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황금어장 대학 캠퍼스가 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70, 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이, 90년대에는 낭만적 배낭여행과 해외단기유학이 대학문화의 대표적 코드였다면, 요즘은 ‘취업준비’와 같은 경제코드들이 대학문화 전반을 주도하고 있다. 대학이 변하면 캠퍼스 선교단체도 변화의 물결을 타기 마련이다.

본보는 오랜 세월 캠퍼스 선교에 몸담은 현직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캠퍼스 변화 추이에 따른 선교전략을 들어보기로 했다. 두 번째로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학원사역연구소장 전용덕 간사를 만났다. 전용덕 간사는 83학번으로 대학 새내기 때부터 CCC멤버로 활동했으며, 졸업 후 캠퍼스에서 CCC 간사로 사역하다 지난 2003년부터 CCC 학원사역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한국 대학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한 나라를 재건하기 시작하면서 고등교육 기관이 신설되었고, 그 혼란 가운데 선교사들은 일단 지성인들이 모인 대학가에 복음의 깃발을 꽂았다. 캠퍼스 선교회들은 지난 50년간, 앞뒤 안가리고 ‘지성인 복음화’라는 기치만을 정신없이 붙들고 왔다.”

전용덕 간사는 지난 수십년 간의 캠퍼스 변화상을 짚으며 “이제는 우리가 어디쯤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려봐야 한다”고 했다. 50년간 몰라보게 몸집이 커진 캠퍼스 선교단체들이 이제 머리를 써 몸을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CCC 학원사역연구소는 몇 년째 캠퍼스 변화추이 분석, 새로운 선교도구 개발 등에 역점을 두고 있다.

사람을 만드는 ‘사회’, 안전한가

학원사역연구소가 최근 몇년간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독인들은 캠퍼스 선교에 별 관심이 없고, 비기독인들은 종교자체에 별 관심이 없다”고 한다. 또 통계 분석에 따르면, 요즘 대학생들은 일반적으로 “환경의 변화로 보다 개인주의적이 되었고, 생존경쟁 시대에 살다 보니 이기적이 됐으며,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아 절대가치를 상실하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실용주의적이 되었다”고 한다.

전용덕 간사는 대학생들의 변화상에 대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로부터 오는 총체적 문제”라고 했다. 치열해지는 생존경쟁식 사회, 무너진 공교육, 상대적 가치 등이 이같은 사회구성원을 빚어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사회로부터 영향을 받는 개개인, 특히 대학생들은 보다 철저히 개인주의적 이기주의적이 되어 가고 있다.

올바른 교육, 20년 뒤 사회를 바꾼다

그래서 CCC는 ”크리스천 인재를 양성해 사회 각계각층으로 배출”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사회를 당장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대학생들을 4년간 기독교적 세계관과 가치관으로 전인격적 교육을 해 사회로 배출하면, 이들이 사회의 주도세력이 되었을 때 바른 여론형성과 성경적 국가정책들이 나올 수 있겠다는 계산이다. 60-80년대 캠퍼스 선교회 출신들 중 사회 각계각층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때문에 CCC는 청년층 맞춤전도로 유명해진 ‘여우사이’ 같은 새로운 전도도구를 개발해 영혼구원에도 힘쓰지만, 사회참여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청년들에게 ‘민족, 사회’와 같은 개념을 넣어 사회를 섬기게 유도하는 것이다. 전용덕 간사는 “영혼구원에 쏟는 열정만큼 사회에도 투자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못 가 사회가 교회를 외면해버릴지도 모른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