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세미나나 어려운 부부들을 상담하다 보면 자주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바로 "평생 그렇게 살았는데요, 뭘..."이다. 그동안 아내를 구박하고 또 힘들게 하면서 살아왔는데, 지금 바꿔지겠냐는 포기와 좌절의 아내 목소리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세미나를 듣고 바꾸고는 싶은데, 이제 나이 다 먹어서 죽을 날이 다가왔는데 바꿀 필요가 있겠느냐는 남편의 음성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아직도 살아갈 날이 창창한데 여기서 말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계속 도전을 하도록 권한다. 그러다가 그 권면을 듣고 뭔가 변화를 시도해 보면 "아, 산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도 한다.

부부들을 만나다 보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느 삶들이 의외로 많다. 자신이 뭔가 변화된다는 것은 정체성의 상실이고 곧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를 느끼는 듯하다. 그래서 우선 근처에도 오지 않으려는 사람들도 제법 있다. 아내가 아무리 권면을 해도 아예 싫다면서 접근조차 회피하는 것이다. 물론 거기만 가면 남자들이 손해 본다는 소문을 들어서겠지만 손해보는 것이 곧 이익임을 모르는 나름대로 계산이 빠른(?) 남자들이 아내의 속을 계속 썩이는 것이다.

가끔은 아무 것도 모르고 따라 왔다가 뭔가 변화에 대한 도전ㅇ르 받기는 했지만 그 변화를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강할 때 던져지는 말이 바로 이것,

"평생 그렇게 살았는데요, 뭘..."이다.

그러나 산다는 것은 그 남은 시간의 양이 아니라 질(質, Quality)이라는 것을 왜 모르는 것일까? 하루를 살더라도 제대로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던 간에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돌이키고 이렇게 살아 보겠다고 결단하면 되는 일이다.

내가 뭔가 변화된다는 것이 자신의 자존심을 꺾는 일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나 그것이 오히려 배우자에게 존경심ㅇ르 불러 일으킨다는 것을 왜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혹시 내가 이렇게 변화되면 배우자가 나를 무시하고 가족들도 나를 우습게 볼 지 모른다고 생각할 지 모르겠다. 그러나 모르는 소리 하지 말라. 아버지의 새로운 변화가 가족의 분위기를 바꾸고 심지어 집안의 공기까지 신선하게 만든다는 것을 아는가?

마치 하나님을 알지 못할 때와 영접하고 난 다음의 분위기가 변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떻게 보면 영적인 가치관의 삶에의 접목은 제 2의 전환점(Turning Point)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이러한 가치관의 변화가 영적인 삶의 깊이를 더해 준다면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겠는가?

남성들이여 도전하라. 더 이상 두려워 말라. 나의 가치관이 변하고 삶이 변한다는 것은 내 인생의 종말이 아니고 너무나도 황홀하고 보람되며 신이 나는 새로운 출발이라 할 수 있다. 더 이상 무엇을 주저할 필요가 있겠는가?

"지금까지도 이렇게 살았는데..."라는 말은 정말 소중한 보화가 벽 뒤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해 버리는 아주 어리석은 일과도 같다. 세상은 자꾸만 우리 귀에 "지금 그대로 살아라. 변화는 무모한 짓이다"고 유혹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열릴 것이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살았는데"라는 말 대신에 "기왕 사는 것, 제대로 한번 살아 보자"는 말로 바꾼다면 되지 않겠는가? 물론 제대로 살아본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도 많겠지만 중요한 것은 부부가 함께 이 땅에서 정말 행복하고 신이 나는 천국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도전의 기회는 우리에게 언제든지 열려있다. 단지 내가 그 동아줄을 잡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행복의 문에 다다르지 못하는 것이다. 선택은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냥 그럭저럭 남들 사는 것 부러워 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기왕 사는 것, 진짜 멋있고 행복하게 살아볼 것인가?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겠는가?

천숙은 침노하는 자의 것임을 잊지 말라.

글/ 추부길(한국가정사역연구소 소장, 웰빙교회 담임목사, 월간 가정과 상담 발행인 겸 편집인,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