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과 자연이 아름다운 스리랑카에서 새해 인사 드립니다. 저희 둘로스는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에서의 사역을 계획보다 일찍 마치고 지난 27일 서남단의 골(Galle)에 도착하여 사역하였습니다. 오늘 12일부터는 중동 아랍 에메레이트의 아부다비를 향해 9일간의 긴 항해를 하게 됩니다. 스리랑카 사역소식을 먼저 전합니다.

연례 선박 정비와 ‘쓰나미’ 구호 사역

둘로스는 일반 선박과 동일하게 매년 한 차례씩 물에서 건져내어 정비 보수 작업을 하는 드라이 독(Dry Dock)을 해야 합니다. 금년에는 콜롬보에서 2주간 동안 선교선의 모든 대외 사역을 중단하고 하루 12시간씩 기관실과 갑판에서 안전검사에 필요한 제반 정비작업을 실시하였습니다. 선박 전체를 물에서 건져내어 새롭게 페인트를 칠하고 각종 부품들을 교체 정비하였습니다. 모두 안전하게 끝나게 되어 주님께 감사합니다. 선교선의 젊은이들이 하루 12시간씩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내년 사역을 위해 기쁨으로 선교선을 정비하는 모습이 감동스러웠습니다.

▲지난 12월 15일 무사히 ‘드라이 독’을 마치고, 1월 16일부터 문서사역, 교회방문, 전도, 수양회개최 등 정상 사역을 했습니다. 16일 열린 공식개장식에는 스리랑카 영부인, 합창의장, 해군 제독 등 주요 인사들이 함께 하여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비 작업에 동원되지 않은 150여명은 20개의 팀으로 나뉘어 스리랑카 전역에서 각가지 구호 사역을 감당했습니다. 1년 전 쓰나미로 말미암아 황폐화 된 지역을 찾아가 어린이 공원 5개를 지어주고, 쓰나미 난민촌과 고아원에 도서와 문구류, 그리고 신발을 살 수 있는 쿠폰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또한 40개 학교를 비롯한 각종 공공 도서관에도 많은 도서를 기증하였으며, 7채의 집과, 6개 학교 화장실, 2개의 마을회관을 지어 주었고, 교도소에 15개의 샤워를 설치했고, 수많은 집을 수리하였습니다.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전심으로 봉사했던 이런 활동 모두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삶과 말로 전달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전세계의 둘로스 후원자들이 십시일반으로 헌금하여 이런 사역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구호 사역은 스리랑카에 머무는 전체 기간에 계속될 것입니다. 특히 싱가폴에서 변호사, 의사, 군인등 전문인으로 구성된 16명의 구호 봉사단이 둘로스에 합류하여 어제까지 함께 일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둘로스 선상 서적 전시 판매장 공식 오픈, 화란의 알렉스 페데스 선장, 라자퍽셔 스리랑카 영부인과 함께
스리랑카가 83년부터 타밀 소수민족의 테러로 내전을 치르고 있는데다가 최근 콜롬보 항이 세차례나 테러 공격을 받았기에 이번 입국 자체도 어려울 것이라고 예견되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시는 일이 있기에 문을 열어 주셨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입국은 물론 일반인들이 둘로스를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은 하나님의 기적적인 간섭과 정부 당국의 협조 덕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절차는 복잡했습니다. 3km나 떨어진 해변공원에서 군인들로 부터 검문 검색을 비롯한 입장 수속을 밟고 경호 버스를 타고 둘로스에 와야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2-4천명이 둘로스를 방문하였습니다. 비 오는 날에도 2천 여명이 줄을 서서 2-3시간을 기다리는가 하면, 4시간 차로 와서 다시 3시간을 기다려 둘로스를 찾아 오기도 했습니다.

