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의 딸’ 한비야가 <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이후 4년 만에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5년 간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써내려간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를 펴냈다.
한비야는 전 세계 긴급구호 현장을 다니면서 “하나님을 절대 원망하지 말아야겠다”고 깨달았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 현장에서 30분만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도 밀가루가 가득찬 창고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땅에 굶주림이 있는 것은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욕심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나누지 않은 인간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자가 약자를 돌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한비야. 그는 22일 여의도동 월드비전 9층 예배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들을 주로 전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하나님과의 공저”라고 말한 그는 특히 “월드비전은 그저 구호물품을 공급하는 단체가 아니다”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갈 때 그들이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로부터 “왜 그렇게 세상적으로 되었냐고.., 책을 팔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쓴다”는 말을 들을 때 제일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비야와의 일문일답.
-“구호현장의 주민들이 단순히 밀가루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땅을 일구고 자립적으로 살기를 원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그러면서 “재난 현장에 희망을 주러 간다”고 표현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주민들은 자기들의 삶을 일구기 위해 스스로 무엇이든지 하기를 원한다. 거기서 우리가 하는 것은 종자물 한 그릇을 가져가는 것이다. 펌프에 종자물 한 그릇을 부으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와 물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그들도 계속 도움만으로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가 만약 물이나 학교만을 건설하러 간다면, 건축업자들과 생수공급자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랑을 함께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과 같이 산을 넘으면서 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음을 알려주며, 산을 다 넘을 때까지 그들과 같이 가는 것이다.
그리고 현장을 가보면 한국 사람들을 무척 좋아한다. 그들에게 ‘우리도 전쟁을 겪었다. 우리도 박살났었다. 우리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제 일어나서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한 세대를 넘기면 된다’ 라고 말해준다. 다른 나라 사람이 말을 하면 잘 듣지 않지만, 내가 가서 한국에서 왔다고 밝히고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며 경청한다.
그리고 ‘우리는 종자물을 가져왔다. 우리는 단순히 물과 식량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사랑과 기도를 가지고 왔다’ 고 말하며 그들과 함께 할 때 그들이 마음을 여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우리의 마음이 전해져, 그들이 당장 개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하나님께 마음을 여는 것을 보게 된다”
-(사회자)책을 쓰면서, 한비야 팀장이 눈물이 많아 졌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이 책은 나와 하나님이 공저를 한 것이다. 책을 쓰면서 막힐 때 마다 하나님께 어떻게 써야 할지 알려달라고 떼쓰며,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현장을 다니면서 힘들거나 슬럼프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물자가 한정돼 있다 보니 모두에게 줄 수 없고, 선택해야 한다. 사정이 모두 나쁜데 골라야 할 때가 너무 안타깝다.
또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해서 물이 안 나오는 곳에 물이 나오도록 상수도 시설 을 구비해 놓았다. 모술이라는 곳인데 이슬람 세력이 무척 센 곳이었다.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복도에 물이 철철 넘쳤다. 복도가 물로 인해 엉망이 되었다. 우리가 가서 열심히 치웠다. 하지만 다시 또 물이 넘쳤다. 왜 그런지 이유를 살펴보니, 수도꼭지가 열려있었다. 이처럼 수도꼭지를 연 사람이 잠글 마음이 없다면 우리는 계속 치워도, 복도에 물이 넘치는 상황을 봐야만 하는 거다. 이런 사실을 접하게 될 때 무척 힘이 든다.
그래서 힘이 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힘이 세다는 것은 동지가 많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과 환경을 잘 알고, 이 일에 함께 마음과 물질을 해 줄 동지가 많아,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그들을 감시할 때 수도꼭지를 장악하고 있던 사람들도 꼭지를 잠굴 수밖에 없게 되리라고 믿는다. 저는 제 책을 통해 우리의 동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즉 힘이 세지리라 믿는다.
또 정말 힘이 빠질 때는 혼자서 그렇게 난리를 친다고 세상이 바뀌냐는 말을 들을 때다.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세상이 깜깜할 때 손에 초를 들고 있다면, 초에 불을 붙여야 한다. 그 작은 초 하나가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불도 붙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너무 초라한 것이다. 그러기는 싫다.
