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서기행 목사,이하 합동)와 대한예수교장로회 개혁총회(총회장 홍정이 목사,이하 개혁)가 27일 양 교단 전격 합동을 선언했다.

서 총회장은 이날 개혁교단영입(합동)추진위원회의 보고가 끝난 후 총대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어제 밤새 잠을 못자고, 쓴 일종의 선언문(개혁교단 영입에 관한)이 있는데 읽어드리겠다"며 선언문을 낭독하는 돌발 사태를 연출했다.

서 총회장이 발표한 선언문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교단은 개혁교단영입(합동)추진위원회의 보고를 받기로 한다. 둘째, 개혁 교단 총대들은 제90회 합동 총대들로 인정한다. 셋째, 총회가 파한 후 개혁 총대들은 상비부, 기독신문 이사 등에 정당한 자격으로 선발될 수 있다. 넷째, 개혁 총대들에게 총회의 회원권을 주고, 임원선거 등 사무처리에 참석토록 하나 발언권은 이 회기만큼은 유보키로 한다. 다섯째, 합동 후 합동측 5인 개혁측 4인을 구성, 원만하게 교단 합동을 추진하고, 차후 보고를 받기로 한다 등이다.

서 총회장은 이어 "이 선언문을 받으시겠습니까"라고 총대들에게 묻자 대다수의 총대들이 일제히 동의한다며 우뢰와 같은 박수를 치고, 서 총회장의 보고를 받았다. 이에 서 총회장은 "합동측과 개혁측이 합동된 것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공표한다"며 의사봉을 3번 두드렸다. 이에 합동측 총대들이 일제히 일어나 우뢰와 같은 박수로 개혁측과의 합동을 축하했다. 이로써 합동과 개혁측이 전격 합동을 결의, 합동은 명실상부한 장자교단으로 우뚝서게 됐다.

한편 서 총회장은 개혁측과의 합동이 결의되자 그 자리에서 "이 선언서에 당장 싸인을 해야겠다"며 개혁과의 합동에 관한 증거자료로 이용할 것임을 확인했다.

앞서 합동은 개회예배, 성찬식에 이어 3부 사무처리 식순을 진행했으며 절차채택, 유안건제출에 이어 각 위원회의 보고를 받는 순서를 전개해 나갔다. 노회분립위원회의 보고에 이어 개혁교단영입(합동)추진위원회(위원장 서기행 목사)의 개혁교단 영입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다.

개혁교단영입(합동)추진위원회 서기 이병선 목사가 보고를 하려고 하자 일부 총대들은 보고를 받을 수 없다며 들고 일어나기도 했으나 서기행 총회장은 일단 보고를 들어보고, 차후 논의를 하자며 전 총대들의 동의로 개혁교단 영입에 대한 보고가 속행됐다.

이병선 목사는 "2004년 11월부터 2005년 7월까지 5차례에 걸쳐 전체회의를 가졌다"고 보고했으며 양 교단의 '합동 원칙 합의서'(2005년 6월 21일 채택)를 낭독했다. 보고가 끝나자 서기행 총회장은 "보고를 받겠느냐?"고 총대들에게 묻자 대다수의 총대들이 보고에 동의한다며 개혁과의 합동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일부 총대들은 "개혁과의 합동은 찬성하나 절차를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헌법 절차에 맞게 개혁 교단을 영입하자고 했으나 서기행 총회장은 "그런식으로 하나하나 따지다 보면 합동이고 뭐고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총회장에게 발언권을 얻은 한 총대는 "이 자리에서 개혁교단영입추진위원회를 보고를 받고, 합동을 결의해야 한다고 본다"며 "개혁과 합동 감사예배를 드리자"고 말했다. 이에 대다수의 총대들이 "옳소!"라고 외치며 박수를 보냈으며 총회는 순식간에 금방이라도 개혁측과 합동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이때 서기행 총회장은 "이대로 바로 결의하기 보다 어제 밤새 잠을 못자고 쓴 것이 있는데 한번 들어보라"며 "선언문 비슷한 형식으로 되어있다"고 전하며 선언문을 낭독한 것.

한편 서 총회장의 선언문이 대다수 총대들의 동의로 받아들여지자 총회장은 곧 "개혁 교단 총대들을 입장하게 하라"며 "바로 합동감사예배를 드리자"고 말했다.

지시를 받은 합동측 임원은 개혁측에 연락, 별관에서 사무처리회를 마친 뒤 정회 중이던 개혁측 총대들은 이내 합동 정기총회가 진행되고 있는 본관 예배당에 들어섰다. 개혁측 총회장 홍정이 목사를 중심으로 수백명의 개혁측 총대들이 총회에 입장하자 합동측 총대들은 일제히 일어나 우뢰와 같은 박수로 맞이했다.

합동감사예배 '우린 한형제'..총사모는 해산

이어 합동감사 예배가 진행됐으며 대표기도 순서에서 홍정이 총회장은 "한 뿌리에서 자라난 형제교단이 원치 않게 26년간 떨어져 지냈다"며 "그러나 하나님께서 형제교단 합동을 크게 쓰시기 위해, 민족을 위해 크게 쓰시기 위해 개혁교단을 사랑의 손길로 안아주게 하시니 감사하다"고 했다.

