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경석 목사(기독교사회책임 공동대표)는 자신의 홈페이지(www.SuhKyungSuk.pe.kr)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한국 정부의 나약한 대응을 강력 비판하며 정부가 못하면 교회가 나서 국민차원에서 북핵 저지 외교공세를 펼쳐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서 목사는 이 홈페이지에 '인태야, 혜영아! 너희는 정말로 북핵을 반대하고 있니?'란 제목의 공개편지 형식을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편지에서 서 목사는 "북이 핵보유를 해도 대북지원이나 교류협력을 변함없이 하겠다고 한다면 바로 그것이 북핵을 용인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하며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단호하지 못한 대응에 관한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어 서 목사는 "한국정부가 만일 북이 핵실험을 하면 그때는 인도적 지원, 경제교류 등을 모두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이 문제를 정치권과 민간부문과 심각하게 의논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 정부의 중재자 역할의 부재 등을 들어 "참다못해 지금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는 반핵평화국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다"며 이 대회에 적극 참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서 목사는 특히 "그래서 만일 핵실험을 하면 인도적 지원을 위시한 모든 관계를 끊겠다는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는 정부의 나약한 대응을 비판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국정부에 힘을 실어주어 큰 대북 교섭력을 가지고 핵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또 "“만일 북이 핵실험을 하면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은 정말로 못할 짓"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영구히 핵위협 속에서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이렇게 모질게 말해서라도 북에게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교회의 대북 지원 중단을 무기 삼아서라도 북핵을 저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끝으로 서 목사는 "교회가 고민 고민하다가 이런 모진 말을 꺼내기 전에 정부가 먼저 나서서 북을 향해 강하게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의 대북 외교 정책의 개선을 촉구했다. 다음은 서 목사의 공개편지 전문.


인태야, 혜영아! 너희는 정말로 북핵을 반대하고 있니?

인태야, 혜영아! 미안하다. 내가 이렇게 계급장 떼고 너희들 이름을 그냥 불러서... <대장금>에서 장금이가 천한 신분이 되었는데도 과거 동료인 수석상궁에게 반말로 말하는 것 같은 기분으로 너희들 이름을 불러본다. 내가 왜 유인태의원과 원혜영의원과 이야기하고 싶었는가하면 비록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이 두 사람은 참으로 훌륭한 국회의원이고, 정말로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자들이고 내게는 정말로 존경하는 좋은 친구, 후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한동안 열린우리당에 대해 어찌 저럴 수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에도 이 두 사람이 양식을 잃지 않고 당을 바른 방향으로 수습해 내는 것을 보고 역시 내 친구들이다라는 흐믓한 생각을 했었다. 물론 생각의 차이가 없을 수 없겠지. 나는 재야에서 시민운동을 하면서 거리낌없이 정부 비판을 할 수 있지만, 너희야 정부여당 내에서 중책을 맡고 있으니 차이가 없다면 오히려 이상하겠지. 그러나 그런 상황 속에서도 근본적인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난 2-3십년동안 과거 재야 운동권으로 있을 때나 또 정치에 참여해서 통합민주당을 같이 할 때나 우리들은 항상 같은 생각을 해 왔었으니까. 그리고 오늘 이 시간에도 그 믿음을 가지고 너희 둘에게 이 글을 쓰고자 한다.

지금 북한핵에 대해 말하면서 제일 궁금한 사실이 있다. 노무현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 북한핵을 반대하는 것 맞지? 나도 그렇게 믿는다.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 것은 며칠 전 심야토론에서 이재정 신부가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우리국민의 반수이상이 북핵이 있어도 북과 경제교류하고 대북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러한 여론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말을 한 점이다. 이러한 이재정신부의 입장이 혹시나 열린우리당의 입장이라면 이것이야말로 큰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북이 핵보유를 해도 대북지원이나 교류협력을 변함없이 하겠다고 한다면 바로 그것이 북핵을 용인하는 것 아닌가? 또 이것이 여론이고 이 여론을 존중해야 한다면 한국정부가 무슨 교섭력을 가지고 북의 핵포기를 설득할 수 있는 것인가? 더욱 놀라운 것은 만일 여론조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우리국민이 속으로는 이미 북의 핵보유를 용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쩌다가 우리국민의 마음이 거기까지 갔단 말인가? 도대체 한국정부는 국민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간 것인가? 그리고 여론의 방향이 그렇게 간다면 한국정부는 그 여론의 방향을 따라가도 되는 것인가? 이런 식의 외교정책이야말로 포퓰리즘의 전형이 아닌가?