또 힘 빠지는 일이 있다. 이제 버스광고를 시작한다. 이를 보고 어떤 이들은 ‘왜 그렇게 세상적으로 되었냐고.., 책을 팔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쓴다’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의 존재를 몰라 읽지 못해, 우리가 도와야 할 사람들의 소식을 듣지 못하는 것을 막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이 대중 독자를 고려해 쓴 책이라,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기독교적 색채를 보이는 것에 대한 경계가 있었을 것 같다. 출판사가 원하지 않아 빠진 내용이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다만 대중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 하나님을 모든 장에 다 쓸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전혀 그런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점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이다. 이 책의 네팔 편을 보면 그곳에서 기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했던 기도문을 담았다. 그 장을 읽어보면 독자들이 아마 내가 예수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독립군에서 연합군으로 변했다”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재해현장에서 구호단체들이 연합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연합할 수 있을까
“독립군에서 연합군의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은, 이전에 홀로 오지 여행을 다니던 사람에서 월드비전이라는 조직에 들어가 다른 이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아직도 조직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국제 구호단체들과는 연합을 잘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구호단체들과 연합해서 한 적은 아직까지는 없다. 아직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국제적으로 한국 긴급구호 단체의 위상은 어느 정도 되나
“다른 단체는 잘 모르겠다. 월드비전의 위상은 아직 그리 높지 않다. 한국에서의 시작이 정확히 5년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20년 이상 된 단체들과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확신할 수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 했을 때 빠른 속도로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재해 중에는 자연재해도 있지만 인재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호활동을 하다 보면 어느 쪽이 더 많은가. 또 인재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가
“자연재해와 내전으로 인한 피해를 살펴보면 내전으로 인한 피해가 더 많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뿐이지, 우간다나 콩고 같은 경우는 일년에 수 만명이 죽어가고 있다. 이렇게 죽어가는 사람을 합치면 쓰나미에서 죽은 사람의 수를 훨씬 넘어선다.
또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인재로 인해 그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쓰나미 경우 바닷가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말 한마디 해줬다면, 그곳 사람들은 다 살 수 있었다. 15분만 걸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떻게 자연재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수도꼭지를 잠궈야 한다. 그리고 그 수도꼭지를 지키고 있는 그 사람들을 우리가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육강식의 세상의 법칙이 아닌, 사랑의 법칙이 지배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돌봄을 받고, 어른이 되면 아이를 돌보고, 노인이 되면 다시 돌봄을 받는 것처럼, 서로를 돌아보는 세상 말이다”
-5년 동안 긴급구호 팀장을 했는데, 자신의 활동이 월드비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독립군 기질이 강한 사람이라 아직도 업무에서 그 룰을 지켜주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무척 바쁘다 보니, 긴급구호 업무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돈으로 내가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한푼 두푼 모은 아이들의 전 재산을 가지고, 칠순 잔치를 포기하고 보내주신 할머니의 돈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일을 하는 원동력다. 그래서 정신이 바짝 들고,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긴급구호는 사후 처리이지 않은가? 예방차원의 사업의 더욱 중요할텐데, 재난방지나 새마을 운동 같은 예방사업을 하실 계획이 있나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계획이 있다. 복도를 치우는 일 말고, 수도꼭지를 잠궈서 예방을 하는 일을 하고 싶다. 종국에는 평화운동이라든지 예방사업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긴급구호 팀장으로 처음 활동을 했을때, 벤치마킹을 한적이 있나
“벤치 마킹이라고 하기 보다는 구호 사업을 잘 하는 단체의 시스템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케어(Care International), 옥스팜(OXFAM), 까리타스 이 세 곳이 긴급구호를 잘한다. 옥스팜은 특별히 물 사업을 잘한다. 그래서 이 부분은 그들에게 맡긴다. 월드비전은 물자배분을 잘한다. 그래서 세계식량계획(WFP)의 30%의 물자를 월드비전이 배분한다. 서로 잘하는 영역을 나눠서 하고 또한 배우기도 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을 하는 것이다”
-월드비전 전 직원들이 어떻게 이 일에 임하고, 기도는 어떻게 하나
“아무리 바빠도 아침마다 경건회를 가지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또한 모든 회의 때도 기도로 시작한다. 우리의 사업 특성상 드러내고 복음을 전할 수는 없지만, 일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이 현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결국 하나님의 마음이 그들에게 전해지리라 믿는다”
한비야는 전 세계 긴급구호 현장을 다니면서 “하나님을 절대 원망하지 말아야겠다”고 깨달았다. 사람들이 굶어 죽어가는 현장에서 30분만 오토바이를 타고 나가도 밀가루가 가득찬 창고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 땅에 굶주림이 있는 것은 하나님 때문이 아니라 욕심으로 인해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나누지 않은 인간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자가 약자를 돌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책을 썼다는 한비야. 그는 22일 여의도동 월드비전 9층 예배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월드비전 긴급구호 팀장으로 활동하면서 느낀 점들을 주로 전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하나님과의 공저”라고 말한 그는 특히 “월드비전은 그저 구호물품을 공급하는 단체가 아니다”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가지고 그들에게 다가갈 때 그들이 마음의 문을 열게 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로부터 “왜 그렇게 세상적으로 되었냐고.., 책을 팔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쓴다”는 말을 들을 때 제일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비야와의 일문일답.
