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한국교회들은 셀 그룹, 목장, 구역 등의 이름으로 교인들을 묶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커뮤니티는 교인들이 서로 삶을 나누는 장이며, 작은 교회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소그룹 모임으로 한국 교회들은 큰 성장을 이루기도 했다.

뉴욕 Elmhurst에 위치한 뉴욕동부교회(담임 황영태 목사)는 '돌탕 모임'이라는 셀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 이름도 특이한 돌탕모임은 '돌아온 탕자들의 모임'의 줄인 말이다. 돌탕모임은 2005년에 부임한 황영태 목사가 1년간 권사·장로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진행한 뒤 전 성도들이 참여하는 확대해 1년 2개월간 진행됐고 있으며, 현재 6개의 그룹이 있다.

'돌아온 탕자'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단어다. 누가복음 15장은 탕자의 비유를 통해 하나님의 조건 없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황영태 목사는 "아버지가 끝까지 기다리며 돌아올 시간과 기회를 줬기에 탕자는 회복할 수 있었다"며 "가정회복을 위해 돌탕모임이 필요했다"고 밝힌다.

또한 황 목사는 "교회내 성도들이 필요로 하는, 삶을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부족했기에, 교인들이 필요로 하는 셀 그룹을 만들었다"며 "셀은 구역을 변형시킨 것인데, 구역을 통해 공동체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돌탕모임은 리더가 없다. 대신 코디네이터가 존재해, 모임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준다. 황 목사는 "코디네이터는 지도자로 군림하는 리더가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하는 아버지 역할을 한다"며 "인도자 없이 성령께 맡기고 모이면 된다. 모두 리더고 모두 주인이다. 모임이 가능할까 궁금해 하는 자들이 있겠지만, 너무 잘 되고 있다. 100%의 성도들이 참가해 허물없이 교제를 나누며 회복의 역사가 일어나고 있다"고 자랑한다.

돌탕모임으로 듀크 신학대 박사논문까지 제출했던 황 목사는 왜 돌탕모임이 필요한 것인지 계속 설명해갔다.

"돌탕모임은 현대사상과 맞아 떨어지는 모임이다. 현대사회는 포스트모더니즘 사회로, 핵심적 가치가 '자기중심적이다'는 것이다. 이것의 근간은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는 끝까지 권위를 붙들고 목사가 성도들에게 군림하려고 한다. 시대가 달라졌기에 목사가 군림하는 위치에 있으면 안 된다. 그렇기에 돌탕모임에 지도자, 리더를 없앴다. 모임 구성원들이 자기들의 필요에 의해 삶을 나누는 도구들을 제공하는 코디를 세운 것이다"

또한 돌탕모임의 사회과학적 배경은 영국 런던의 소아과 의사인 도널드 위니코트(Donald Winnicott 1897~1971)의 대상관계이론(object relation theory)이다. 위니코트는 아동심리치료를 하며 인간의 성장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연구한 사람이다.

이론에 의하면 아이들 성장에 비밀이 있는데, 성장에 필요한 환경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안전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 육체적 성장이 느려진다)과 '대상'(어머니, 아버지)으로 부모는 자신에게 안전을 제공해주는 존재다.

아이의 성장에 있어 4가지 단계가 있는데, 1)어머니와 관계를 맺는 것. 2)어머니라는 대상을 인식하는 단계 3)엄마와 분리하는 단계(이 단계에서는 엄마 아기 모두 괴로워한다. 아이는 계속 울기만 하고, 엄마는 아기에게 등을 돌리고 싶다. 아기도 엄마를 밀어내고 싶어 한다) 4)환경 붙들기 단계(그러나 엄마는 아이를 사랑하기에 아기를 안고 운다. 엄마도 아기도 어쩔 수 없는 환경에 처한다. 그러나 아기는 이 단계 통해 심리적으로 성장하며 환경을 수용하며 새로운 곳을 향해 꿈을 꾼다)다.

이 4단계는 계속 반복되며 청소년기가 되면 아주 심하게 나타나 부모를 없애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부모의 존재를 부인하기도 한다. 이 이론을 교회 환경에 적용한 것이 돌탕모임이다.

황 목사는 "오늘날 목회자들이 성도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고려하지 않고, 목사를 비난 하는 교인들을 교회 밖으로 내보내 버리고 한다. 그런데 목사는 그런 대상이 되기 위해 목사가 되는 것이다. 탕자의 아버지가 끝까지 아들을 버리지 않고 기다렸는데, 목사는 탕자가 다시 돌아올 기회를 줘야 한다. 그래서 목사가 있고 교회가 있는 것이다"며 "2-30년간 배운 것이 하나님의 사랑인데, 교인들이 어떻게 실천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돌탕모임은 인내하고 참아주고 기다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돌탕모임을 하며 그런 관계 속에서 함께 어울리며 성장하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에서 진행되고 있는 돌탕모임은 규정돼 있는 형식이 없다. 황영태 목사는 "보통 목사님들이 교회를 끌고 가는데, 저희교회는 성도들이 끌고 간다"며 "모임 속에서 '선교를 하자, 고아원을 돕자'는 등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할지 이야기가 나온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황 목사는 교회들의 제자양육에 있어 주객이 전도된 점을 걱정했다. 어떤 교회들은 영혼구원이 목적이 아니라 교회의 양적 성장을 위해 양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가 부흥한다는 소리를 들으면 이것을 하고 또 저것을 하기도 한다. 큰 교회를 세워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 교회가 성장했다고 목사가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데, 이것은 옳지 못하다"고 지적하며 "영혼구원을 위해 고민하다보니 제자양육 프로그램들이 실시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교회를 성장시키기 위해 셀 그룹을 한 것이 아니다. 삶을 나누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어려운 가정의 회복을 위해 돌탕모임을 한 것이다"고 덧붙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