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정당 창당계획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한기총이 임원회에서 논의한 기독정당에 대한 입장이 '창당과 관련없다'는 방향으로 설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핵심 인사들은 '한기총은 처음부터 관련없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지만 한기총 임원회의 회의내용은 기독교정당의 존립기반을 흔드는 것임에 틀림없다.

뿐만아니라 발기인 대회에 참여했던 인사들 중 상당수도 '실제로는 창당 반대'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창당 핵심 인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상황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창당과정 자체가 역사적 연속성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창당을 이끌고 있는 핵심 인사들은 보수교계 인사들이다. 발기인들 역시 보수교계 인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정당 창당'을 광의의 선교적 과제로 본다면 극단적으로 진보적인 색채를 띄고 있는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역사적으로 정당성과 연속성을 부여 받기 위해서는 진보적인 신학의 기반위에서 그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수고를 경주해왔던 이들이 창당의 핵심세력을 이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기독교정당 창당은 그와 같은 진보적 신학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기반이 희박한 이들이 이와 같은 진보적인 이상의 실현에 '갑작스럽게' 뛰어드는 형국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역사적인 연속성의 결여가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는 것이다.

기독교정당은 기독교정신을 통한 '정치문화의 정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그것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창당 인사들의 꺾이지 않는 소신과 신념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소신과 신념은 역사적인 연속성이 있을 때 인정받을 수 있다. 그것이 결여됐을 때 신념은 신념이 아닌 억지가 된다.
현재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인사들은 더이상 억지 주장을 펴지 말고 겸허히 잘못을 시인하고 실수를 인정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