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자유공원 정상에 있는 맥아더 동상 철거를 놓고 진보와 보수단체가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교계지도자들은 “맥아더 동상 철거는 은혜를 망각하는 것이자 역사를 극단적으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진보단체들은 맥아더 장군을 "제국주의 앞잡이"라며 철거를 주장하고 있고 보수단체들은 "맥아더 장군이 아니면 6·25 전쟁 때 적화통일 됐을 것"이라며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아시아복음주의협의회장 김상복 목사는 맥아더 동상 철거논란과 관련, "언어도단이며 역사를 부인하는 짓"이라며 "기독교신앙을 가진 자라면 한국의 신앙의 자유를 지켜주고 북한의 침략에서 한국을 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분을 감사하며 기려야 한다"고 밝혔다.

또 김상복 목사는 "남북분단 원인에 대해 진보와 보수의 차이가 있을 필요가 없으며 역사는 분명한 것"이라며 "미국과 소련이 남북을 갈랐고 북은 북대로 공산화했고 남은 남대로 민주사회를 이룬 것이다. 이유가 어떻든 남한이 북한보다 어디를 비교해도 국민이 살기 좋은 나라라는 점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맥아더 동상 철거에 일부 목회자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목회자들이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는 데 참여한다는 것은 더 더욱 이해할 수 없다"고 질타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최성규 대표회장은 “교회사적으로 볼 때 인천상륙작전이 없었다면 나라가 공산화됐고 지금의 교회와 신앙은 없었을 것”이라며 “다른 것은 양보해도 신앙의 자유를 위해서는 생명을 바쳐야 한다. 피로 지킨 역사를 후손들이 당시 상황을 모른 채 현실만 보고 부수면 안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최성규 대표회장은 “‘갈 때 마음이 다르고 올 때 마음이 다르다’고 당시 한국이 공산화 됐으면 북한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보다 더 큰 어려움을 당해야 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러한 비극을 막아준 것에 고마워해야지 지금 배 부른다고 당시의 모든 상황을 잃어버린 것은 배은망덕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맥아더 장군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도 “역사는 부끄러운 것도 보전하고 좋은 역사도 보전해야 한다. 좋은 것만 역사가 아니라 나쁜 것도 역사”라며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보다는 인천에서 목회하는 사람으로서 6.25 당시 은혜를 받은 이상 동상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한다. 또 현재 인천사람들은 그것을 다 보전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철거를 주장하는 이들 가운데 목회자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 대해 “그 사람들이 신앙을 가진 목회자인가를 질문해보고 싶다”며 “하나님으로부터 온 은혜도 있지만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서도 은혜를 주신다”고 밝혔다.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는 "맥아더 동상을 철거함으로 우리에게 덕 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역사관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철거를 주장하는 측에 목회자들도 포함돼 있는 것과 관련, "교회 안에서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한국교회에서도 호응을 크게 얻지 못할 것으로 본다"이라고 말했다.

강변교회 김명혁 목사도 “6.25 당시 공산화를 막지 못했으면 지금의 교회는 없었다”며 극단적인 역사해석에 대해 우려했다.

김명혁 목사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맥아더 장군이 수도를 다시 회복하고 자유를 우리에게 선사한 것은 고마운 일인데 그것을 파괴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38선이 그어졌던 역사를 바르게 해석하는 것은 좋으나 일단 전쟁에서 한국을 다시 회복한 것을 긍정적으로 봐야지 동상을 없앤다는 것은 역사를 거스르는 극단적인 발상”이라고 강조했다.

또 김명혁 목사는 “만일 ‘제국주의의 앞잡이’라는 이유로 맥아더 동상 철거를 주장한다면 미국뿐만 아니라 미국과 소련 등의 열강들이 참석한 포스담 회담 등도 함께 거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과 소련이 남과 북을 각각 점령한 것이 한반도 분단의 한 원인이기도 하지만 역사적 상황에서 볼 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고 인민군이 침공했을 때 그들을 물리치고 수도를 다시 회복한 공로는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해석에 대해서는 “과거도 그렇지만 미래도 주변 열강들에 의해 불행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에 역사의 잘못을 바르게 분석을 하고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할 수 있다”며 “그러나 너무 극단적인 역사해석은 오히려 민족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김명혁 목사는 “진보나 보수나 성경의 절대진리에 위배되지 않는다면 너무 극단적으로 대결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서로 수용하고 용납하는 분위기를 양쪽에서 만들어야지 이것이 국력소모적 방향으로 간다면 주변국이 우리나라를 얕잡아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 서경석 목사는 “맥아더 장군의 동상은 6.25 당시 미국과 맥아더 장군이 우리 나라와 교회를 공산 세력으로부터 보호해 준 데 대한 감사의 표시로 세운 것이기에 그것을 철거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하며 “(맥아더 장군 동상 철거를 주장하는 이들의) 그같은 논리는 KNCC같은 진보 계열에서도 쉽사리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KNCC 부회장 김상근 목사는 "맥아더 동상이 있는 자체가 역사"라며 "그 역사적 현실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는가가 현재 사는 이들의 몫인데 이것을 꼭 철거해야만 역사가 바로 해석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상근 목사는 "맥아더 동상을 두고 과거에 맥아더 장군의 은공과 미국의 공덕에 고마움을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면 지금은 철거를 주장하는 등 생각을 달리하는 사람들이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꼭 철거하는 방법으로 우리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상근 목사는 "맥아더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논리에 따른다면 지금의 서울역사, 시청 등도 모두 철거해야 할 것"이라며 "맥아더 동상은 역사의 흔적으로 놔두고도 역사의 재해석은 얼마든지 가능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