-“구호현장의 주민들이 단순히 밀가루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땅을 일구고 자립적으로 살기를 원한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그러면서 “재난 현장에 희망을 주러 간다”고 표현을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주민들은 자기들의 삶을 일구기 위해 스스로 무엇이든지 하기를 원한다. 거기서 우리가 하는 것은 종자물 한 그릇을 가져가는 것이다. 펌프에 종자물 한 그릇을 부으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와 물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는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며, 그들도 계속 도움만으로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
우리가 만약 물이나 학교만을 건설하러 간다면, 건축업자들과 생수공급자들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사랑을 함께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들과 같이 산을 넘으면서 넓은 평지가 펼쳐져 있음을 알려주며, 산을 다 넘을 때까지 그들과 같이 가는 것이다.
그리고 현장을 가보면 한국 사람들을 무척 좋아한다. 그들에게 ‘우리도 전쟁을 겪었다. 우리도 박살났었다. 우리도 많은 도움을 받았고 이제 일어나서 다른 이들을 도울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한 세대를 넘기면 된다’ 라고 말해준다. 다른 나라 사람이 말을 하면 잘 듣지 않지만, 내가 가서 한국에서 왔다고 밝히고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눈을 반짝이며 경청한다.
그리고 ‘우리는 종자물을 가져왔다. 우리는 단순히 물과 식량을 가지고 온 것이 아니라 한국의 사랑과 기도를 가지고 왔다’ 고 말하며 그들과 함께 할 때 그들이 마음을 여는 것을 보게 된다. 이런 우리의 마음이 전해져, 그들이 당장 개종하는 것은 아니지만, 점점 하나님께 마음을 여는 것을 보게 된다”
-(사회자)책을 쓰면서, 한비야 팀장이 눈물이 많아 졌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하지만 하나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이 책은 나와 하나님이 공저를 한 것이다. 책을 쓰면서 막힐 때 마다 하나님께 어떻게 써야 할지 알려달라고 떼쓰며, 이 책을 쓸 수 있었다”
-현장을 다니면서 힘들거나 슬럼프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
“물자가 한정돼 있다 보니 모두에게 줄 수 없고, 선택해야 한다. 사정이 모두 나쁜데 골라야 할 때가 너무 안타깝다.
또 우리가 열심히 일을 해서 물이 안 나오는 곳에 물이 나오도록 상수도 시설 을 구비해 놓았다. 모술이라는 곳인데 이슬람 세력이 무척 센 곳이었다.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복도에 물이 철철 넘쳤다. 복도가 물로 인해 엉망이 되었다. 우리가 가서 열심히 치웠다. 하지만 다시 또 물이 넘쳤다. 왜 그런지 이유를 살펴보니, 수도꼭지가 열려있었다. 이처럼 수도꼭지를 연 사람이 잠글 마음이 없다면 우리는 계속 치워도, 복도에 물이 넘치는 상황을 봐야만 하는 거다. 이런 사실을 접하게 될 때 무척 힘이 든다.
그래서 힘이 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힘이 세다는 것은 동지가 많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상황과 환경을 잘 알고, 이 일에 함께 마음과 물질을 해 줄 동지가 많아,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그들을 감시할 때 수도꼭지를 장악하고 있던 사람들도 꼭지를 잠굴 수밖에 없게 되리라고 믿는다. 저는 제 책을 통해 우리의 동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즉 힘이 세지리라 믿는다.
또 정말 힘이 빠질 때는 혼자서 그렇게 난리를 친다고 세상이 바뀌냐는 말을 들을 때다.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세상이 깜깜할 때 손에 초를 들고 있다면, 초에 불을 붙여야 한다. 그 작은 초 하나가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불도 붙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너무 초라한 것이다. 그러기는 싫다.