골에서는 새벽 5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고 200원짜리 입장료가 몇배의 값에 암매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분들을 예수님의 사랑으로 잘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주님의 은혜였습니다. 이 스리랑카와 이번 예수님의 사랑을 접한 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지금 스리랑카는…

지난 11월 17일 스리랑카에는 사회당과 불교당과 연합한 자유당의 마힌다 라자퍽셔가 새로운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승려들이 국회로 진출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는 불교 지향적 정책을 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매월 음력 보름은 ‘뽀야데이’라는 휴일인데, 새정부 출범 이후 뽀야데이에는 호텔에서조차 술을 팔지 않는 등 많은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합니다.

내전 종식이 가장 커다란 이슈지만 정당에 따라 그 방법에는 큰 대립을 보이고 있습니다.현 정부는 타밀 타이거 조직에 강경한 입장이어서 충돌이 예상되던 바 지난 11월4일 이후 14명의 군인이 사살되었습니다. 그런데 12월 23일 13명이 다시 죽게 된 사건이 발생하여 저희는 기도와 회의 끝에 해군의 권고에 따라 24일 둘로스 서점과 모든 선상 수양회를 닫기로 하였습니다. 계획보다 먼저 콜롬보를 떠나 골로 오게 된 것입니다. 연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이 땅에 속히 평화가 안착되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아시는대로 작년에 높이 10미터의 바닷물이 비행기 속도인 시속700Km로 달려와 순시간에 수만명을 삼키는 비극이 있었지요. 그 1주기 추모식이 12월 26일 오전 10시 27분에 곳곳에서 열렸는데 가장 중요한 행사는 콜롬보에서 골로 달리던 10량의 기차가 삼키웠던 지역에서 열렸습니다. 현지 한국 선교사님들에 의하면 스리랑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낙관적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초연하게 받아드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제 구호는 거의 끝났으나 복구는 5-10년은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어선 1만8천5백척이 부서졌는데, 유럽의 나라들이 상당히 건조해 주었지만 아직도 태부족인 형편이랍니다. 더구나 모두 아직도 배를 다시 타기를 무척 두려워한다고 합니다.

스리랑카의 교회는…

인구 1천9백만중 1천3백만은 싱할라족인데 대부분 불교를 믿고, 3백5십만명은 타밀족으로 힌두교를 추종합니다. 그외 약 1백만의 모슬렘 무어족이 있습니다. 기독교인은 7.6%로서 지난 몇년간 특히 핍박의 대상이 되어 왔습니다. 200개 이상의 교회가 불태워졌고 목사들이 위협을 받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는 일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그간 정부는 반개종법 통과를 추진해 왔는데 쓰나미 때문에 주춤해졌다고 합니다.

한 교회 지도자는 스리랑카 교회가 헤쳐가야 할 난제가 많은 반면, 영적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며 기도를 부탁했습니다. 그는 둘로스의 이번 방문이 성도들에게 격려를 주었고, 주님께 더욱 헌신되도록 도전을 주었고, 불신자들에게 그리스도인들의 삶을 보여주고 사랑을 전달해 준 좋은 열매가 있었다고 고마워 했습니다. 긴장과 불이익 가운데서도 주님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고자 애쓰는 모습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골에 와서 제일 반가왔던 것은 1982년 로고스와 함께 와서 40여명의 청년들을 훈련시켰는데 그중 14명을 참여시켰던 서머나교회가 그 때부터 계속해서 꾸준히 전도하여 2002년까지 16개의 교회를 개척한 것을 본 것이었습니다. 한국 선교사들도 교회개척, 신학교, 지도자 양성 등 다양한 사역으로 역동적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선교사 수련회가 있어 하루를 참석하여 반갑게 교제하고 격려를 받았습니다. 힘든 여건에서 사역하는 이 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중동으로 향합니다. 그 어느때 보다도 여러분의 기도가 필요합니다. 새해에도 기도와 후원으로 동역해 주시는 여러 동역자님들께 하늘로 부터 충만한 은혜가 임하시길 기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출항을 앞두고 둘로스에서
최종상 윤명희 선교사 올림
Daniel & Helen Chae, Postfach 1565, 74819 Mosbach, Germany; daniel.chae@mvdoulo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