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 세계 3대 주요 종교 지도자들이 동성애자 축제인 '예루살렘 월드프라이드 페스티벌 2005'에 대항해 연맹을 결성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올 8월 예루살렘에서 개최돼 전세계에서 수천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는 본 축제에 대해 한 뉴욕 랍비는 "성지에 대한 영적 강간"이라고 표현했다.

퍼레이드, 영화 페스티벌, 예술 전시회, 컨퍼런스, 파티 등의 행사를 포함하는 이번 페스티벌에 대해 기독교인, 유대교인, 무슬림 모두 한 목소리로 비판하고 나섰다. 12명의 종교 지도자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페스티벌을 금지하도록 촉구하는 연합 성명서를 작성코자 종단을 초월해 지난 3월 29일 연맹을 형성했다.

예루살렘 포스트에 따르면, 종교 지도자들은 "우리는 최소한의 예의를 결여한 음란한 퍼레이드를 포함하는 열흘간의 전세계적 집회가 올 여름 예루살렘에서 개최될 예정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휩싸였다. 이것은 우리의 종교적 가치들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와 성지의 특성을 거스릴 것이다. 그런 행사는 모든 종교 신자들, 즉 유대인, 기독교인, 모슬림 모두의 마음과 영혼에 심각한 모욕을 안길 것이다"고 말했다.

연맹은 계속해서 이스라엘 정부, "모든 책임있는 관리, 그리고 이스라엘 경찰이 그들(주최측-편집자 주)의 계획이 암시하는 모든 것을 깨닫고 이런 종류의 모든 행진, 특히 예루살렘 성지에서의 행진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프라이드 코디네이터 국제 연합(International Association of 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Pride Coordinators)에 의해 기획됐다. 본 연합은 2000년 로마에서 최초로 동일한 성격의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지난 2일 서거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성 베드로 광장 발코니에서 본 페스티벌에 대한 그의 "비통함"을 표현하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교황은 본 행사를 "전세계 카톨릭 교인들의 가슴에 너무나 사랑스러운 도시의 기독교적 가치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표현했다.

공공 행사 허가의 책임을 지고 있는 이스라엘 경찰은 현재 진행중인 가자에서의 철수로 인해 페스티벌까지 진행될시 공권력에 무리가 갈 것 같아 행사 기획자들에게 페스티벌 개최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할지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동성애자들은 예루살렘 월드 프라이드 2005 개최 중지를 요구하는 종교 지도자들을 반박하고 나섰다.

예루살렘 오픈 하우스의 집행위원장인 하가이 엘-애드는 예루살렘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편협한 신앙을 세계화하려는 그런 시도는 지금까지 내가 결코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이다. 종교적 인물들이 그런 부정적인 메시지를 위해 함께 연대한다는 것은 것은 꽤나 슬프고 아니러니컬하다"고 말했다.

기획자들은 아랍, 이슬라엘간 갈등으로 야기된 폭력으로 오랫동안 분열돼왔던 보수적인 도시에 관용을 증진시키고자 예루살렘을 올해 퍼레이드 개최지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예루살렘 내 종교인들은 본 행사가 도시의 신성을 더렵히고 신자들의 분노만 야기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예수살렘의 특별한 거룩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자들과 불신자들 모두 지켜야할 것들이 있다"고 라틴 주교 미켈 사바는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