와 성숙은 남과 나를 비교해 잘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정한 변화와 성숙은 지금의 나보다 내가 더 나아지고 더 잘 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변화요 성숙입니다.

이번 사순절은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변화와 성숙이 추구되는 기간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주님과 함께 하시는 사순절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그 분이 함께 하십니다.

뉴욕감리교회 이강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