나는 정말로 너희 두 사람의 의견을 듣고 싶다. 그런데 우선 내 생각부터 말하마. 그동안 한국정부는 북에 대해서는 핵포기를 종용하고 미국에 대해서는 보다 유연한 대북협상자세를 요구하여 핵포기를 실현시키는 중재자적 역할을 하고자 노력했다. 나는 이러한 노력은 옳은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한국정부의 노력은 완전히 실패로 돌아갔다. 미국은 지금 “惡行에는 보상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북이 6자회담 안으로 들어오기 전에는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이고 반대로 북은 6자회담거부를 선언하면서 이제는 자기 식대로 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파키스탄처럼 핵실험을 하고 핵보유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길을 가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더욱이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에서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작업들이 이미 인공위성에 의해 포착된 상태다. 왜 한국의 노력이 실패했는가? 나는 두 가지 잘못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남북관계는 끝장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에 보여주어야 했는데 한국정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국은 북핵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고 핵실험을 할 때에는 남북교류, 인도적 지원, 경제협력 등 모든 것을 중단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했다. 이런 단호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북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이재정 신부님의 여론조사발표처럼 북이 핵보유를 해도 손해볼 것이 없으면 북은 당연히 핵보유의 길로 갈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한국이 북핵문제에 대해 취한 입장을 생각해 보자. 지난 2월 북이 핵보유를 선언했는데도 한국정부는 그것은 북의 주장일 따름이지 확인된 것 아니라며 이를 피해갔다. 그렇게 되니 한국에서 제대로 된 항의집회도 비난성명도 없었다. 북은 이를 보고 안심하고 핵보유의 길로 갔을 것이다. 이번 핵실험 준비라는 뉴스에 대해서도 미국상원정보위원장은 위성증거가 있다고 하는데도 통일부는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국정부는 미국의 중요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더라. 한국정부에 중요 정보를 주면 그 정보가 곧바로 북한으로 새어나가기 때문에 주지 못한다더라.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자꾸만 미국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니 어쩌면 좋으냐? 하기는 그렇기 때문에 통일부는 핵실험 근거가 없다는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열린우리당은 통일부에 따져야 한다. 핵실험 위성정보를 미국으로부터 전달받았는지? 근거없는 낭설이라는 말은 위성정보를 분석한 후에 나온 말인지? 이렇게 한국정부가 마냥 피해가기만 하고 북한을 향해 강력하게 경고하는 일은 하지 않으면 북한은 당연히 핵을 보유하고 핵실험을 하는 길로 가지 않겠니?

더욱이 나는 이번 차관급회담을 보고 너무 실망했다. 사실 차관급 회담에서 발표문에 핵조항을 집어넣으려고 한 것은 헛된 노력이었다. 그래서 나는 핵조항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상관없다고 본다. 처음부터 기대조차하지 않았다. 내가 실망한 것은 정동영장관이 평양 땅을 밟게 되었다고 자축하는 열린우리당의 모습을 보면서다. 정신이 있냐 없냐? 지금 우리나라는 우물쭈물하는 사이에 북핵을 사실상 인정한 상태인데도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고 대권주자가 평양을 가게 된 것만 기뻐하다니? 한국정부가 밸도 없이 이런 나약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 북이 왜 핵을 포기하겠니? 그리고 장관급회담 아무리 한들 무슨 성과가 있겠니?

