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이며 맹인인 레이 찰스, 12번 그래미상을 수상한 R&B의 거장으로 소울 음악의 대가로 칭송받는 그의 음악 삶의 일대기를 그려놓은 영화 '레이'는 '사관과 신사'와 '데블스 애드버킷'을 연출한 테일러 핵포드에 의하여 과장되지 않게 굴곡많은 레이의 인생을 그려놓은 음악 영화이다.

레이 찰스는 실로 R&B와 팝에 있어서 굵은 선을 그은 대표적인 뮤지션이다. 대표곡들인 I've Got A Woman, I Can't Stop Loving You, Georgia On Mind 등은 아직도 세계 뮤지션들의 본보기로 기억되는 음악들이다.

'레이' 영화는 그의 음악 중 12 대표곡들을 선정해, 음악 제작을 하는 레이의 상황과 그의 심정의 변화에 초점을 맞춰 전개된다.

영화에서 비춰지는 레이에게 있어 가장 큰 사건은 물에 빠져 죽는 동생을 구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픔, 그리고 그 아픔의 충격으로 잃어버린 시력이다. 레이의 어머니는 '주님만을 의지하라', '마음의 장애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로 맹인이 된 레이의 삶에 지표를 심어주고, 굴곡많은 음악 인생에서 늘 따라다니는 그림자가 되어준다.

하지만 맹인인 레이는 빛이 보이지 않는 어두움에, 동생을 잃은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마약에 손을 대고, 그의 가족과 그의 음악을 잃을 수 있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에게 전부인 '음악'이 그 존재를 지탱케 하는 마지막 힘이 되어 마약과 쾌락에 절은 그의 삶을 붙잡아 주지만, 갈수록 그의 삶은 자극적이고 쾌락적인 것을 추구하며 더 어두운 곳으로 빠져든다.

1955년 "I've Got A Woman"으로 R&B 차트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시작된 그의 정상에서 떨어지지 않는 음악 인생은, 반대로 더 밑으로 떨어지는 그의 삶의 인생, 하나님과 가족을 버리는 인생과 대조되어 '스타'라는 말 앞에 감춰진 그의 짙은 어두움이 극명히 드러나게 된다.

그의 50년대 히트곡인 "I've Got A Woman"는 신성한 가스펠에 R&B를 혼합하여 '소울(Soul)'이라는 음악 장르를 결정지은 노래로, 성적 욕망에 대한 메세지로 신성모독이라는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59년 히트작인 "What'd I Say"는 레이 찰스와 여성 백코러스들의 관능적인 허밍으로 라디오 방송에서 금지되는 등 그의 탁월한 음악적 성과 뒤에는 늘 어두운 논란이 있어야 했다.

결국 그는 1966년 최정상의 뮤지션의 자리에서 약물소지 혐의로 재활원에 들어가는 환자의 자리로 내려와야 했다. 영화는 이 시기를 또한 그의 인생의 전환점으로 보고 꿈에서 '어머니와 죽은 그의 동생과의 만남'에 중요한 무게를 두고 촬영됐다.

환상과 같은 꿈에서 레이는 다시 눈을 떠 어머니와 죽은 동생을 만나게 되고, 돈과 명예에 있어서 출세를 이루었지만, 주님을 떠난 삶이었음을 또한 그의 마음에 아직 장애인으로 남아있음을 알게 된다.

이후 레이는 1987년 그레미 평생 공로상을 수상하고, 그의 유작인 'Genius Loves Company'는 2005년 그래미 10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는 빛의 성공을 그렸다.

발매하는 음반마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소울의 뮤지션 레이 찰스, 맹인과 흑인이라는 어려움을 이겨냈지만 그는 세상의 빛과 이면의 어두움의 절정을 달리고 나서야 그의 또 다른 벽인 마음의 장애를 이겨내고 마약 중독에서 벗어난다.

아내인 델라 외에도 밴드의 코러스인 '마지'등과의 불륜한 관계, 17년에 걸친 헤로인 중독, 가족이라는 형태는 지녔지만 이미 가족을 버리고 그 안의 장애를 넘어서지 못했던 레이. 헌신적이며 그를 사랑하는 어머니의 '주님만을 의지하라'는 말이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인해, 원망으로만 다가왔던 레이의 인생은 결국 그것을 받아들일 때 헤로인을 끊고 뮤지션의 명가를 지켜내게 된다.

2004년 6월 하늘로 올라가기까지 2천만불이 넘는 기금으로 흑인 아이들의 교육에 도움을 주었으며, 컨트리, 가스펠, 재즈, 소울, 로큰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을 아우르며 전설적인 거장으로 자리잡은 레이.

라디오에서 끊이지 않는 I Can't Stop Loving You를 비롯한 그의 음악들, 히트곡보다 앞서 영화의 카메라는 스타 뒤에 숨겨진 장애와 한 장애를 이겼지만 본질적인 장애를 이기지 못한 데서 따라오는 스타의 어두움을 조명한다.

경제 공황기, 가난의 세월을 '음악' 하나로 이겨냈던 인간성공의 레이 찰스는 '마음에 장애인'이 되어버린 많은 이들에게 희망으로 다가와 '주님만을 의지하는' 빛의 메세지로 다가올 것이다.

영화 '레이'는 오는 2월 18일 전국에서 개봉되며, 2월 7일 KBS 2TV에는 엘튼 존을 비롯한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할리우드 스타들이 참여한 '레이 찰스 추모 공연'이 방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