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초유의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가운데 전국이 충격에 휩싸였다. 정치현안에 좀처럼 논평을 하지 않는 보수교계 조차도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성도들의 기도를 촉구했다. 특히 기하성과 기장 총회는 이번 탄핵안 가결이 충분한 명분없이 이뤄졌다는데 견해를 같이한다.

기하성 총회는 탄핵자체가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이번 사태를 '정치야욕에 의해 이뤄진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기장 총회는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한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이자 민주화 학살 행위'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나 이번 탄핵안 가결의 책임을 특정 정당이나 세력의 것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이번 사건은 본질적으로 당파간 힘겨루기를 할 수 밖에 없는 세속정치의 부조리와 불의가, 한국교회 성도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냉소섞인 무관심 속에, 극한으로 치달은 결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과정은 사회전체가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해석이 현실화 되어 실제로 사회 전반이 성숙한 차원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기독교계의 역할이 핵심적이다.

'악의 극한'으로 치닫는 세속이 있다면 그들의 죄악의 짐까지 묵묵히 지고가는 '선의 극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가르침은 악의 극한으로 치달아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과 파국을 초래하는 자들로 인해 초래된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여기고 감당해가는 자들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교회 성도들의 강한 개교회주의적 성향이 벗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악을 삼키는 '선의 극한'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