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가운데 쫓기듯 하루하루를 살아가기에 주일예배 한 번 드리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던 크리스천에게, 그리고 한 번쯤 교회에 가서 예배드려보고 싶지만 그 담이 너무 높아 보여서, 혹은 너무 부담스럽고 거북해서 가보지 못했던 믿지 않았던 이들에게 기쁜 소식이 될 수 있는 곳이 있다.

뉴욕 맨하탄 32가 한인타운 먹자골목에 위치한 가스펠 카페.

주변을 보면 음식점, 미용실, 노래방에 가려 교회가 있을 것 같지 않지만, 작지만 함께 모여 찬양하고 예배드리고 하나님 안에서 풍성한 교제의 시간을 나눌 수 있는 예배당이 32가 5에비뉴에 자리잡고 있다.

그 곳은 예배를 드릴 때는 예배당이 되지만, 그 이외의 시간에는 카페도 될 수 있고, 때로는 무대도 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40석 남짓의 테이블과 의자들.. 맨 앞 강대상이 있어야 할 곳 같은 곳에는 대형 스크린과 앉아서 찬양부르며 기타부르기 적절한 의자 하나가 마련돼 있었다. 또 뒷편에는 한 쪽은 인터넷, 또 다른 한 쪽은 녹차, 커피 등 다양한 차를 골라 마실 수 있는 차종류가 눈에 띄었다. 문을 열자마자 푸근하고 따뜻한 미소로 맞으시는 가스펠 카페지기는 주효식 목사.

"차는 셀프입니다. 그런데 처음 오셨으니까 제가 타드리지요." 하시면서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본 기자가 준비해 둔 질문이 여럿 있었지만 오히려 목사는 질문을 하기 전에 하나 둘 씩 가스펠 카페의 시작, 앞으로의 비전 등 하나하나 설명해 나갔다.

"평소에 문화사역에 관심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가 교회라고 할 때 일반인이 다가갈 수 없는 보이지 않는 담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교회에 가서 예배드리고 활동하는 기회가 있을지라도 일단 교회에 들어가면 너무나 분위기나 모든 것이 무겁고 생소해 따라가지 못합니다. 즉, 마음이 쉽게 열리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러니 설교가 마음속에 들어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고민에서 출발한 정원교회는 대부분의 바쁜 뉴욕의 크리스천에게 가깝고 쉽게 다다갈수 있는 공간적, 시간적 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겨우 일주일에 한 번 11시에 예배드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떤 이는 주일마저도 일을 해야 하므로 교회에 나가서 예배드리고 찬양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보면서 주효식 목사는 '생활 속 삶의 현장과 가까이에 있으면서 그것을 통해 쉽게 복음을 접하고 경건의 시간을 갖고 그를 통해 재충전의 시간을 갖게 하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늘 카페에서 찾아오는 이들이 있으면 손수 커피도 타고 상담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상담을, 기도를 필요로하는 이들에게는 기도로서 힘을 주기도 한다. 또한 일하다 잠깐 들러서 말씀을 듣거나 묵상을 하거나 기도를 할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통해서 주님 앞에 그리스도인으로서 더더욱 성장하고 은혜를 받을 수 있는 통로가 바로 이 가스펠 카페의 사명.

"우리가 전도를 할 때 강제로 교회에 끌고가기 보다는 차 한잔 마시러 왔는데 와서 보니 찬양이 있고 예배가 있는 곳, 믿지 않았지만 쉽고 가깝게 접근하고 다가가면서 교회라는 곳이 어디 멀리 동떨어진 세계가 아니구나, 그러니 마음을 쉽게 열고 그것을 통해 복음을 쉽게 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문화라는 코드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을 연결할 수 있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믿지 않는 이들의 마음을 우리는 문화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쉽게 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32가는 미국인과 외국 관광객들에게 한국에 대한 인상을 심어주는 중요한 곳입니다. 그런데 보이는 것은 모두 다 먹고 놀자의 문화입니다. 한국 하면 '먹고 놀자'의 인상만이 남아질 수 있는 곳인데 이곳에 십자가를 달고 교회를 세웠습니다. 장차 이것이 한인사회의 이미지 중 가장 중요한 이미지가 될 것입니다."

정원교회는 2개월 동안의 사전 조사와 답사등의 철저한 준비끝에 작년 11월에 처음 시작되게 되었다. 인간적인 생각과 계획으로는 모든 것이 다 지원되고 준비되어지고 충분할 것 같았지만 막상 시작하고 보니 그러한 모든 것이 다 깨어지고 무너지게 되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 오히려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을 느꼈고 더 많은 은혜를 주셨다고 주효식목사는 고백한다.

"언젠가는 기독교 방송에 한 번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듣고 멀리 플러싱에서 한 할머니께서 맨하탄까지 오신 겁니다. 좋은 일 훌륭한 일 하라고 손을 꼭 잡으시면서 격려하시고 20불을 헌금하셨습니다. 완전히 과부의 두 렙돈이지요."

그렇다. 부자의 헌금보다 이렇게 귀한 마음으로 모아진 정성이 정원교회에는 더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어딘가에서 모르는 분들의 기도와 도움은 물질적으로는 작을지 모르나 이것이 오히려 더 큰 무형의 자산이라고 주 목사는 말한다.

"제가 왜 정원교회라고 이름을 지으신 줄 아십니까? 창세기 1장에 보면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라는 말씀이 나옵니다. 하나님과의 교제가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천국인데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세상은 그것을 잃어버린 곳입니다. 특히 맨하탄은 세계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는 곳입니다. 200개이상의 국적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인 만큼 다양한 민족과 인종들이 모여 사는 세계의 축소판이지요. 참 중요한 곳인데 먼저 이곳부터 하나님의 에덴의 이상을 회복하자는 취지에서 정원교회로 짓게 되었습니다."

현 상황은 작고 초라하지만 이 작은 겨자씨 안에 하나님의 큰 나무의 꿈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제가 이 사역을 시작하게 된 모든 것은 다 하나님께서 주신 마음과 생각, 꿈으로 비롯한 것입니다. 앞으로의 꿈은 브로드웨이에 극장을 사서 거기에서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예배를 드리는 것이 꿈입니다. 세계의 많은 이들이 찾아와서 드리는 예배. 나가는 선교가 아니라 오게 하는 선교이죠. 지금 미국의 많은 교회들이 팔려서 술집으로, 카지노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 때 오히려 세상 극장을 사서 하나님을 경배하는 교회로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세상 문화보다 더 수준있고 뛰어난 하나님 나라의 문화를 보여주고 싶습니다."

가스펠 카페에서의 인터뷰는 스타벅스보다 더 많은 가스펠 카페들이 생겨날 것이라는 소망 하나를 갖게 했다. 주 목사의 크고 아름다운 꿈. 하나님께서 분명 이루실 것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