홍 총회장은 또 "우리 교단이 잘못한 것이 많은데 용서해달라"며 "이제 합동과 하나돼 민족 복음화, 세계 복음화를 위해 힘과 능력을 달라"고 기도했다.

설교에는 증경총회장 박요한 목사가 '선하고 아름다운 형제의 연합'(시133편:1~3절)을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박 목사는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고 수차례 강조하며 개혁과의 합동을 축하했다.

박 목사는 "26년전 분열의 아픔을 겪은 합동과 개혁 교단이 교단 합동을 통해 이제는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 갔으면 한다"며 "합동 교단이 금번 총회를 계기로 더욱 크게 부흥할 것이다"고 역설했다.

이날 총회 참석자들은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제90회 총대일동'명의로 합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한국교회의 연합을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이날 1시부터 오후 회무처리까지 정기총회 장소에서 시위를 벌이던 총사모는 이날 오후 6시경 모두 해산했다. 다음은 합동총회-개혁총회 합동선언 전문.

합동선언문

이 땅에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된지 120년 동안 하나님의 특별하신 은혜로 한국교회는 놀라운 성장을 하였고 세계복음화 사역의 중요한 부분을 감당하여 왔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분열과 나눔이라는 아픔도 있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의 놀라운신 사랑을 힘입어 1979년의 분열을 극복하고 지난날의 실수를 뉘우치면서 한국교회 앞에 하나되는 교회의 참 모습을 보이기 위하여 이 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우리의 신학적 바탕으로 하나님중심, 성경중심, 교회중심의 신앙의 토대를 굳건히 한다.
하나. 우리는 웨스트민스터 신앙 고백서의 원리에 의한 장로교회의 정치 체제와 그 역사를 계승한다.
하나. 우리는 민족복음화와 세계선교사역을 극대화 함으로 이땅의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데 최선을 다한다.
하나. 우리는 바른 신학과 신앙으로 이 세상을 향해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한다.

하나님의 은혜로 하나가 되는 새 역사를 이루었다. 이제 분리보다 일치를, 정죄보다 용서를 분산보다 협력을 통하여 하나님의 절대적 주권을 선포하며, 개혁주의 신학의 아름다운 정통을 게승하기 위하여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의 돌보심을 간구한다.

오직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옵소서(고전10:31)

주후 2005년 9월27일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 제90회 총대일동



<1보 개회예배>서기행 총회장 “사랑은 고질병 품는 것”

총사모600명 ‘평강영입’ 반대시위-개혁측은 교단통합 두고 현장 대치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제90차 정기총회가 27일 2시 대전중앙교회에서 막을 올렸다. 3시 현재 개회예배가 마무리되고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다.

합동 정기총회 장소인 중앙교회당은 현재 평강교회 영입을 반대하는 ‘총사모’ 600여명과 예장개혁총회(총회장 홍정이 목사)의 합동과의 교단통합을 반대하는 목사 30여명이 각각의 정기총회 장소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극심한 혼란을 빚고 있다.

개회예배에 앞서 ‘총회를 사랑하는 모임’(총사모)는 예배당의 양 길목에 200여명 앞마당에 400여명이 광성-평강 영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이들은 '이단이 웬말이냐 진리를 사수하자' '100년전통의 개혁주의를 수호하자' '이단영입한 서북노회 하나님 앞에 회개하라' '이단영입은 신사참배와 같은 모양이다' 등의 피켓구호를 들고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총신대 신학대학원과 총회 신학원 원우들이 참여하는 총사모는 개혁총회와의 교단통합을 염두해 두고, 개혁총회 총대들을 향해서 '개혁 총대님들 서북노회 가입한 평강제일교회는 이단입니다' '개혁 총대님들 이단영입 반대하십시요' 등의 구호를 연신 외치고 있다.

총사모는 총회에 앞서 26일 대전새로남교회에서도 2차 기도회를 열고 평강교회 영입을 반대하는 기도회를 갖기도 했다.

현재 개혁총회는 합동총회와의 통합을 반대하는 30여명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총회장소인 소예배실 입구는 한때 합동을 반대하는 목회자들이 진입을 시도, 이를 막는 개혁총회측과의 실랑이로 장시간 대치되기도 했다.

현재 개혁총회는 반대측 목회자들의 접근을 일체 막은채 소예배실 문을 잠그고 정기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2시에 시작된 개회예배에서 합동 서기행 총회장은 “사랑은 담는 것이다. 의인은 없기 때문”이라고 설교 메시지를 전했다. 서 총회장은 “우리교단이 보수교단답게 주님의 사랑의 피가 흘렀다”며 “서로 봉사하는 총대들이 될 것”을 강조했다.

또 서 총회장은 “이번 총회는 서로 대접하기를 힘쓰고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며 “총대 여러분은 발언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부드러운 말과 아름다운 행동으로 총회를 은혜롭게 진행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특히 서 총회장은 광성-평강 영입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정든 아이를 어머니는 품에 안는다. 아무리 아이가 고질병에 걸렸을 것이라도 품는 것이다. 사랑은 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