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볼리비아 윤도근선교사님과 니카라과 이동홍선교사님이 수고하시는 선교지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저를 포함해서 뉴욕노회 목사님 아홉 명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저는 단기선교와 헌당식으로 두 선교지를 여러 번 다녀왔지만 대부분은 처음 가보시는 분들이셨습니다. 많은 감동과 감격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시는 것을 보고 저도 함께 은혜를 받았습니다.

볼리비아 선교지에서는 세 교회를 둘러보았는데 그 교회들의 어린이 구제 선교를 통해서 볼리비아의 미래를 보는 기쁨을 모두 느꼈습니다. 니카라과에서는 일곱 교회를 둘러보았는데 교회마다 영혼구원과 지역 섬김으로 부흥하는 모습에 감동과 함께 도전을 많이 받고 왔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원하여 건축한 볼리비아의 생수교회와 니카라과 마사야 제일장로교회도 잘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돌아오는 길에 터졌습니다. 니카라과 마나구아 비행장에서 네 시간 비행기가 연착되었습니다. 마이애미로 와서 밤 9시 30분에 연결되는 뉴욕 행 비행기를 타려고 했으나 비행기 연착으로 그 비행기도 놓쳐버렸습니다. 세관을 통과하고 다른 비행기를 타려고 어메리칸 에어라인 쪽으로 갔지만 이미 다른 비행기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많은 승객이 줄을 지어서 있었습니다. 두 시간에 걸쳐서 드디어 타게 되나 싶었더니 가장 빨리 뉴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가 토요일 오전 7시5분 출발하는 것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호텔을 마련해 주느냐고 물었더니 그런 것도 없다고 합니다. 그럼 어디에서 이 밤을 보내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공항 안에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기가 막혔습니다. 밤 12시에 허기진 배를 채우려고 그때 까지 문을 열고 있는 공항 안의 유일한 가게인 버거킹에서 와퍼를 하나씩 사서 먹었습니다.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잠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좀 조용하고 카펫이 깔린 구석진 곳을 발견하고 아홉 명의 목사들이 가방을 놓고 외투를 뒤집어쓰고 홈리스가 되어 그 밤을 보내었습니다.

두 가지가 마음에 생각났습니다. 선교지의 감동과 은혜가 컸기 때문에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일어난 일들을 이길 수 있는 힘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연합하여 카펫위에서 자니 초라함이 아니라 하나의 멋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많은 백인, 흑인, 히스패닉계가 공항 여기저기에서 움츠리고 잤지만 한국 목사들이 가장 멋있게 자고 있었습니다.

두 가지 일을 병행케 하시는 하나님만 의지한다면 모든 것이 합력하여 아름답게 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전 7:14; 롬 8:28)

예일장로교회 김종훈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