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8월 15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압록강 주변지역을 다녀왔다. 35시간 배를 탔고 15시간 버스를 탔다. 북한이 마주보이는 곳곳에서 10번이 넘는 예배와 기도회를 가졌다. 가방에 잔뜩 넣어간 중국어성경과 옷가지도 전달했다. 고된 여정이었지만 학생들이 잘 따라주었다. 너무 힘들어서 다시는 안 가겠다고 학생들이 투정했지만 저들의 가슴에 북한과 옛 고구려 땅에 대한 사랑의 불이 분명히 붙었을 것이다.

그 힘든 여정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동원시킨 이유 중의 하나는 우리의 옛 조상, 고구려인의 진취적인 기상을 보고 배우게 하고도 싶었기 때문이다. 보고 들은 만큼 품고 사랑할 수 있다. 우리의 차세대는 북한을 가슴에 품고 중국 동북부는 물론 중국 서부를 넘어 중앙아시아와 예루살렘까지 진출해야 한다. 복음의 힘, 경제의 힘, 문화의 힘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 기도하고 준비하고 실력을 길러야 하겠다.

중국 요령성 단동시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의 신의주를 마주하고 있다. 총인구가 76만 명이고 조선족은 5만 명이다. 중국 변방의 중소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인구 30만 명의 신의주와는 비교가 안 된다. 보트를 타고 압록강 중앙에서 신의주를 바라보면 70년대의 우리나라 같다. 북한의 2대 도시였다고 하는데 너무 초라하다. 단동을 바라보면 마천루가 즐비하다.

공산주의를 고수하는 북한과 공산주의를 포기한 중국의 차이가 거기처럼 극명한 곳이 어디 있을까. 압록강 중앙에서 양쪽을 바라보면서 좋은 지도자에 대한 갈증이 컸다. 중국 지도자, 등소평(1904-1997)은 검은 고양이나 흰 고양이나 쥐를 잘 잡기만 하면 그뿐이라면서 공산주의 경제를 개방하고 외국자본을 과감하게 끌어들였다. 그리고 비록 정부가 통제하긴 하나 삼자교회도 허용했다.

그 결과 중국은 지금 경제대국의 대열에 들어서고 있다. 북한 지도자, 김일성(1912-1994)은 온갖 구호를 동원하면서 공산주의 경제를 고수했지만 수많은 자기 백성을 굶겨 죽였다. 교회를 탄압하고 교회자리에 자기 동상을 세웠다. 북한 전역에 3만 개가 넘는 김일성부자의 동상이 있다. 수백만 명의 북한주민들이 여전히 아사의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해방전후에 동양최대의 수풍발전댐을 보유하고도 지금은 전력부족으로 밤에 불을 밝히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북한 주민들이 저토록 큰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코 김일성부자를 잘못 만났기 때문이다. 압록강 중앙선이 중국과 북한의 국경선이다. 보트를 타고 압록강 중앙선을 넘어 신의주 쪽으로 가까이 가보니 한 건물에 “21세기 위대한 태양 김정일 장군 만세”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다. 쓴 웃음이 절로 났다.

압록강을 따라 버스를 타고 요령성 단동시에서 길림성 집안시로 이동하면서 북한 쪽을 바라보니 곳곳이 산꼭대기까지 밭뙈기로 개간돼 있었다. 그러나 종자가 없어 방치된 곳도 있었다. 그 와중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주석의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는 팻말이 산중턱에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김일성은 죽어서도 유훈통치니 시신참배니 하면서 북한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지도자 한 사람이 잘못하면 백성전체가 어려움을 당한다. 유다 왕, 르호보암이 그랬다. 그의 잘못으로 애꿎은 유다 백성이 전쟁 통에 죽을 고생을 하는 것을 보게 된다(대하12:1-2). 좋은 지도자는 하나님을 잘 믿는 자요, 그래서 자기 백성에게 번영을 가져다주는 자다. 이런 지도자를 만나면 백성이 행복하다. 유다 왕, 히스기야가 그랬다(왕하18:6-7).

우리는 백성과 동고동락하며 백성의 눈물을 닦아줄 수 있는, 좋은 지도자를 주시라고 기도해야 하겠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거하시며 우리의 눈물을 닦아주시는 분이다(계21:3-4). 이 하나님처럼 백성을 사랑하고 백성의 고통을 덜어주는 지도자를 갈망하는 기도를 드리자.

김종춘 목사(www.dreamel.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