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칼럼] 마라에서 엘림으로

나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지난날을 회상하는 시간이 전보다 늘어간다. 그리고 지난날에 한때 이런저런 일로 만나고 사귀었던 사람들을 다시 만나게 되는 기회도 늘어난다.

그런데 그렇게 옛 사람들을 만나노라면 어떤 사람들은 세월이 쌓여가면서 긍정적으로 살아 삶의 모습이 좋은 쪽으로 풀려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더러는 부정적으로 살아 삶의 모습이 오그라들고 힘든 쪽으로 살아 온 사람들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출애굽기 15장 25절에서 27절 사이에는 마라 우물과 엘림 우물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해방되어 가나안 땅을 향하여 나가는 중에 시나이반도 사막 땅을 지나게 된다. 그런데 애굽을 벗어나 홍해바다를 육지같이 건너는 기적을 체험하며 기쁜 마음에 희희낙락 하였던 것도 잠시였다. 뒤 이은 3일간의 행군에 물 한 방울 마시지 못하게 되었다. 백성들의 고통이 어떠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러던 터에 우물을 만났다. ‘마라’란 지역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우물물을 마시려 하니 써서 마실 수 없는 물이었다. 아마 그래서 지역 이름이 ‘마라’라 불러지게 된 것 같다.

‘마라’란 말은 ‘괴로움’‘고통’‘불행’ 등의 뜻을 지닌 말이다. 천신만고 끝에 찾아낸 우물이 오염되어 마시지 못하는 물이었을 때 그들이 느낀 낙담이 어떠하였을지는 짐작할 수 있는 바이겠다. 이에 모세가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우물곁에 서있던 한 나무를 하나님이 보여주셨다. 모세가 그 나무를 잘라 물에 담갔더니 물이 정화 되어 마실 수 있게 되었다.

이 부분에서 우리가 받아야 할 교훈이 있다. 우리들 크리스챤들은 ‘마라’같은 괴로움과 불행이 가득 찬 세상에서 그 나무처럼 세상을 살맛나는 세상으로 바뀌어지게 하는 데에 쓰임 받을 수 있어야겠다.

그 후 그들이 행군을 계속하였더니 ‘엘림’우물이 있는 곳에 도착 하였다. 그곳에는 우물12개와 70그루의 종려나무가 있는 기막힌 오아시스였다. 그곳에 머물면서 이스라엘 12지파가 한 지파에 우물 하나씩을 배정하고 70명의 이스라엘 장로들에게 종려나무 한 그루씩을 배정하여 그 밑에 천막을 치고 쉴 수 있게 하였다. 그 뒤로 '엘림'이란 말을 안식과 행복을 나타내는 말로 쓰여 지고 있다.

바라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에 ‘마라’에서 ‘엘림’으로 나아가게 되었듯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삶도 불행과 고통에서 안식과 행복으로 나아가게 될 것을 기대하며 오늘도 묵상가족 모두가 엘림 우물곁과 같은 예수그리스도의 품에서 안식과 평화를 누리는 하루의 삶이되기를 바란다.

김진홍 목사(두레교회 담임, 두레공동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