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당신은 왜 내 말대로 안하는 거예요? 내 말이 말 같지 않아요?”상당히 화가 난 표정으로 사모는 남편에게 대들었다.

“김목사, 본 좀 받아요. 김목사님은 그런 경우에 당당하게 행동하잖아요? 어이구, 저래 가지고 어떻게 목회할려고 그래...”

최 목사는 할 말을 잊는다. 더 이상 아내하고 말다툼한다는 것은 시간 낭비일뿐 더러 대화 자체를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문을 닫고 나가 버린다.

그렇다고 소리한 번 제대로 지르기 곤란한 남편. 이럴때 목사가 된 것을 가장 크게 후회한다.

어떨 때는 운전하고 있는데 아내가 옆에서 화를 돋군 적이 있었다. 제발 그만 좀 하자는 남편 최목사의 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는 직설적으로 남편의 잘잘못을 지적했다. 그럴 때 최목사는 핸들을 확 꺾어서 자살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고 말했다.

어찌 목사되는 남편을 못되게 하려고 사모인 아내가 그렇게 했겠는가? 충정은 참으로 좋다. 그저 교회 부흥하고 남편을 큰 목회자가 되게 하려는 갸륵한 생각에서 잔소리는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모의 그러한 잔소리가 오히려 남편의 기를 꺾어버리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인 것이다.

사모를 포함한 많은 아내들이 결혼만 하면 남편을 자신이 원하는 작품으로 만들어 보려는 강한 사명감이 발동한다. 그래서 자신이 사랑하는 그 남편을 위해 온갖 수단 방법을 동원해 최고의 신랑감으로 만들기를 원한다. 그래서 잔소리를 한다.

그런데 그 잔소리는 남편의 귀를 오히려 막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아내들은 모른다. 아무리 좋은 권면이라 할지라도 남편에게 잔소리로 비춰지면 남편은 아내의 말을 귀기울이지 않는다. 오히려 아내에게 분노의 감정을 터트린다.

아내로서는 남편의 행동이 참으로 이해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의 그러한 잔소리는 자신에 대해 지적하는 것이고 그러한 잔소리는 곧 자신을 온전히 의지하지 못하는, 아니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나는 일이라 단정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화가 나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사명감이 대단한(?) 사모들은 남편의 목회 전반에 걸쳐 사사건건 시비를 건다. 당연히 남편은 ‘그럴거면 당신이 목회해!’하고 소리쳐 버린다. 참으로 지혜없는 사모이다.

요즘 이러한 상담을 여러차례 받는다. 심리학에서는 ‘잘한다, 잘한다’고 말하면 정말로 잘하게 되는 행동변화를 피그말리온 효과라고 부른다. 그 반대로 못한다고 자꾸 지적하면 그 말대로 문제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을 낙인효과라고 한다.

지혜있는 아내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활용하여 남편의 행동을 수정해간다. 그러나 지혜없는 아내는 낙인효과 속에 빠져 들어가 결국은 남편의 목회를 망쳐 버린다. 비판과 정죄보다는 칭찬과 격려가 사람을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다.

정말로 남편을 사랑한다면, 진정으로 남편이 목회를 잘하기를 원한다면 남편을 지배하거나 남편에게 선생님이 되려 하지 말라. 먼저 칭찬해주고 격려해주며 인정해주는 것이 남편을 살리는 지름길이다. 잊지 말라. 남자를 칭찬하면 허리숙인 노인도 팔팔한 20대가 된다는 사실을...

추부길 목사(웰빙교회 담임목사 한국가정사역연구소 소장)