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수난(The Passion of Christ)'의 주인공 예수 그리스도를 연기한 35세 헐리우드 배우 제임스 카비젤이 처음 멜 깁슨을 만났을 때 멜 깁슨은 그리스도가 어떤 길을 걸어갔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카비젤: "네... 저도 제피렐리의 '나사렛 예수'는 봤어요."

깁슨: "아니요. 내 말은 영화가 아닌 실제를 이야기 하는 겁니다."

카비젤: "그럼 나보고 예수 역을 맡아 달라는 겁니까?"

"프로듀서 스테판 맥이비티가 저에게 서핑 영화에 대해 상의하고 싶다며 저를 불러냈습니다. 그런데 막상 나와보니 멜 깁슨이 자신의 신앙 이야기를 하는 거에요. 서핑 영화는 저를 나오게 하려는 미끼였죠."

가톨릭 신자인 카비젤은 예수의 역할을 연기하면서 매우 가치있는 것을 체험했다고 뉴스위크와의 최근 인터뷰에서 고백했다.

"나는 내 아내보다 내 가족보다 예수님을 사랑합니다. 영화를 찍으면서 십자가를 지고 서있는 장면을 몇 번 경험하게 됐는데 그 때 저는 말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에서 관객드리 저를 보는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보게됐으면 좋겠습니다."

맬 깁슨은 그에게 12년 전 복음을 다시 발견하게 되었다며 그의 인생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는 12년 전 다시 신앙을 회복하고 예수의 죽음에 대해 다시 묵상하게 됐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상처로 인해 그의 상처가 치유됐다고 하더라고요. 이것이 이 영화의 주제인 것 같습니다."

영화의 반유대주의 논란에 대해 카비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 영화는 오히려 유대인들의 전통을 잘 반영하려고 노력한 영화입니다. 마리아 역을 맡은 마이아 모르겐스턴은 유대계 로마니아인입니다. 그의 부모는 실제로 홀로코스트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멜 깁슨은 그에게 항상 유대인들의 전통을 물어봤고, 영화에 잘 반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크리스천들은 다윗의 자손이기에 앞서 아브라함의 믿음의 전통을 계승한 자들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본디오 빌라도옆에서서 예수의 머리에다 소리를 질렀던 자들이 단지 유대 민족에게만 국한시켜 보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 그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나의 죄가 그분을 고통의 십자가로 몰고 간 것입니다."

"이 영화는 유대인들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과 그분의 희생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제임스 카비젤은 1968년생으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아이다호 My Own Private Idaho>와 <지아이 제인 G.I. Jane>를 통해 배우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는 1998년 <씬 레드 라인 Thin Red Line>과 2002년 <몬테 크리스토 The Count of Monte Cristo>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유망 배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