또 힘 빠지는 일이 있다. 이제 버스광고를 시작한다. 이를 보고 어떤 이들은 ‘왜 그렇게 세상적으로 되었냐고.., 책을 팔기 위해 갖은 방법을 다 쓴다’ 말한다. 하지만 이 책의 존재를 몰라 읽지 못해, 우리가 도와야 할 사람들의 소식을 듣지 못하는 것을 막고 싶은 것이다”
-이 책이 대중 독자를 고려해 쓴 책이라,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밝히고 기독교적 색채를 보이는 것에 대한 경계가 있었을 것 같다. 출판사가 원하지 않아 빠진 내용이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 다만 대중 독자들을 위한 책이라 하나님을 모든 장에 다 쓸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전혀 그런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다. 초점은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메시지를 많은 사람들에게 전할 수 있을까’이다. 이 책의 네팔 편을 보면 그곳에서 기도를 많이 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했던 기도문을 담았다. 그 장을 읽어보면 독자들이 아마 내가 예수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독립군에서 연합군으로 변했다”는 표현이 인상 깊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재해현장에서 구호단체들이 연합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어떻게 연합할 수 있을까
“독립군에서 연합군의 삶을 살게 되었다는 것은, 이전에 홀로 오지 여행을 다니던 사람에서 월드비전이라는 조직에 들어가 다른 이들과 함께 일을 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아직도 조직 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다.
그리고 우리는 다른 국제 구호단체들과는 연합을 잘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구호단체들과 연합해서 한 적은 아직까지는 없다. 아직은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국제적으로 한국 긴급구호 단체의 위상은 어느 정도 되나
“다른 단체는 잘 모르겠다. 월드비전의 위상은 아직 그리 높지 않다. 한국에서의 시작이 정확히 5년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20년 이상 된 단체들과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확신할 수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 했을 때 빠른 속도로 앞으로 전진하고 있다”
-재해 중에는 자연재해도 있지만 인재도 있다고 생각한다. 구호활동을 하다 보면 어느 쪽이 더 많은가. 또 인재를 방지하기 위해서 어떤 해결책이 필요한가
“자연재해와 내전으로 인한 피해를 살펴보면 내전으로 인한 피해가 더 많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할 뿐이지, 우간다나 콩고 같은 경우는 일년에 수 만명이 죽어가고 있다. 이렇게 죽어가는 사람을 합치면 쓰나미에서 죽은 사람의 수를 훨씬 넘어선다.
또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도 인재로 인해 그 크기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 쓰나미 경우 바닷가에서 1킬로미터 떨어진 사람들에게 대피하라고 말 한마디 해줬다면, 그곳 사람들은 다 살 수 있었다. 15분만 걸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떻게 자연재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수도꼭지를 잠궈야 한다. 그리고 그 수도꼭지를 지키고 있는 그 사람들을 우리가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약육강식의 세상의 법칙이 아닌, 사랑의 법칙이 지배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돌봄을 받고, 어른이 되면 아이를 돌보고, 노인이 되면 다시 돌봄을 받는 것처럼, 서로를 돌아보는 세상 말이다”
-5년 동안 긴급구호 팀장을 했는데, 자신의 활동이 월드비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하나
“독립군 기질이 강한 사람이라 아직도 업무에서 그 룰을 지켜주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무척 바쁘다 보니, 긴급구호 업무를 잘 돌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의 돈으로 내가 일을 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다. 한푼 두푼 모은 아이들의 전 재산을 가지고, 칠순 잔치를 포기하고 보내주신 할머니의 돈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이것이 내가 일을 하는 원동력다. 그래서 정신이 바짝 들고, 더욱 열심히 일할 수 있게 된다”
-결국 긴급구호는 사후 처리이지 않은가? 예방차원의 사업의 더욱 중요할텐데, 재난방지나 새마을 운동 같은 예방사업을 하실 계획이 있나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계획이 있다. 복도를 치우는 일 말고, 수도꼭지를 잠궈서 예방을 하는 일을 하고 싶다. 종국에는 평화운동이라든지 예방사업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긴급구호 팀장으로 처음 활동을 했을때, 벤치마킹을 한적이 있나
“벤치 마킹이라고 하기 보다는 구호 사업을 잘 하는 단체의 시스템을 주의깊게 살펴보았다. 케어(Care International), 옥스팜(OXFAM), 까리타스 이 세 곳이 긴급구호를 잘한다. 옥스팜은 특별히 물 사업을 잘한다. 그래서 이 부분은 그들에게 맡긴다. 월드비전은 물자배분을 잘한다. 그래서 세계식량계획(WFP)의 30%의 물자를 월드비전이 배분한다. 서로 잘하는 영역을 나눠서 하고 또한 배우기도 하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을 하는 것이다”
-월드비전 전 직원들이 어떻게 이 일에 임하고, 기도는 어떻게 하나
“아무리 바빠도 아침마다 경건회를 가지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한다. 또한 모든 회의 때도 기도로 시작한다. 우리의 사업 특성상 드러내고 복음을 전할 수는 없지만, 일에 임하는 태도와 마음이 현지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결국 하나님의 마음이 그들에게 전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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