내 생각에는 지금 한국이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할 때라고 본다. 우선 이번 남북정상회담 5주년 평양 행사를 취소해야 한다고 본다. 북한핵은 우리민족의 공동소유이니 핵보유를 기뻐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슨 체면에 5주년을 기념할 수 있겠니? 행사취소라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 북한은 <북핵不容>이라는 한국정부의 입장을 별 의미없는 레토릭으로만 간주할 것이다. 다음에는 한국정부가 만일 북이 핵실험을 하면 그때는 인도적 지원, 경제교류 등을 모두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이 문제를 정치권과 민간부문과 심각하게 의논해야 한다고 본다. 과연 열린우리당은 이렇게 할 수 있니?

기왕 말하는 김에 한마디만 더하자. 북한핵은 길어야 앞으로 1년 내에 보유여부가 명백히 들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핵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회피함으로써 북핵을 허용한 열린우리당에 대해 국민의 심판이 기다리고 있을 것임을 너희는 예견하고 있니? 대권주자로서 정동영장관은 지금 기대에 차서 평양행을 기다리고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북핵이 현실로 드러나면 정장관은 북핵을 허용한 책임을 지고 대선주자로서 여지없이 낙마하게 된다는 사실을 정장관은 예견하고 있니? 지금 우리 국민은 소련이 쿠바에 미사일을 배치하는 것을 해상봉쇄로 막아낸 죤 F 케네디 대통령과 같은 결단의 지도자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열린우리당은 알고 있니? 너희는 이러한 단호한 반대의사 표명 없이 핵을 포기할 때의 보상 댓가만 가지고 북이 과연 핵포기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니?

두 번째로 한국정부가 중재자의 역할을 잘하지 못한 이유는 한미관계를 공고하게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적어도 한미관계만큼은 이승만대통령이나 박정희대통령처럼 해야 한다고 본다. 겉으로는 한미동맹관계를 공고하게 유지하면서도 속으로는 치열하게 협상하고 치열하게 설득해야 한다. 미국이 “악행에는 보상없다”고 하면 겉으로는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도 속으로는 핵문제를 풀기위해 미국과 치열하게 협상해야 했다. 그런데 지금처럼 북핵에 단호하게 맞설 생각은 하지 않고 평양이나 가고 싶어 안달을 하면 미국은 당연히 훨씬 더 강경해지지 않겠니? 그리고 한국을 얼마나 우습게 보겠니? 또 그리고 과연 한국정부의 말을 듣겠냐? 이런 상황에서 한국정부가 북한에게 무시당하고 미국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결과가 아니겠냐?

참다못해 지금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한국교회는 반핵평화국민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만일 핵실험을 하면 인도적 지원을 위시한 모든 관계를 끊겠다는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교회가 이런 행동을 하려는 이유는 열린우리당의 나약한 대응을 비판하는 측면도 있지만 그보다는 한국정부에 힘을 실어주어 큰 대북 교섭력을 가지고 핵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바라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은 교회가 “만일 북이 핵실험을 하면 인도적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말을 하는 것은 정말로 못할 짓이다. 사실은 교회는 설사 북에 핵이 있어도 사람이 무수하게 굶어 죽어가면 무조건 돕고 봐야 한다. 더욱이 나는 너희도 알다시피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굶어 죽어가는 북한동포를 돕는 운동에 앞장섰던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영구히 핵위협 속에서 사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이렇게 모질게 말해서라도 북에게 단호한 입장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 구태여 이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핵보유가 구체적으로 확인되면 한국국민의 마음의 문이 굳게 잠겨져 모금이 안되는 상황으로 가게 될 것이다. 이미 요즈음도 對北모금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런 말을 해서라도 악착같이 북핵을 포기시켜야 그 다음부터 편한 마음으로 북한동포들을 열심히 도울 것이 아닌가? 그런데 교회가 고민 고민하다가 이런 모진 말을 꺼내기 전에 정부가 먼저 나서서 북을 향해 강하게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

인태야, 혜영아! 제발 정치 좀 잘해주렴. 우리국민이 안심하고 정부를 믿고 살게 해 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